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는 문학 친구였던 오스카 폴라크에게 편지를 쓰며 이런 말을 남겼다.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강한 충격을 주어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책을 읽는 의미가 없다고.
독서가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것을 알아도 꾸준히 독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대부분이 1년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독서를 습관 만들기 목표로 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많이 실패하고.
나도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루틴 습관에 독서를 추가하여 200일 가량 독서를 하고 있다. 이런저런 콘텐츠를 보면 영감을 받은 책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롤모델이 추천한 책을 보면 나도 저 사람처럼 논리적인 사고와 철학을 가질 수 있을까 싶어서 읽어야할 책 목록이 하나둘 쌓여간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읽는 것은 극소수고, 그 극소수에서도 완독을 하는 것도 극소수며, 극소수의 극소수에서 실제로 내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도 극소수다. 또 극소수의 극소수의 극소수에서 행동과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도 극소수다. 그만큼 충격을 주는 책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분명 내 롤모델이 자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추천한 책인데 왜 내가 읽으면 지루하고 졸립기만 한지. 이해력이 부족한 내 잘못일까, 아니면 광고비를 받고 그저 터닝포인트라는 껍데기를 씌운 빛좋은 개살구일 뿐일까. 또는 책은 개산구지만 내 롤모델이 너무 뛰어난 사람이라 초월번역으로 삶의 변화를 이루어 낸 것일까.
뭐가 되었든 지금 독서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긴 하지만 며칠 뒤 혹은 완독 후에 감상문을 쓰려도 하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독서를 했지만 결국 얻은 것이 없다면 정말 독서를 할 이유가 없고 시간만 낭비만 한 꼴이었다.
독서에 관한 또 유명한 말이 있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남의 차이점은 책 읽는 사람이 조금 우쭐해질 뿐이러고.
형식적인 독서가 아니라 정말 더 나은 삶을 위한 독서를 하고 싶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도움 되지 않는 독서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독서를 하고 성장을 바란다. 그러나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되지 않았는지는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다. 나에게 충격을 주고 더 발전된 삶을 위한 행동의 동력이 되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독서의 시간이었지만 대부분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실제로는 얻은 것이 없더라도 얻은 것 없는 독서에서 뭐라고 얻어가는 방법이 있을까? 왜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기록이라도 해보면 더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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