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범시민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기업에 들어가 고과를 잘 받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정년까지 일을 하고 은퇴를 하는 것이 잘 사는 삶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부자가 되어있으리라!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그렇게 살고 있었다.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도 없다. 학교에서는 항상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고 대학생 때는 졸업까지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수석도 해봤다. 심지어 대학교 통학은 왕복 4시간이 걸렸는데도 자취도 하지 않고 5년을 다녔다. 현재 회사에서는 왕복 3시간이 걸리고 약 5년을 다녔으며 고과도 잘 받고 있다. 엄청나게 열심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보다는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가면서도 내가 잘 살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딱히 오랫동안 쉰 적도 없고 일을 하고는 있는데도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지, 인생은 이렇게 노동을 하려고 사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했다.
# 터닝포인트
어느 순간 내 가치관이 달라졌다. 터닝포인트가 된 것은 '부의 추월차선'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었던 것 같다. 아... 나는 서행차선을 달리고 있었구나. 열심히만 살면 부자가 될 것이라는 착각을 심어주는 짜여진 각본의 마리오네트였구나.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이러다가 평생을 돈을 아끼면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죽어서 돈을 가지고 가겠구나.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더이상 시간을 팔지 말자고. 회사가 갑이라고 생각해서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해내야하는 줄 알았다. 업무 외적인 시간인 출퇴근, 퇴근 후, 주말을 바쳐서 그 일을 해내려고 노력했다. 그냥 그게 나한테는 당연했으니까.
하지만 마인드가 바뀌고나서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할 때, 별로 중요하지 않는 루틴한 업무를 진행할 때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물론 무슨 일을 해도 월급을 받으니 쉬운 일을 시키면 어쩌면 좋아해야하는 것이 맞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싫었다. 같은 시간에 나는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추후 더 영향력이 있는 스킬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뭔가 시간을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나'에게로 '이직'
나의 퇴사 목적도 일을 그만두고 쉬는 것이 아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회사가 아닌 개인적인 능력과 영향력을 쌓기 위함이다. 오히려 출퇴근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나는 더 오래 '일'을 할 수 있다. 일의 의미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일이 싫겠지만, 나에게 일이란 내 능력을 키우는 시간이기 때문에 일을 많이 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더 많고 다양한 일을 하면서 실력이 쌓이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 회사는 나와 상부상조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업무의 장벽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고, 회사는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를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팀장님께 내가 3명의 일을 하고 있다고 듣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 분명 의미가 있는 일도 있지만 의미가 없는 일도 있다. 프리랜서가 된다면 나는 모든 시간을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일단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해내야만 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라면 적어도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을 진행을 했을테니. 그러나 24시간 내내 의미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의미충이 된다면 그 강박으로 낙담도 더 클 것이다. 음... 간단히 말해서 프리랜서가 된다면 내 모든 시간을 내 기획대로 사용했을 때 내가 얼마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이건 살면서 누구나 해야하는 일이다.)
Time is gold
# 잘 하는 것에 집중하기
사실 이것 때문에 글을 쓰려고 했는데 또 구구절절 자기자랑식의 일기를 쓴 것 같기도 하다. SNS는 자신이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선택해서 보여주는 것이라 하던데,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보다. 사실 늦잠도 많이 자고 하루 종일 유투브만 보는 게으른 날도 많은 사람인데...ㅎㅎ 여하튼.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필요는 없다. 해야하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고, 만일 그 일에 적성이 없고 배우는데 오래 걸리면 스트레스도 받는다. 그런데 다른 누군가는 적성에 맞아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나보다 빠르게 더 잘 할 수 있다면 그들을 고용해서 이루어내면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투자한다면 싫지만 해야하는 일도 했고,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일에 투자를 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스스로 다 이루어내야한다는 강박을 버리자.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못하는 일이 있고 잘하는 일이 있다. 못하는 일에 내 모든 시간을 쓰기에는 인간의 삶은 너무 한정적이다. 더 젊어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물론 지금 이 말을 매우 이상적이다. 못하거거나 잘 한다는 기준도 애매하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앞으로 살면서 계속 의식하면서 살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보통 배달음식은 몸에 나쁘고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은 건강하다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나는 요리를 싫어하고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를 사러가고, 레시피를 찾고, 요리를 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초보니까 어쩌면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음식은 맛이 없다. 반면 반찬 전문점에서는 반찬만 몇십년 동안 만들어온 전문가가 매우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놓았고 나는 반찬을 고르고 주문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맛있다. 당연히 나는 돈을 내고 다양한 반찬을 사서 영양도 챙기고 내 시간에는 내가 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반찬을 구입한 금액보다 더 큰 수익(또는 투자)을 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무조건 직접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시간'의 가치가 빠져있다.
열심히 살면 성공한다? 나에게 의미없는 일에 열심히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그저 열심히 산다는 자기 만족에 빠져있는 것일 뿐 정작 아무런 효용도 없다. 열심히는 내가 잘 하거나 잘 할 수 있는 일, 못하더라도 나에게 의미와 가치를 주는 일에 붙여야 효과가 있다.
나는 늙은 부자가 아니라 젊은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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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다는 것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붐비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한 후 여덟 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이며 월급의 10%를 저축하는 것이고 그 짓을 50년간 반복하는 것이다. 또 평범하다는 것은 모든 물건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며 주식 시장에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다는 것은 빠른 차와 큰 집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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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사회가 정해 놓은 부의 잘못된 정의를 받아들인 것처럼 평범한 삶에 대한 정의 역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져 왔다. 그러므로 사회가 정의하는 평범한 삶의 의미 역시 틀렸다. 평범하다는 것은 현대판 노예라는 뜻이다.
- 부의 추월차선
※ 생각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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