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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나에게로 여행

by 점점이녕 2022. 3. 11.

# 첫 홀로 여행을 떠나다

여행.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 보통 동네 뒷산을 가면서 여행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국내보다 해외 여행이 각광인 것을 보면 '낯섬'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나를 낯선 환경에 놓아보아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성격이었는데 갑자기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부산으로 가는 기차와 숙소를 바로 예약해버렸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었다. 20대 중후반이었던 것 같다. 그 이정까지 나는 혼자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용기있거나 도전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 그렇다고 한 순간의 일탈도 아니었다. 그저 이렇게 소심하게 방에만 틀어박혀 살면 안된다는 생각이 쌓이고 쌓였고, 책에서 본 그 문장이 해동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 <메모독서법> 아마 이 책이었던 것 같다. 나를 처음으로 혼자 여행하도록 만들어준 것이. 그때 기차를 타고 가면서 책을 읽고 일기도 적어보았던 것 같은데 공책을 잃어버렸다. 이래서 메모는 클라우드에 저장을 해놔야한다.

 

각설하고. 그 전에는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이 정말 무서웟다.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친구가 가자고 하면 따라가는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정말 달라지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급 연차를 내고 2박 3일로 떠난 부산여행은 좋기도 했고 한편으로 별로기도 했다. 

 

 

#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던 여행

좋았던 것은 생각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별거 아니라는 점이었다. 역시 처음이 어렵지 한번 경험하면 그 다음부터는 쉬웠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해본 것도 좋았다. 혼자 기차틑 타 보았고, 에어비앤비를 처음으로 예약해보았다.저녁에 광안리를 걸으며 버스킹을 들었고,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이 추천해준 맛집에서 음식을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은 후 침대에 누워서 인생을 생각해본 것도 좋았다. 반대로 생각보다 새로운 장소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끼지 못한 것은 별로였다. 뭐, 인생의 터닝포인트나 그런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해운대를 걸을 때 모래 바람과 땡볕에 너무 힘들었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것도 느꼈으니.

 

나는 남들이 가고 싶어하는 해외 여행도 별로 생각이 없다. 종종 새로운 장소가 중요한가? 내 주변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그것고 새로운 경험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고보니 마음과 태도가 더 중요하고 여행이 나에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먹는 것 이상의 경험이 있어야 더 가치있는 여행일 것 같았다. 아직까지 여행에서 그 이상의 것을 어떻게 경험해야할지는 알지 못한다. 지금 문득 관계과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정말 장소가 중요했다면 혼자 가든, 좋은 사람과 가든, 싫은 사람과 가든 감정을 똑같아야 한다. 하지만 누구나 경험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싫은 사람과의 여행보다는 좋은 사람과의 여행이 더 좋을 것이라는 것을. 이건 결국 그 좋은 사람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지 새로운 장소 때문은 아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 정신 여행

여행이 꼭 장소 기반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런 오감들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물론 좋은 여행 경험이겠지만 육체에 속하는 오감이 아니라 정신적인 여행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결국 무엇을 보았냐보다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그로 인하여 내가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바로 이 단순하게 새로운 것을 '보았다'라는 것에 내가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집 근처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하늘과 구름, 햇빛, 바람이었다.

 

여행 유투버도 성행하고 주변 사람들이 여행 이야기를 많이 하면 왠지 모르게 방에만 처박혀 있는 내가 잘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MBTI처럼 사람의 성향이었다. 그들이 잘못된 것도, 내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다행이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남나의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책, 영화,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으로의 여행을. 인생 여행이라니 참 멋지지 않은가.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살고 있다. 바로 그 곳에 방문하는 것이다. 이 사람은 어떤 기둥을 세웠는지, 어떤 어려움과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튼튼하게 토대를 쌓았는지 확인하고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보자.

 

여행지에는 테마라는 것이 잇다. 다양한 장소를 하나의 주제로 묶어서 탐방하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이야기는 앞의 이야기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나만의 인생 여행에 나만의 테마를 만들어보자. 나중에 삶의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을 초대하여 나의 루트를 경험하게 해주고 그들이 영감을 받아서 그들만의 루트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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