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퇴사 면담을 다시 할 것 같아서 생각을 정리할 겸 적어본다.
1) 회사에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
퇴근을 하고 밤에 일을 하거나 주말에 일을 한다고 해서 월급을 더 주지는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의 2배로 일을 한다고 해서 월급을 2배로 주지 않는다. 일과 삶의 구분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워라밸이 없다. 오히려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지만 회사에서는 그와 동일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시간으로 계약하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한다. 일에 진심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이 주어져도 더 많은 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며(심지어 더 질적이다), 하루에 9시간이 아니라 절대적인 시간을 더 할애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훨씬 높다. 반면 프리랜서는 하는 만큼 벌 수 있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이렇게 적으면 돈이 곧 성장이냐,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를 더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데 돈을 많이 주는 곳은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 프리랜서는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 회사에 묶여 있다면 하루에 9시간은 회사에 팔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 원하지 않는 동료, 원하지 않는 상사. 하지만 프리랜서는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다. 설사 기대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더이상 그 사람, 또는 그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더 주도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2) 처우의 불공평
위에도 적었지만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지만 놀면서 일하는 동료와의 처우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이 몇 주에 걸쳐서 하는 일을 나는 며칠만에 진행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는 그만한 보상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저 열심히 한다는 피드백과 더 어려운 일, 더 큰 책임이 돌아올 뿐이다. 그렇다고 쉬운 일만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사람들처럼 대충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내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서 대충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다가 나는 내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고, 일을 대충하는 동료가 못마땅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다. 그러나 삶에서 일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의욕을 떨어뜨리는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진다.
3) 회사에 익숙해지는 것이 불안하다
잘한다고 인정받는 것들이 회사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 잘한다고 해서 잘하는 줄 알았지만 그 잘함은 특정한 환경에서먄 유효한 것일 수도 있다. 환경을 바꾸었더니 나 스스로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될까봐 두렵다. 회사에 헌신했는데 정년 퇴직 후 현실을 깨달은 분들처럼. 회사가 아니라 내가 나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싶다. 주변 사람과 환경이 달라지더라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 회사 이름이 아니라 내 이름 석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4) 도전이 자유로운 나이
한국에서는 어떤 도전을 할 때 나이는 큰 장애물이 된다. 실력보다는 나이로 어떤 사람을 먼저 판별하는 경우가 있다. 나이가 많으면 불편할 것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리고 회사에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쥐고 있는 것이 많아진다. 다른 사람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권한이라거나 회사에서 받고 있는 처우 등. 갖고 있는 것이 많으면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법이다. 저울에 올라와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한 쪽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다 쉽게 도전하기 못하고 나이는 먹을 것이며 어쩔 수 없이 회사에 헌신하는 삶을 살게 될 수 있다.
5) 평생 가난할 직장인
회사에서 평생 일을 해도 제대로된 내 집 하나 가질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이건 1번에 적었던 성장의 한계와 동일하다. 회사에는 연봉테이블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특출나다고 하더라고 그만한 보상을 해주지는 않는다. 연봉 상승률에는 연차도 빠질 수 없다. 연차과 실력은 동일하지 않음에도.
6) 결국 내 것은 없다
열심히 일하고 시스템을 구축해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퇴사를 하면 나에게 남는 것은 없다. 하지만 회사는, 내가 만든 서비스는 여전히 잘 굴러 갈 것이다. 내 인생과 삶을 할애하며 만든 것이 결국 내 것이 되지 않는다면 삶을 팔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애써 성장하고 경험을 쌓았다고 하지만 이 역시도 결국 합리화가 아닌지. 그렇게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정말로 인생을 판 것 같으니까.
나로 인정받으며 하는 만큼 벌고 싶다.
결론적으로 프리랜서는 하는 만큼 벌 수 있기 때문에 삶 자체가 일인 사람들에게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워라밸이 딱히 없고 일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하지만 프리랜서가 된다고 꼭 직장인 보다 성공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것 같다. 직장 생활이 서행차선이라면 프리랜서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성공한다면 직장인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성장주에 대한 투자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실패하면 다시 취업하면 되는 거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려야한다.
퇴사 말고는 방법이 없는가? 돈을 많이 주면 해결될 문제인가? 궁극적으로는 아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내 것을 만들이 위한 방법은... 기록하는 것. 모든 정책이 녹아 있어도 상관 없는지는 여쭤 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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