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퇴사하고 싶은 이유에 관한 글을 적었다. 많은 불만이 있었다. 내가 회사에 기여하는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는 것 등. 그런데 이런 이유들이 과연 회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아니다. 지금 이런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은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다. 불만이 있음에도 남아있길 선택했기 때문에 여전히 불만스러운 환경이 있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내 시간을 파는 것 같아서 못마땅했다. 이슈가 내려오면 또 탑다운으로 진행된다며, 어차피 주어진 대로 해야 할 거라면 왜 오너십을 운운하냐며 불만에 차 있었다. 감정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고,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많이 생각했지만, 팀장님에게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태도로 보여주기도 했다. 팀장님도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드니까 나도 똑같이 대해줘야겠다고. 초딩 마인드에 다름없었다. 그러고 어느 순간 생각해보았다. 내가 팀장이 되었을 때 나와 같은 팀원을 만나면 어떻겠냐고. 일은 잘하는 편이었지만 사람을 꽤 불편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어서 결론은 싫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팀장님이 너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회사에서 직원이 기여하는 만큼 정당한 보상을 줬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타인을 바꾸거나 회사 자체를 바꾸는 것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불만이 있을 때 불만을 없애는 가장 쉬운 것은 나를 바꾸는 것이다. 내 마인드를 바꾸거나, 이 환경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내가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이동하거나.
창피하다. 내가 선택한 결과였음에도 타인과 환경 탓만 하고 있었던 것이. 그들이 나에게 맞춰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 보다 능동적으로 살기로 하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4년 동안 행동하지 않는 퇴무새였지만, 지난해 8월부터 정말 홀로서기를 위하여 매일 같이 습관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내 생각을 적어보는 이 시간도 그 목적의 연장선상이다. 삶 디자인,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 매일 글을 쓰고 UXUI 콘텐츠를 보고 있다. 패시브인컴을 경험해보기 위해서 3D 렌더링을 하여 이미지도 판매해보았다. 자기 발견 글쓰기에 참여하고, 브런치 작가 통과를 하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회사와 집을 반복했던 과거에 비해서 충분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성장하려고 한다.
사실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은 나의 태도에 달려있고 가장 바꾸기 쉬운 것은 나라는 것을. 그냥 다시 한번 다짐하는 김에 글을 써본다. 더 이상 주변 환경 탓을 하지 말자고.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은 모두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을 확실하게 꺠닫자. 지금 이 상태가 싫다면 스스로 행동하고 나아져야 한다는 것을.
가훈이자 좌우명이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불교의 교리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고 넣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늘 썼다. 대학에 합격했는데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자취를 하지는 않았다. 4년 동안, 아니 회사에서 1년 근무를 해서 총 5년 동안 하루 4시간을 통학과 통근 시간에 사용했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이라 말했지만 나는 이동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를 했고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낭비되는 시간을 나는 생산적인 시간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좌우명을 다시 적게 된다면 좌우명대로 살았던 구체적인 이야기를 홀로서기의 과정으로 적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불만을 긍정적으로 활용해서 내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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