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문제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지 말라
다른 사람을 도와주지 말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우리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사랑하며, 그들의 인생이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도록 관여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만드는 것은 도움을 주는 행동이 아니다. 도움을 준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가져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에센셜리즘>
최근에 신입의 이슈 리뷰를 하면서 조금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준 적이 있다. 미리보기 이미지를 캡쳐하여 잘못된 부분, 더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들을 명시했다. 팀의 리더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의견을 보낸 후에 뭔가 마음이 찝찝했다. 나는 팀장님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것을 싫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계속 신경을 쓰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을 도구로 여기는 것 같아서. 그런데 내가 혹시 그것을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고객에게 제대로된 정보 전달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가만히 있는 것도 책임감이 없는 모습 같았기 때문에.
사실 이 고민은 피드백을 주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다. 신입에게 제대로된 방향성을 알려주는 것은 사수, 리더로서의 당연한 행동이다. 그 과정과 피드백을 주는 목적이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품이라 프로젝트를 이끌기 위해서 주는 것인지 한 사람의 사고력을 키우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인지를 구분해야한다. 사실은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면서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 점을 고려해야한다.
피드백은 상호간의 과정이다. 주는 사람도 목적이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의 의지도 중요하다. 만약에 성장하려는 의지가 없고 기계처럼 하라는 것만 진행하는 사람에게는 다시 생각의 기회를 준다고 해도 발전이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그저 명확하게 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수동적인 사람이 많은 집단은 성장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나도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하고싶지 않다.
예전에도 고민을 했지만 피드백은 참 어렵다. 상대방이 피드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판단을 해야하며, 사람의 특성에 맞게 적절한 피드백 방법을 달리하여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피드백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피드백이 작동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상대방이 내 의도를 이해를 했을까, 원하지 않는데 너무 디테일하게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또 원하는데 대충 말한 것은 아닌지. 이것은 위 <에센셜리즘>에서 상대방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가져온 결과같다. 나는 나의 의도를 가지고 말을 하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방의 영역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것까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피드백의 목적을 명확히 (ex. 고객의 경험 향상) 상대방이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여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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