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삶을 살지는 않는다. 분명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선사하는 뛰어난 사람이 되고, 다른 누군가는 자기 한 몸도 챙기기 어려운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심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삶을 살거나.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공평하지 않다. 그리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다름 아닌 자기가 선택한 결과다.
나는 지금까지 나름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이룬 것을 보면 사실 변변찮다. 항상 시간에 쫓기듯 통학하고 출퇴근 하고 일을 했지만 엄청난 전문가가 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부자가 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계속 살아도 뛰어난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열심히 일했지만 여전히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기만 하다. 지금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여전히 의문이 들고 지금 하는 일을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내가 그려지지도 않는다. 도대체 30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았길래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방황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 아이젠하워의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알게 되었다. 긴급도와 중요도에 따라서 일을 4가지 수준으로 나눈 이론이다.
- 중요하고 급한 일 (생존)
-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미래 계획)
-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관리)
-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일 (낭비)
그리고 급한 일에만 치중하며 시간을 썼던 나의 잘못을 깨달았다. 회사에서는 일을 빠르게 쳐내는 것이 일을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면 회고를 하지도 않고 다음 프로젝트를, 그리고 또 그 다음 프로젝트를 바로바로 이어나갔다. 급한 회의가 잡히면 회의를 위해서 점심도 거르고 회의 준비를 시작했다. 다른 동료가 이슈를 공유하면 리더로서 왠지 빠르게 피드백을 해야할 것 같아서내 내 할 일도 멈추고 피드백을 진행했고, 때로는 근무 시간이 끝나서도 내일 아침에 바로 피드백을 전달하기 위해서 야근을 하기도 했었다.
중요한 일이 급한 경우는 거의 없다. 급한 일이 중요한 경우도 드물다.
아이젠하워는 시간 관리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치중해 온 급한 일은 사실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고 급하게 끼어들어온 일도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에 쫓기며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은 정작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글을 기고한 에디터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내가 하루를 열심히 살아갔지만 시간에 쫓기고 발전이 없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현재의 나에만 충실했기 때문이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가다가 길을 잃게 된 상황이랄까.’
하루는 성실하고 생산적으로 보내는 것은 좋다. 다만 인생은 장거리 마라톤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달리더라도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오늘은 왼쪽, 내일은 오른쪽, 내일 모레는 뒤로 한걸음. 이런 식으로 나아가봤자 깨닫는 것은 ‘나는 왜 달리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일 것이다. 오늘 해야할 일을 미루고 미래를 위해서만 살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루라는 시간이 그저 소모되거나 방황하도록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시간을 이끌어 줄 방향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저 살아가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라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를 구체적으로 디자인하는 것. 이제는 급한 일보다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보다 내 삶을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시간을 보내야할 때인 것 같다.
영감을 준 콘텐츠
http://www.mirae.news/news/articleView.html?idxno=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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