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오늘의 글감 : 이성을 볼 때 가장 처음 보게되는 것은? 그 이유는요?
굳이 이성으로 한정 짓지 않고 인간관계에서 호감이 싹트는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다. 외적인 것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처음부터 내면을 꿰뚫어보는 눈은 없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비언어적 요소로 상대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사람 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내면을 파악한다는 것도 결국 눈으로 보이는 모습, 태도, 말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중에서도 상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첫 만남에 가장 먼저 호감을 느끼고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소는 표정이다.
상대에게 시선을 맞추고, 은근한 미소를 짓고, 부드러운 표정을 유지하는 것에서 인간적인 호감을 느낀다. 별것 아닌 것 같아보여도 함께 있는 사람을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배려심과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과 예의,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하는 성숙함이 표정에 다 담겨있는 것 같다. 반대로 무표정이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서는 비호감이 발생하는 것 같다. 같이 있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감정만 우선시하는 모습에서 이기성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물론 항상 즐겁거나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365일, 1분 1초 밝은 표정을 유지하는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생각은 한다. 그러나 적어도 타인이 있는 자리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전이시키지 않고, 오히려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느껴진다.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표정과 태도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지만 그 이후부터는 언어적인 요소를 통하여 사람의 깊이를 파악하게 된다. 자기 얘기만 하는 일방향적인 소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을 하며 서로의 세계를 알아가는 쌍방향 소통을 하는 것.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접하더라도 틀리다고 말하지 않고 각자의 삶과 태도를 이해하는 것.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어있다. 주변 사람을 신경 쓰고 이해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적고, 잘 웃는 사람은 긍정적인 태도를 갖추고 어려운 상황도 기회로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20대 초반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한 할아버지가 길을 물어본 적이 있다. “선생님, 여기는 어떻게 가나요?” 나는 딱 봐도 어려 보였고,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였다. 누가 봐도 나이 차가 분명한 상황에서 할아버지는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꽤 오래전 일이고 약 30초 정도의 만남이었지만, 이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이 할아버지가 어린 친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짐작하건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아니었을까. 누군가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서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반말을 먼저 하거나 무례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시대와 시간을 살았어도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는 다르다. 나는 이 할아버지를 잘 모르고 그저 말 몇 마디 주고받은 것이 전부지만,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분이실 거라고 예상한다. 나도 이 할아버지처럼 성숙하게 나이들고 싶었다.
나는 과연 지금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 흔쾌히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실 반말을 할 것 같았다. 아직 멀었다. 내가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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