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장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흔드는 영상을 보았다. 자기 계발은 착취라는 것.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재미있는 영화를 볼 때 어느 순간 이렇게 시간 낭비를 하면 안된다고 내 마음의 감시자가 이야기한다. 잠을 자기 전에는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그저 음악만 들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시간과 목표로 한 활동을 하지 않았음을 반성하고 후회한다. 내일부터는 정말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학습과 성장은 좋다.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니까. 그런데 과연 성장을 왜 하고 싶은 것일까?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전문성 강화라는 자기 만족?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여하튼 어떤 경우든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성장을 추구한다. 하지만 매순간 자기 행동을 검열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보내는 시간은 쓸모 없는 것이라 치부하며 계속 공부해야한다고 다그치는 것은 너무 피곤한 삶이 아닐까. 더 만족스럽게 살기 위함인데 오히려 이런 목표가 삶은 재미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도서관에 가면 자기 계발서 매대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그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성장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연 이 성장형 사고방식은 한 개인이 원해서 생각하게 된 것일까? 생물학적으로 그렇다면 어느 나라나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의 비율이 비슷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경쟁의식과 남들 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나도 물론그랬고.
학교에는 시험으로 학생들을 줄을 세운다. 대학도, 회사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을 모아 우등반을 만들기도 하고 우등반의 교실은 좋은 위치에 있으며 일반반보다 특혜가 주어진다. 대학도 학점으로 도전과 기회에 제약을 건다. 회사도 고과라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심지어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분기마라 성과 리뷰, 동료 평가, 리더 평가를 실행한다. 내가 피곤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항상 감시당하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과 말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닐지, 다른 사람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을지. 팀장님도 항상 직원을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신경쓰게 태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잘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보이기 위하여 열심히 노동했다. 절대 리더가 되기 싫었지만 결국 리더가 되었다. 내 일은 물론이고 다른 팀원들의 이슈도 체크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실 지금도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매일 루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적은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내면서 내가 원하는 삶의 목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나의 삶의 목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타인의 성장을 돕는 일이다.
자기 계발은 착취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다. 나는 나를 착취시키는 것이 아닐까. 어제는 회사 업무를 하다가 새벽 3시에 잤다. 지금 매우 피곤한 상태지만 오늘의 루틴을 위해서 졸음을 참고 글을 쓰고 있다. 내 몸과 정신이 휴식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정말 착취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싶지는 않다. 이게 정말 내 의지인지 아니면 시간 낭비를 하면 안된다고 사회화 되어서 그런건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과거보다 루틴을 지속하고 있는 지금 무기력이 덜 찾아오는 것은 확실하니까. 그리고 빨리 개인의 역량을 쌓고 싶은 것도 맞다. 회사 시스템의 노동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나는 귀가 얇은 편인 것 같다. 자기 계발이 좋다고 하면 좋은가보다, 자기 계발이 나쁘다고 하면 나쁜가? 생각해본다. 하.. 그래도 착취면 뭐 어떤가. 육체는 다소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보람이 있는 것은 맞으니까.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라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될까. 열심히 살아야 잘 사는 것이라 세뇌를 깊게 받았다면 이게 제대로된 생각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기만 고민에만 또 시같을 쏟고 있을 수는 없다. 지속적으로 생각은 하되 오늘의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금의 답인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DvF0MJIlY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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