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다. 걱정도 참 많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때로는 확실하게 결정하고 두려워도 일단 시작해보기는 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내향적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성격을 바꿔보려고도 했었다. 인간 관계가 어려워서 일부러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도 했고 동아리리에 들어보기도 했다. 조금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외향적으로 활발해지지는 않았다. 언젠가 독서 모임에서 성격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어떤 분이 읽었던 책에서 말하기를 성격은 보통 태어날 떄부터 정해져있다고 했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환경과 사람들을 접하며 조금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 달라지는 범위까지도 정해져있다고 했다. 맞는 말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를 너무 한 방향으로 규정하고 변화에의 도전을 포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무시하고 이룰 수 없는 것을 바라느라 스트레스 받는 것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정말 쓸데 없는 걱정들
- 비행기를 타면 항상 추락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난기류만 만나도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상상 속으로는 추락했을 때의 고통을 그려보기도 한다.
- 공사장을 지나면 위에서 철근이 떨어질 것 같다.
- 인도로 걸어가다가도 갑자기 차량이 인도로 돌진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
-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도 음주운전 차량이나 정신 나간 운전자가 그냥 사람을 치고갈 수도 있을 것 같다.
- 마주오는 차량들이 정차해있을 때 왠지 다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은행에서 갑자기 강도가 들면 어떡하지
- 길을 걸어가다 묻지마 살인이나 폭행을 당하면 어떡하지
- 버스나 택시를 타고 교통사고가 나는 상상을 자주 한다.
- 누군가 딱딱한 말투로 이야기를 하면 속으로 싸우게 되면 어떻게 받아칠까 고민을 하기도 한다. 관계까지 끊는 상상까지도 하게 된다.
- 일을 진행하기도 전에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부터 든다.
나는 내가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다. 저런 생각을 하고 사는 나를 들키면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볼 줄 알았다. 요즘은 MBTI가 유행이다. 내 MBTI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댓글을 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았다. 내 생각을 대변해주는 인상깊은 댓글이 있다.
나는 mbti 알고 나서 좀 마음이 가벼워짐. 그 전에는 나만 이렇게 사는줄 알았고 나만 이상한 줄 알았다. 적은 비율이지만 나랑 비슷한 고민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은근 위로가 된다. 인프제들 너무 알 수없는 미래를 불안해 하지말고 지금을 살았으면 좋겠어
세상은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향을 좋은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에 반해 내향적인고 소심한 성격은 부족한 성격이며 고쳐야할 성격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조용했다. 웅비웅변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아빠는 말을 잘 하게 만들기 위하여 학원을 보냈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발표를 잘하면 성적을 잘 받는다. 당당하게 말을하도 주도적이고 사람들을 리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래서 항상 나는 자신감이 없었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는지 다른 활발한 친구들과 비교를 하면서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다향인 것은 요새는 너무 나를 부정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외향과 내향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향이 이상적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외햐적이라면 그것이 또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빛이 있어야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는 것처럼 각자 하는 역할이 있으며 장단점이 있다. 이전에는 나의 단점과 남의 장점만 보며 나를 갉아먹었다면 앞으로는 나의 장점을 보며 하루를 살고 싶다. 이렇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는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충분히 의미 있을 일을 하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그렇게 만들어주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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