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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종료] 자기 발견 챌린지

Day 12. 나에게 일과 삶의 균형이란

by 점점이녕 2022. 1. 22.

 

 

# 일과 삶이란?

일과 삶의 균형은 요즘말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라고 한다.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정해진 시간 동안 노동을 제공하고 돈을 받기로 계약을 한 것이기 때문에 워라밸을 지켜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건 뭐 지금도 그렇다. 처우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부려 먹어서도 안 될 일이며, 제대로 업무를 하지 많고 월급을 받아서도 안 될 일이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 더 성장하기 위하여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개인의 열정과 관련된 부분은 예외로 치고 싶다.)

 

그러나 이런 노동 차원에서의 일과 삶만 이야기하기에는 내 삶에 있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못한다. 나의 목표는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비전을 따라 일하는 것이고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다. 프리랜서는 회사가 없다. 여기에서 워크와 라이프를 구분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일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더 나눌 수가 없었다. 최근에 글을 쓰면서 나는 일이 참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 일을 대하는 자세

일과 삶을 딱 나누어 설명할 수 있을까. 만약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일은 돈을 벌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이며 삶은 일하지 않는 시간일테니까. 직장인으로 따지자면 9 to 6 까지가 일, 나머지는 나의 시간인 삶. 하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 만약에 일을 정말 돈을 벌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회사를 다니고 정기적으로 괜찮은 월급을 받고 있는 지금 상황에 불만을 가질리가 없으니까. 물론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일의 목표가 돈 자체는 아닌 것 같다.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서 사기를 치고 싶지도 않고, 불편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일시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싶지도 않다. 

 

무엇보다도 일과 삶이 나뉜다는 것은 삶에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면 최소 9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시간이 내 삶이 아니라고 한다면 정말 내 인생을 팔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일과 삶을 확실히 나누는 사람들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업무 시간이 정해져있기는 하지만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퇴근시간이 되었다며 손 놓고 퇴근해버리는 사람과 절대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그에 대한 피해는 다른 동료가 끌어 안거나 아니면 고객이 계속 불편함을 느끼는 수밖에 없다. 책임감도, 일의 철학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사람은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부류다. 이런 사람들이 작업한 것들에서는 구멍과 버그가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시키는 대로 했으니 내 책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러 번 같이 일해도 실력에 발전도 없고 안되는 이유만 이야기한다.

 

반대로 책임감 있고 의미를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본받고 싶은 사람이다. 몇몇 개발자분들이 생각난다. 이런 사람들은 같이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더 좋은 방향이 있다면 개선 의견을 제시하고, 스스로 버그를 발견하며 고치는 사람이다. 때로는 기획에 적혀있지 않아도 고객 관점으로 이용해보며 좋은 기술을 구현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배포하기 전 적극적으로 *QA 요청을 하며 고객들에게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버그를 고친다. 나중에 문제가 터져도 남탓을 하지 않는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고치려고 노력한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실력에 발전이 있고 어떻게든 일이 되는 쪽으로 이야기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좋다.

* QA (Quality Assurance) : 서비스 배포 전 문제가 없는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

 

일을 하면서 학원을 다니고, 퇴근을 하고서도 내가 정한 루틴을 진행하고 자기발견 글쓰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일과 삶이 나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면 더 의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더 의미있게 살면 더 의미있는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일과 삶을 나눴다면 일을 끝내고 쉬거나 놀았을 것 같다.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

확실히 나는 회사 생활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슈가 잘 풀리지 않으면 퇴근 하고서도 우울하고, 이슈가 잘 풀리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회사와 업무 생각을 너무 오래하지 말자고 다짐도 해봤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일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은 꼭 회사를 다녀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내 목표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것일까? 사실 답이 잘 나오지 않아서 내가 왜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도 답답하고 만족스럽지 않은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최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초반에는 개발자분들과 회의도 진행하며 잘 만들어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기획하고 디자인한 것들이 하나하나 구현되고 있는 것을 보며 꽤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배포되기 전 팀장님이 본인의 입맛대로 수정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런 행위가 몇번 반복되자 있던 보람도 사라진 것 같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손을 타서 불만족스러운 것일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 개선 의견을 받고 수정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잘 생각해보니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 소통하며 수정해나간 것이 아니라 정말 다짜고짜 와서 바꿔달라고 요청을 했다. 왜 이렇게 기획했는지에 대한 의견은 묻지고 않고. 그런 일방적인 소통이 매우 기분 나빴다. 내가 도구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2)

남의 손을 타는 것을 싫어한다고 느낀 또 다른 경험도 생각난다. 예전에 화실을 다니면서 그림을 배운 적이 있다. 선생님이 옆에서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곤 했는데 한번은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에 바로 그려서 알려줄지 아니면 다른 종이에 따로 그려서 알려줄지를 물어보셨다. 나는 바로 다른 백지에 알려달라고 했다. 선생님이 내 그림을 손봐주신다면 더 멋진 그림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고작 작은 나무 하나였지만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퀄리티는 조금 떨어져도 오로지 내가 그린 것을 만들고 싶어서. 그래야 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3)

예전에 만들었던 기능과 페이지들이 리뉴얼되면서 사라지는 것도 싫었다. 물론 리뉴얼이라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의 발전을 의미하지만 나는 씁쓸했다. 고생했던 내 과거의 시간이 날아간 것 같아서. 서비스는 계속해서 리뉴얼이 되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없어질 것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곧 왜 해야하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었다. 디지털은 0과 1의 반복이다. 아날로그보다 더 쉽게 바뀌고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몇초만에 없앨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와 상관없이 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던 것 같다. 결론은 포트폴리오였다. 하지만 그러한 포트폴리오로 이직을 해도 내 서비스가 아닌 이상 똑같은 과정을 밟을 터였다. 그렇다면 나의 서비스를 만든다면 내가 없애지 않는 이상 남아있지 않을까?

 

-

나의 의지와 비전으로, 남에게 좌지우지되지 않고, 내가 없애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 내가 이렇게 일을 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며 살아왔다고 자취를 보여주는 것. 그런 일을 하며 살고 싶다. 

 

 

# 목표는 동사로 세우기

워크맨에서 장성규님이 목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가 되어야한다고 했다.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고. 예를 들어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거나 좋은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를 목표로 삼아야한다고 했다. 명사가 꿈이 되는 순간 진정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 롤모델을 찾고 본받자

나에게 있어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고 지금 상황에 불만족스러운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계획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럴 때는 롤모델을 보고 배우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느껴지는 사람, 내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으며 그들에게 삶과 일의 철학이 무엇인지 배우는 것. 최근에 또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참 좋다. 개발자 천인우님.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말이 사실인 것처럼 댓글에도 더 나은 삶으로 변화를 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HysB-6j4g 

의미있었던 부분은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자, 장기적으로는 낙관론자가 되자는 말. 무언가 이루기 위하여 매 순간을 노력하는 생활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그 힘든 과정을 이해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삶이 발전한다고 믿는 것이 멋있었다. 또 목표가 몰입할 문제를 찾는 것이라는 말. 내가 0이면 기회가 와도 0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

 

눈길을 끌었던 댓글

  • 오히려 창업을 하고 싶다 이런 것보다 몰입할 문제를 찾고 있다.. 의아했네요 어쩌면 모르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르니까 경험하고 찾기 위해 노력하고 인우님 말씀처럼 저도 자기의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 끝없는 질문과 행동력. 귀감이 되었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다. 끊임없이 나아갈 방향을 생각한다는건 매일 창조하는 일과 같이 어렵다. 10년을 넘어 20년 후 큰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
  • 몰입할 문제를 찾고있다... 많은 자극을 받고 갑니다
  • 이상적인 커리어 패스를 완성했음에도, 본인만의 사명을 찾고자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네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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