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거나 쉬면 죄책감이 든다. 일을 하지 않으면 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 같다. 일을 하면서 행복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종종 흥미로운 이슈를 처리할 때는 잠깐 재미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삶이라는 것이 괴롭기만 했다.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삶을 즐기고, 행복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면서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까? 아마 대부분은 삶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산다는 것에 회의감이 있을 것 같다. 유튜브를 보면 헬조선이라는 단어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다른 나라라고 과연 다를지는 모르겠다)
일을 왜 고단할까. 재미있는 것을 하며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열심히 하지 않아도 편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사는 방법은 없을까? 어릴 때는 여행과 맛집을 다니며 그것을 기록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돈을 버는 것 같았다. 최근에는 먹방 유튜버들도 좋아하는 것을 하며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아서 부럽다고 느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즐거워 보인다고 해서 고충이 없을까. 보이는 것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9 to 6, 주 5일을 회사 바치는 직장인보다는 조금은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부러운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던 이유는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고, 음식에 큰 관심도 없고 많이 먹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잘하는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딱히 없었다. 좋아하는 것도 없었다. 매우 평범한 사람이어서(종종 좋아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 평범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직장인이 되었다.
그래도 나름 잘 살고 싶어서 직장 생활을 열심히 했다. 인정받고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 하지만 그 과정은 괴로웠다. 나를 채찍질하면서 더 잘 해내야 한다고 다그쳤다. 번아웃과 심할 때는 심장이 갑자기 쿵쿵 뛰는 공황장애 비슷한 것도 느꼈다. 퇴근을 해도, 주말에도 쉽게 쉬지 못했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해서 개인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고 넘어가는 날이면 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우울해지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나는 왜 이렇게 삶을 즐기지 못하게 되었을까. 육체노동과 회사에 다니는 것이 삶의 미덕이라는 가르침을 너무 깊게 받아서일까? 물론 지금은 조금씩 개인을 죽이는 노동 시스템의 문제점을 깨닫고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여전히 삶을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루틴을 지속하고 있긴 한데 사실 재밌지는 않다. 그래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돈도 벌고 싶다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정말 불가능할까? 이것을 추구한다면 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느라 스트레스를 받게 될까? 그럴 수도 있어서 쉽게 추구하지는 못하겠다.
예전에 김미경 강사님의 행복에 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아마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은 등가 관계가 아니라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성장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서 잘못 사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거라고. 행복이라는 것은 순간적인 감정일 뿐이고 인생이라는 긴 과정을 행복으로 물들일 수는 없다고. 사실 그때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불행한 것만 같아서 슬펐는데 조금 위안이 됐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현실에서 불만을 느끼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 그 괴리감에 느끼는 것이니까. 현실 안주를 한다면 별다른 감정도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 통 속의 뇌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당연히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취미 생활도 하고 돈도 벌고 싶다. 과연 이렇게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성장하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노력해보는 것이다. 성장은 내 삶의 가치관이며 큰 목적이다. 성장하는 방법에 관하여 전문성을 쌓으면 돈도 벌 수 있다. 당연히 성장하면 성취감과 보람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스트레스는 받고 즐거움은 떨어질 수 있다. 여기서 즐거움만 조금 높여본다면 내가 원하는 삶의 과정에 조금은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성장 강박을 조금 줄이고 쉼의 중요성을 더 인식하거나!
결론은 두 가지가 있으니 둘 다 일단 시도해보자.
① 성장하고 기록하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껴보자.
② 쉼의 중요성을 인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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