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인식
주제: 죽음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돌아보고, 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기록하세요.
생각해볼 거리: 죽음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
- 죽음에 대한 인식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죽음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가장 큰 두려움은 무엇인가?
- 죽음에 대한 인식을 통해 삶의 목표를 어떻게 재정의할 수 있는가?
- 죽음에 대한 생각이 나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참고 콘텐츠:
- 책: "The Denial of Death" by Ernest Becker
- 아티클: "How Thinking About Death Can Lead to a Better Life" by Psychology Today
- TED 강연: "What really matters at the end of life" by BJ Miller
삶과 죽음은 보통 정반대의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삶을 더 의미 있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무리 돈이 많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이 말은 곧 삶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오늘 아무 생각 없이 보낸 이 하루들이 쌓이면 아무 생각 없는 삶이 될 것이고, 아무 의미 없이 죽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고작 하루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칼바람 같다. 눈만 깜짝하면 일주일이, 한 달이, 일 년이 지나있다. 나도 벌써 32살이다. 정신은 그렇게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나이와 사회적인 경험과 육체적인 한계는 많이 달라졌다.
죽는 것은 무섭다. 미디어에서 연일 끊이지 않고 나오는 사망 사건은 혹시 내가 되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차가 갑자기 덮치지는 않을지, 미친 사람을 만나서 칼부림을 당하지는 않을지.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통인 것 같다. 얼마나 아플까. 하지만 아프기 싫어서 죽기 싫은 것은 아니다. 허망하게 생명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만약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많은 경험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을지와 주변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이 생각나서 안타까워진다. 만일 내가 그런 상황에 부닥쳤다면 아무래도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생각이 없을 테니 나보다는 남겨진 부모님의 슬픔이 걱정된다.
여하튼 사고로서의 죽음을 생각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만약 별 탈이 없고 정상적으로 살아간다면 요즘 시대에는 90살 정도까지 살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영생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의미라는 것도 결국 제한적인 상황에서 오는 것 같기에. 영원하고 무한하다면 그것은 희귀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 금과 비트코인 같은 자산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도 결국 희귀성에서 오는 것이니까. 삶과 인생도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고, 인간의 수명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가치가 있는 것은 당연히 가치 있게 써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물어보았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렇고. 젊음이 평생 갈 것 같다고 착각하며 살 시기에, 시간은 그리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시한부에 걸려서 살날이 한 달이 남았다면 과연 그 하루는 이전의 하루와 같을까. 당연히 아니다. 남은 30일 중 소중한 하루이고 소중한 24시간이다. 시간의 한계를 느꼈을 때 분명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부모님에게 효도를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병을 얻을 필요는 없으니 그에 준하는 시간 보내는 법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죽음에 임박했을 때 지나온 발자취를 다시 걸어보며 나는 어떤 후회를 할 것인가. 얼마 전에 글쓰기 주제로 60대의 삶을 그려본 적이 있었고 꽤나 많은 것들을 이룬 생활 방식을 적어보기도 했다. 좋은 집에 살고 있고, 화목한 가정도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고, 좋은 콘텐츠를 쌓아두었고, 여유로운 경제 생활을 누리고, 육체도 건강해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당연히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많은 것을 이루고 가진 것이 좋겠지만 뭔가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것은 원하는 것을 취하지 못할지도 못하는 불안감이었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올곧게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굳건하고 성숙한 인식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돈이 없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거나, 좋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되어 슬픔과 고통을 느끼더라도 삶을 비하하지 않고 그래도 인간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왔다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태도. 그게 훨씬 중요할 것 같았다. 당연히 원하는 대로 살 수 없을 것이다. 평생 놀고먹으면서 맛있는 것만 먹으면서 건강하고 풍족하게 살 수는 없다. 생각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 시기도 분명히 올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름 잘 살아가고 있고, 잘 살아왔다고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니고 싶었다.
얼마 전에 심심해서 귀멸의 칼날을 다시 보았다. 염주는 이런 말을 했다.
“노쇠하는 것도, 죽는 것도, 인간이라는 덧없는 생물이 지닌 아름다움이다. 노쇠하기에 비로소, 죽기에 비로소, 참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고도 고귀한 것이지. 강하다는 것은 비단 육체만을 가리켜 쓰는 말이 아니다.”
인상 깊었다. 늙은이, 틀딱, 딸피 등 나이 듦에 모욕과 비하를 서슴지 않는 세태에서 오히려 인간은 늙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표현한 것이. 같은 세상을 살아도 누군가는 시간을 소모하고 누군가는 시간을 쌓아간다. 소모하는 사람은 텅 빈채 늙어갈 것이며, 쌓아가는 사람은 성숙하고 지혜로워질 것이다. 모든 것은 태도에 달려있다. 결과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나이 드신 분들에게서 존경을 느끼고 배움을 얻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나이들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에서는 우리보다 더 빨리 인생의 참된 지혜를 얻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현자들’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읽고 듣고 나누어야 할 진정한 멘토이자 스승, 인생 선배라고. 물론 나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가치있는 나이가 될 수도, 그냥 시간이 흘러서 쌓여버린 숫자가 될 수도.
사실 지금 이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한 부업에 사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해야 할 것들을 리스트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을 ‘글쓰기’로 설정했고, 그 이유는 나를 더 잘 알면서 삶에 대한 좋은 태도를 구축하여 살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분명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 투자했던 시간을 부업에 쏟았다면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돈을 더 갖고 있다고 해서 삶이 더 만족스러운 것이 아님을 안다.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성공적인 삶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물질은 곧 의미 없이 사라질 뿐이다. 돈으로 즐기는 것들도 그 순간에 머물 뿐이지 오래가지 않는다. 그리 거창한 생활이나 물건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여유를 느끼고 하루의 보람을 느끼는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비바람을 거친 풍파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맑은 날을 위한 소나기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어서 계속 생각하고 글을 쓰고 싶다.
후회를 덜 하면서 죽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사람들에게서 항상 배울 것을 찾고, 럭키비키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많이 부족했고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계속 생각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하루들이 쌓이다 보면 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날이 오고, 그 다음에는 이제 나름 괜찮아졌다고 생각되는 때가 오지 않을까. 확실한 것은 과거에 비하여 더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글로 적어볼 수 있었고, 사물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더 넓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그릇이 작아서 더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릇의 크기를 키워보는 노력이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물론 태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태도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부지런히 주변 사람들도 챙기고, 경험도 쌓고, 경제적 여유로 이루고, 사회적 콘텐츠도 부지런히 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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