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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확장하기/독서

부지런한 사랑 | 22.4.10 -

by 점점이녕 2022. 4. 10.
 

부지런한 사랑 - YES24

매일 쓰는 몸과 마음의 힘 [일간 이슬아] 작가의 글방 이야기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의 이슬아 작가 신작에세이이다. 저자는 지금처럼 연재노동자로 살기

www.yes24.com

독서의 목적

  • 글쓰기를 타인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이슬아님에게 감동을 받아서 그 분이 쓴 글을 보고 싶었다.
  • '일간이슬아'를 통하여 매일 1편의 글을 독자에게 전달해주시는데 독자들의 평이 매우 좋아서 내용이 궁금했다.
  • 자기 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을 알고싶다.

22.4.9 (토)

글쓰기는 타인에 대한 살아이라는 이슬아 님의 강연아 감동을 받아서 책을 찾아보았다. 이슬아님은 어렸을 적 글쓰기 선생님들에게 영감을 받아서 본인도 글쓰기 선생님이 되었다고 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주는 출장 강사를 했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할 때 자기가 더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만큼 책에서는 아이들의 글이 많이 나온다. 순수한 시각을 느낄 수 있어서 색다르기도 했고 오히려 성인보다 더 나은 감정 표현이 놀라웠다. 특히 엄마아빠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아빠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그 감정을 영혼이 찬 물에 흠뻑 젖을 만큼 놀랐다고 표현한 부분에서 나도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과연 나는 놀랐다는 표현을 영혼이 젖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가르쳐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역시 세상 모든 것에는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내 글에도 ‘나도’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지끔까지 나의 글쓰기는 정말 ‘나’의 글쓰기였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가치관이 있으니 나도 남이 되어보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예전에 이런 문제 의식으로 헌터헌터에서 코무기와 메르엠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메르엠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기도 했었다ㅎㅎ..)

 

 

📖 18

사실에 충실한 문장을 연습한다.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묘사를 훈련한다.

좋은 글은 독자가 이야기를 믿게 만든다. 읽는 이의 눈앞에 구체적인 장면을 건넨다.

  • 꾸며내지 않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 아직 내 글에는 가면이 씌워져있는 것 같다. 더 치열하게 나를 드러내보이는 연습을 하자. 설사 그것이 부정적인 나의 모습이라도.

 

📖 53

옛날에 엄마랑 아빠는 63빌딜에서 커피를 마셨다. 엄마가 전해준 말이다. 둘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엄마가 아빠에게 “너 시간 있니?”라고 물었다. 아빠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엄마가 물었다. “나랑 결혼할래?” 그러자 아빠의 영혼이 찬물에 적셔진 것처럼 놀랐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관해 쓰다가 그는 얼떨결에 자기 아닌 다른 존재로 잠시 확장되었던 것이다.

 

 

📖 72

‘그때 엄마가 뭐라고 했더라?’

틀리게 옮기지 않으려 과거를 유심히 돌아봤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작업이 글쓰기의 가장 좋은 점일지도 모르겠다. 무심코 지나친 남의 혼잣말조차도 다시 기억하는 것. 나 아닌 사람의 고민도 새삼 곱씹는 것. 아이들이 주어를 타인으로 늘려나가며 잠깐씩 확장되고 연결되는 모습을 수업에서 목격하곤 한다.

 

 

📖 91

후회와 아쉬움은 글쓰기의 중요한 씨앗들 중 하나잖아.

  • 예전에 어떤 소설에서 이 시대의 청년들은 너무 평온하게만 자라서 쓸 이야기가 없다고, 자신은 혼란스러웠던 과거에 태어나서 고통을 겪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고통은 글쓰기의 좋은 자양분이라고 하면서. 나도 잠깐 생각했다. 내가 이야기할 거리가 없는 것은 너무 평온하게만 자라서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고통을 겪고 싶진 않았다. 고통이 있어야만 좋은 글이 나오는 걸까, 고통을 겪지 않고서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는 걸까. 따뜻하고 밝고 그런 글은? 없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또 생각을 해보면 억지로 고통을 겪자는 말이 아니라 고통을 겪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잘 승화를 해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 128

혹시나 힘에 부치면 언제든 덜 열심이 살아도 된다는 걸 기억해줘.

 

 

📖 136

말하는 사람 모두에게 말투가 있듯 글쓰는 사람 모두에게 글투가 있다.

  • 내 글투는 완벽한 상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려는 것 같다. 최근에는 습관에 대하여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림 그리기 습관을 200일 동안 지속했다고 적었는데 지금은 지속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서 이렇게만 적어도 될까 고민했다. 지금도 하고 있는 거냐고 착각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래서 그 다음으로 무기력함이 찾아와서 지금은 종료된 상태라고 적었다. 그냥 종료됐다가 아니라 ‘무기력함’이라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왜 그만두었는지 궁금할 것 같아서.
  • 사실 습관을 200일 가량 지속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완벽주의가 평생을 지속해야만 좋은 습관이라고 강조를 해서 왠지 200일이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나를 낮추는 문장을 적은 것이다. 그래도 어느 순간 이걸 떄닫고 두 번째 문장을 지울 수 있었다. 그리고 200일이나 습관을 지속한 나를 칭찬해주었다. 잘 했어!

 

📖 143

외면하는 능력은 자동으로 길러지는 반면, 직면하는 능력은 애를 써서 훈련해야 얻어지기도 한다.

  • 최근에 시간의 농도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겼다. 이전 까지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자산의 두 종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는데 보통 자산이라도 하면 돈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은 계속 벌 수 있지만 지나친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경력도 결국 일을 한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일을 오래 했다면 분명히 하지 않은 것보다 실력이 있을거라고 생각할테니까.
  • 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자 그냥 흘러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1분1초를 의미있게 보내는 것은 아니다. (또 위에서 얘기한 글투가 나왔다) 게임을 한다거나 무의미한 콘텐츠를 보면 시간을 버리는 것 같았다. 이 생각은 회사에서도 이어진다. 무의미한 일을 할 때, 심지어 최근에는 무슨 일을 하든 어차피 언젠가 리뉴얼 되어서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그냥 회사 업무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회사에서 일한 시간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 작업 과정을 내 콘텐츠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회사 서비스에 남아있을 수 없다면 내 글에서라도 내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과정을 남기고 싶다.

 

📖 164

우주와 이 사회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사랑 얘기도 너무 단순해지는 거야.

 

 

📖 169

윤이 덕분에 도혜는 처음으로 자신의 ‘있음’이 부끄러워졌다. 결여된 것들을 통해 윤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일찌감치 배웠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 위에서 적었듯이 고통이 있어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 어려움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는 것. 정말 행복하고 즐거움만 느끼면서 성숙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 어떤 탈북을 준비하던 아이가 생각난다. 한 4-6살 쯤 되어보이는 어린 아이였다. 남한에 가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 아이는 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뛰어 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부모님에게 투정 부릴 나이에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게 된 아이의 환경이 안타까웠다. 그 아이는 지금 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 171

그리움을 동력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의 말처럼 글쓰기는 사랑하는 것들을 ‘불멸화’하려는 시도다.

  • 💬 내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

 

 

📖 173

좋은 문장은 글자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이미지를 독자의 마음속에 그려낸다. 디테일한 묘사란 ‘부디 이렇게 상상해달라’는 요청과도 같다. 문장 속 디테일과 함께 우리는 과거와 미래로 드나든다. 다른 이를 나처럼 느끼기도 하고, 나를 새롭게 다시 보기도 한다.

쉼보르스카는 말했다. 자기가 쓰는 시의 유일한 자양분은 그리움이라고. 그리하여 돌아가야만 한다고. 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니까. 그렇다면 작가는 어떤 일이 멀어지는 걸 보며 계속 살아가는 사람 아닐까. 멀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을 기록하며.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두며, 하지만 결코 디테일을 잊지 않으며.

 

 

📖 188

이 세상에는 상상력이 둔하거나 완전이 죽어서 정신적으로 색맹과 유사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 198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겨우 용기를 내서 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일기장에 더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중요한 이야기들은 엄마와의 대화에서, 혹은 버디버디에서, 혹은 내 마음속에서 어느새 휘발되어버리곤 했다. 문득 그게 슬퍼지는 날도 있었다. 말로 하기엔 아까운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았다.

 

 

📖 199

작가의 글은 일기 이상이어야 한다는 걸. 여기에서 ‘일기 이상’이란 자신 이외의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쓰는 글이다.

돈을 받고 쓰는 글은 적어도 일기에서 한 걸음 내딛은 어떤 것일 필요가 있었다.

  • 끌리는 글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글이 있다. 끌이는 글을 분석해서 매력적인 글의 요건을 정해보기도 했다. 그저 개인적인 감정 토로가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내용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하며. 조금씩 정보를 담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살짝 부족한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
  • 그래도 다행인 것은 롤모델이 있다는 것. 롤모델이 있다는 것은 좋고 나쁨의 기준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것을 따르면 될 일이다.

비린내 나는 솔직함도 있었다.

 

 

📖 201

말로는 하지 않는다. 그가 문장을 쓰는 데 들인 수고에 비해 내 말은 너무 쉽고 가볍기 때문이다.

 

 

📖 207

“울지 않고 움을에 대해 말하는 법”

 

 

📖 210

치유를 위해 글을 쓰지 않지만 글쓰기에는 분명 치유의 힘이 있다. 스스로를 멀리서 보는 연습이기 때문이다.

  • 짜증나는 일이 있을 때 일기를 적으니 풀린 적도 많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결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기도 했고, 부정적인 감정을 겪기는 했지만 덕분에 ‘글’을 적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 다니는 것이 힘들어서 우울했을 때 적은 글도 결국은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그때 그랬었다고 그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의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 229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글을 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좋은 글은 장면을 선물한다고.

텍스트로 이뤄진 문장을 가지고 이미지의 세계로 가는 방법은 무엇일지 열심히 고민해보자고.

 

 

📖 230

온라인으로 신뢰와 용기를 쌓는 더 좋은 방법들은 무엇일까.

 

 

📖 234

돈 때문에 하는 일만으로 삶을 채워서는 안 된다고 내 스승은 말하곤 했다.

  • 삶의 기준을 잡지 못했을 때 좋은 방향을 알려주는 스승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을 읽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어릴 때 세상의 이치를 잘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었을까? 하지만 이미 시간은 지난 후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재와 미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책을 읽게 되고 내가 달라져야 겠다고, 스스로 성장시켜야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더이상 다른 사람에게 성장을 의존하지 말자고.

 

📖 268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하거나 이상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는 걸. 다들 좋은 놈과 나쁜 놈과 이상한 놈을 자기 안에 데리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결코 고정적일 수 없는 그들을 설명하려면 ‘좋은, 나쁜, 이상한’보다 더 세세하고 정확한 분류가 필요할 것이다. 글쓰기 수업에서 우리는 풍부한 타자를 위한 풍부한 언어를 찾아나간다.

 

 

📖 275

접속사를 지우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그래서’ ‘그리고’ ‘따라서’와 같은 말들을 가능하면 덜어낸다. 접속사는 문장과 문장 사이의 뉘앙스를 결정해버리기 때문이다. 두 문장의 관계를 섣불리 확정하고 싶지 않을 때마다 나는 그 사이의 접속사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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