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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종료] 글쓰기 챌린지

15일. 희로애락

by 점점이녕 2024. 6. 21.
[6/21] 오늘의 글감 :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60대의 삶을 묘사해 봐요.

 

 

표면적인 생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여전히 잘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다. 나이는 들었지만 10층 정도 걸어 올라가는 일도 거뜬하다.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건강한 식습관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덕분에 요리 실력도 키울 수 있었다. 배달 음식을 끊은 지는 꽤 오래됐다. 내가 만든 것이 더 맛있으니까. 신체적 건강은 물론이고 꾸준한 독서와 자기 발견 글쓰기를 통하여 정신적 건강도 유지할 수 있었다. 60년을 넘게 살면서 사람인 이상 힘든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고난도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일부분으로 여기며 잘 이겨내는 회복탄력성도 갖추게 되었다. 신체와 정신적 건강은 모든 생각과 활동의 기반이기 때문에 삶의 발판을 잘 다져둔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어릴 때는 나이 들어서 뭐 해 먹고 살지 항상 걱정이었다. 실제로 그 나이가 되어보니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번 돈으로 투자를 한 결과, 먹고 살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경제적 안정을 이루게 되었다. 꾸준하게 배당금과 연금이 들어와서 생활비 걱정은 없다. 좋은 전망과 내 스타일로 꾸며진 집은 은행 소유가 아닌 내 집이며, 평안한 보금자리다. 창문으로 보이는 자연과 풍경들은 아침을 시작할 때나 하루를 마감할 때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준다. 화창한 날씨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소소한 행복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만족에 끝나지 않는다. 아플 때 병원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쓸 수 있는 시간의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부모님이 아프거나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걱정 없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도 큰 만족감이 있다.

 

나이가 들어도 쉬거나 놀고만 있지는 않는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느끼기 때문에 무언가 성취하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하고 있다. 사회초년생 때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졌고, 30대 후반까지 좋은 커리어를 쌓았다. 나름대로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직무 관련 책도 몇 권 냈다. 일을 하며 꾸준히 배운 것들을 기록한 블로그는 몇십 년이 지난 뒤에도 프로덕트 디자이너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방문하여 학습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40대부터는 성장과 의미 전도사로 살고 있다. 로고테라피와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며 책도 발간했고, 프로그램과 강의도 진행하니 내 이름 석 자로 작은 브랜딩이 되어 있었다. 종종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메일을 받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자는 내 비전을 잘 이루어 나가고 있음에 보람을 느낀다.

 

정기적으로 삶의 철학이나 취미가 비슷한 지인들과 모임도 가지고 있다. 삶의 방식을 공유하기도 하며, 좋은 강연에 함께 참여하기도 하고, 새로운 취미나 기술을 배우거나, 봉사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혼자 잘 사는 것보다 함께 잘 사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만나면 서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파하고 정신적인 성장에 큰 도움을 주는 모임이다. 성취를 서로 응원해 주고, 힘들 때는 위로해 주고 조언을 해줄 지인들이 옆에 있음에 감사하다.


 

 
다른 생각
당일에는 위와 같이 썼지만 문집 제작을 위해 글 정리하면서 뭔가 계속 걸렸다. 그러다가 다시 작성했다. 많은 것들을 이루는 삶도 좋지만, 원하는 것을 달성하지 못하고 때로는 힘든 일이 있거나 주변에 사람들이 없더라도 혼자 굳건하게 인간으로서 한계가 있는 삶을 잘 걸어 나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환경과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내 정신과 마음으로 나름의 삶을 즐기며 떠날 수 있는 태도를 지니고 싶다.
꽤나 많은 것을 썼다 지웠다. 화목한 가정, 여전히 건강한 육체, 좋은 집, 여유로운 경제적 기반, 사회적 성취와 인정 등.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자면 끝이 없이 길게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그리면 심상화되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시크릿효과도 있으니까. 적기만 하면 다 이루어진다면 무엇이든 못 적을까. 그리고 정말로 목표로 하던 것들을 모두 이룬 60대가 되어서 미래의 삶을 적어보기도 했는데 뭔가 계속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결국 다 지우고 다시 백지로 만들었다.

무엇이 그렇게 걸렸을까. 아무래도 너무나 이상적이어서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걱정도 들었던 것 같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 기대를 낮추는 버릇이 발동한 것 같다. 아니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경험하고 이루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왠지 구구절절하게 적고 싶지는 않다. 그저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적어진 시기가 된다면,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후회를 덜 하고, 나름 잘 살아온 인생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기쁨과 즐거움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과 노여움도 나의 일부로 잘 받아들이는 성숙한 태도를 갖추고 싶다. 몸이 불편하고 환경이 여유롭지 않더라도 여전히 목표가 있고 하루하루 성장하며 의미를 느끼는 어른이었으면 한다. 원치 않는 환경에 처해도 잘 이겨낼 수 있는 태도를 지니고,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에도 초연해질 수 있는 것. 살아온 시간 속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나누는 사람이 되어있으면 좋겠다.

유명한 만화 속 문장으로 마무리하자. 미래에 본다면, 어쩌면 이렇게 내 생각을 딱 적었는지 놀라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죽는 것도, 인간이라는 덧없는 생물의 아름다움이다. 노쇠하기 때문에, 죽기 때문에,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고 숭고한 것이다. 힘이라는 건 비단 육체에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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