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신규 직원이 들어왔다. 2년 정도 경력이 있는 분이다. 나이는 어린 것 같은데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예전에는 직접 지원으로만 구인을 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적절한 사람이 뽑히지 않고 지원하는 분들의 포트폴리오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계속 공석이었다. (이전에 2명 정도 있었는데 저조한 업무 퀄리티과 낮은 책임감으로 헤어졌다.) 새로 생진 직군이었기 때문에 업무 분장이 애매한 것도 있어서 전문가들과 잘 컨택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 피플팀에서 직접 전문가를 찾아서 오퍼를 넣는 것을 시도해보았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두 분이 입사를 하게 되었다. 모두 경력직이다. 신입에게 데여서 잘 해주실 것이라 기대를 하고 뽑았다. 오늘은 그 중 한 분이 처음 오신 날이다.
아침에 출근을 했더니 내 옆자리에 새로 오신 분이 앉아 있었다. 우리 회사는 9시~10시 자율 출근제여서 나는 대부분 10시에 맞춰 출근을 하는 편이다. 보통은 인사 없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시작한다. 그런데 처음 출근하는 분이면 왠지 인사를 해야할 것 같기도 해서 평소처럼 조용히 걸어들어가며 언제 인사를 해야할까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그 분이 나에게 살짝 고개를 돌리면 나도 고개를 끄덕거려 인사를 할 생각이었다.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돌렸지만 계속 컴퓨터만 보고 계셔서 나도 인사를 할 타이밍을 놓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글로 적고보니 나도 참 소심하다.
회의가 끝나니 점심시간이었다. 내가 3D 전문가는 아니지만 3D 서비스를 구축했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 익숙해지고 책임감을 가지기 전까지 임시로 리더를 맡기로 했다. 이렇게 프로덕트 디자이너, 3D 두 직군에서 리더가 되었다. 인간관계가 미숙하지만 그래도 왠지 챙겨드려야 할 것 같아서 서먹서먹 말을 걸고 팀장을 포함해서 4명이서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활발한 동료 한 분이 있어서 다행히 대화에 어색함은 없었다.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착하시긴 하지만 아직 성격은 잘 모르겠다. 그렇게 활발하신 분은 아닌 것 같아서 앞으로 어떻게 팀워크를 만들어야할까 고민이 되었다.
내가 내향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한다고 상상을 하면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면 적응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거의 평생을 사람과 부대끼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살갑게 대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속으로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아마 겉으로는 일에만 열중하는 모습으로 보일 것 같긴 하다. 오늘도 말을 걸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몇번 업무적으로 궁금한 것들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에 그쳤다. 첫 만남부터 사적인 것을 물어보면 실례일 것 같기도 해서. 여하튼 그분은 칼퇴를 하고 가셨다.
보통 화요일에는 재택을 한다. 그리고 어제 1시간 30분 밖에 못자서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재택이 간절하다. 사실 그분이 아직 나에게 많이 물어보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모를 책임감으로 몇주 동안은 계속 옆에 있어줘야할 것 같기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어야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 기껏 오퍼를 해서 데려왔는데 챙겨주는 사람도 하나 없다면 실망할 것 같기도 해서. 이것은 쓸데없는 걱정일지. 결론은 내일 재택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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