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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365 나에게 접속

1일1주저리. 일을 대하는 태도

by 점점이녕 2025. 2. 17.

 

대화를 나누다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었던 배달의 역할과 배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배달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하여 중간층까지 내려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고객은 왜 내려가야 하냐며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고, 그 영상의 댓글에는 갑론을박이 팽배했다고 한다. 

 

일의 철학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배달원이 집 앞까지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고작 계단 몇 층 내려가는 것이 그리 힘드냐고 이기적이냐고 할 수 있지만 고객의 판단을 떠나서 배달이라는 일만 놓고 보자면, 배달의 철학이란 고객의 상품을 고객이 지정한 장소에 안전하게 놓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그 일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물론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것은 배달원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일을 할 때 이상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문제와 상황은 터지기 마련이고, 그럼 상황 속에서도 자기가 할 일의 본질과 철학을 가지고 잘 대처하며 책임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일하는 사람의 태도인 것 같다. 나는 내가 배달을 하게 되더라도, 내가 힘들어서 고객에게 내 힘듬을 해결하라는 요구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이 하는 일에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않은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령 버스 운전을 하는 경우 대중교통의 운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고객을 안전하게 원하는 정류장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기사는 본질을 잊고 그저 빠르게 목적지까지 가는 데에 열중하여 고객의 안전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난폭 운전을 하며 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하고, 제대로 착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곡예를 서슴지 않는다. 물론 오롯이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시스템적인 이슈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넘어서 고객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며 하루를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기사분들도 존재한다. 일의 본질을 잊지 않고 자신만의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멋있고 존경스럽다. 

 

다시 돌아와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기사가 고객에게 어떤 요구를 했을 수는 있다. 갑자기 다리가 아파서 움직일 수 없다거나 하는 등. 하지만 배달원의 힘들을 생각하여 문제를 같이 해결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배려심이 넘치고 따뜻한 사람이지, 만약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잘못은 아니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상황과 판단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만약 그러한 판단이 어렵다면 조금은 객관적으로 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 물론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싶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 말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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