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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주저리. 지적 비만 경계하기

by 점점이녕 2024. 7. 31.

주변에는 자극적인 콘텐츠와 정보들이 넘실거린다. 스스로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기준이 잡혀있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와 쓰레기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쓰레기 정보를 소비하면서 무언가 학습하고 있다는 지적 비만 상태에 처할 수 있다. 도파민을 활성화 시키는 릴스를 보는 것도,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거나 사고력을 확장시키지 못하는 콘텐츠를 보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 낫다는 위안을 하며 정보의 홍수 속으로 스스로를 빠뜨리는 과정일 수 있다. 정보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과도한 정보는 우리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주변에 정보가 넘쳐나면 그것들을 모두 소비해야 한다는 FOMO를 느낄 수도 있다. 지적 비만 상태에 빠지면 남들이 다 아는 건 나도 알아야 한다며, 나에게 중요한 것도 아님에도 겉핥기식으로 덕지덕지 껍데기만 취하게 되며 지적 허영심만 가득해질 수 있다. 알맹이는 없다.

 

오늘은 기고 아티클을 제출해야 하는 마감일이었다. 사실 지난주였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서 한 주 미루었다. 그러나 오늘도 작성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부족한 수준이라도 마무리하려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취합을 하고 있었다. 너무 정리가 안 됐다. 그러다가 내가 과연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도 학습하고, 학습한 결과물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무에서 유용한 정보를 나누는 목표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마감일에 닥쳐서 일반적인 정보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식으로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음은 조급해졌고, 콘텐츠는 가벼워졌다. 혹시 쓰레기 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그러다가 지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내가 준비된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담당자님께 일정 연장 및 계약 취소에 관련된 메일을 보냈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일을 벌였다고 양해를 구하고. 메타인지를 발동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서 다행이다. GPT를 통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그래픽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를 하려고 했지만, 나의 색깔이 없었다. 분명 경험과 유용한 정보를 담자는 좋은 글의 기준을 정했음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디지털 세계에 디지털 쓰레기를 몇 개 추가하는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중의 주의를 끌기 위하여 어그로 낚시를 하는 다크 콘텐츠와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그런 것들이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똑같은 것을 만들려고 했더니 위선자가 될 뻔했다.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하자는 목적으로 형편없는 것을 내놓는 것도 좋지는 않다. 목적을 잃은 애자일은 형편없는 덩어리만 세상에 배출할 뿐이다. 작게 시작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작은 단위들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향하고 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만들어내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받아들이는 콘텐츠도 포함하여. 무의미하게 도파민만 자극하는 쓰레기 콘텐츠에 휘둘리지도, 휘두르지도 말자. 스스로 성장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는다는 비전을 잊지 말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북극성을 향하는지 지속적으로 상기하자.

 

 


 

참고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_2WPkMq-xseeytTrZ5hQOUcrofi3PHY

 

지적 비만 위기

생각할거리 #157

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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