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올바른 개인의 삶과 사회의 구성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분명 언젠가 생각을 해본 적은 있었던 것 같지만 ‘정의’를 명확히 정의 내려본 적이 없어서 쉽게 말이 나오진 않는다. 지금 생각으로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 정의로운 삶인 것 같지만, 사람마다 양심의 기준이 다르기에 이 역시 진리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누군가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니까. 정의는 단순하지 않다.
삶과 인간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했던 철학자들은 정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플라톤은 정의를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아리스토텔리스는 ‘동등한 것은 동등하게,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에 대한 간단한 문장이 나오기까지 분명 많은 사고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들의 생각을 세부적으로 탐색하지는 못했지만 겉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라도 생각해보며 나만의 정의관을 만들어보고 싶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는 것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역할이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의 정의로운 세상에서는 그런 역할은 정의롭지 않다. 자기만의 명확한 삶의 비전을 가지고,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이 세상에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두고 내 능력을 펼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자연스럽게 세상에 이로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남들보다 조금 더 가지기 위해서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분명 자기에게 더 집중한다면 경쟁 의식으로 인한 피곤함과 자유로부터의 도피, 우울을 세상에서 몰아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모든 것이 평등한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동등한 것은 동등하게,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단순하게 보면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표면적인 평등함은 오히려 불평등을 조장할 수 있는 것 같다. 노력한 사람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한 불평등과 본질적인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령, 다리가 불편한 사람과 건강한 사람이 달리기로 경쟁을 할 수는 없다. 만약 그들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사회는 다른 조건을 제시하거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조금 더 앞선 위치에서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게, 노력에 대한 결과는 불평등하게 조성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정의로운 사회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종교나 집단의 역할이 강했던 시대에서는 개인은 특별히 삶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사회에서 규정한 옳다고 정해진 방식으로 살아가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길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어쩌면 경쟁을 줄이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개성을 줄이고 집단성을 강화하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화가 되며 자기의 삶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게 발전함으로써 좋아진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비록 그 과정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개인과 집단이 적절하게 조화가 된다면 이상적이고, 정의로운 삶이 구성될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다른 부분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며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것. 자기만의 삶의 비전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 하는 것.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자기와 비교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좋은 세상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기회조차 갖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여 화합의 장을 조성하는 것.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서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 것 같다. 개인이 조금 더 노력을 해서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더더욱 본질적인 정의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나야나 > 365 나에게 접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일1주저리. 미모이드 (0) | 2024.07.22 |
---|---|
1일1주저리. 성장하는 독서 (0) | 2024.07.21 |
1일1주저리. 나, 우리 (0) | 2024.07.19 |
1일1주저리. 조금씩 깊게 파고들기 (2) | 2024.07.18 |
1일1주저리. 중용의 예술 (0) | 2024.07.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