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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성장하기/2024 성장 루틴

2024.8.24-25 유일무이 주말

by 점점이녕 2024. 8. 26.

24 (토)

치과

치과에 다녀왔다. 원래 지난 주에 가야했지만 예약이 누락된 관계로 일주일이 밀렸다. 이사 전에는 걸어갈 수 있었던 거리였지만 이사를 오면서 버스를 타고가야 할 거리가 됐다. 오늘은 나갸야할 일이 있었기에 피아노 레슨도 오후에 잡아두었다. 그러다가 오후에 시간이 빌 것 같고, 운전면허 연장도 해야해서 증명사진을 찍어야했다. 사진을 찍으러면 지금 덥스레한 머리칼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즉흥적으로 근처 미용실 예약까지 완료했다.

치과는 별건 없었다. 이전에 치료한 것을 확인하는 자리여서 오기위하여 준비한 몇시간들이 무색하게 5분만에 끝난 것 같다. 그러다가 치료를 해야할 곳이 있다며 다음 주에 신경치료를 예약하고 왔다. 딱히 아픈 것은 아니어서 과잉진료인가 고민하기도 했고, 신경치료가 아프다는 말에 다소 주저하기도 햍지만 이런 고통도 참을 수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냥 예약을 하고 나왔다. 아마 일주일 동안 무서울 것 같다.

 

파리공방

1시에 피아노 레슨이 있었는데 치과에서 나오니 11시 쯤이어서 시간 때울 장소를 찾다가 예전에 동생과 가보았던 카페가 생각났다. 스타벅스는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러웠기에 한번 가보자고 결정하고 버스를 타고 광장으로  향했다. 요즘 광장은 트램 공사로 어수선하고 활동 영역이 매우 축소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보기 좋지 않았다는 것. 그냥 땅만 파두고 물이 고여있는 흙탕물을 걸어가면서 슬쩍 보다가 카페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다행히 카페는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분위기도 좋았고 의자도 편했다. 내일 아침에 독서 모임이 있기 때문에 책 정리를 하기위해 노트북을 펼치고 책에서 의미있는 문장들을 적는 시간을 가졌다. 커피도 맛있고, 크로플도 맛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바글거리지 않아서 잔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러가다 시간이 되어서 피아노 학원으로 출발.

 

피아노

오늘은 첫 레슨이었다. 새로운 파일도 받고, 어플로 출결 처리하는 것도 배우고 레슨을 시작했다. 선생님도 오늘 첫 출근이라고 하셨다. 어쩌다 보니 mbti를 서로 묻게 되었고 i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아직 정확히 치고 싶은 곡은 없었고, 유명한 뉴에이지를 치고 싶다는 말을 해서 이루마의 악보집을 뒤적거렸다. 제목과 악보만 보고 노래를 파악하는 실력은 없어서 선생님의 핸드폰으로 영상을 찾아보았다. 악보집에는 딱히 마음에 디는 것은 없었고 예전에 '나의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이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이것으로 정했다. 사실 정말 치고 싶은 곡은  있었지만 아직 내 실력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아서 나중을 기약했다.

한 두 줄 정도 쳐본 것 같다. 레슨 한번에 5-6만원 정도하는 것 같은데 첫날이라 우왕좌왕한 것도 있고 잘 알아듣지는 못해서 유익했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내 연습량에 달려있지 않을까. 아직 박자나 손가락 위치는 어려워서 꾸준히 연습해야 할 것 같았고, 다음에는 페달 밟는 방법도 배우고 싶다. 학원에 자주 올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집에서 연습하기 위하여 전자피아노 하나를 사려고 마음먹었다.

레슨이 끝나고 미용실 예약 시간이 1시간 반 정도 있어서 연습실에서 연습을 했다. 이런 것으로 눈치보면 안되지만 너무 부족한 실력이라서 손가락에 힘을 주고 치지 못했다... 살살 쳐셔 그런지 건반을 눌러도 소리가 안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조율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조금 더 당당하게 연습해야지. 못하니까 연습하지!

 

나의 첫 녹음 - 내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

음성 002_sd.m4a
8.26MB

 

 

 

 

미용실

그냥 빠르게 검색하고 예약한 미용실은 피아노 학원과 같은 건물이었다. 들어가니 손님은 한 명만 있고 한적했다. 한 10분 정도 기다리고 머리를 잘랐다. 나이가 꽤 있는 남자 디자이너 분이셨는데, 일어나서 머리를 자른 적이 처음이다. 계속 서 있었던 것은 아니고 기장 맞추기 위하여 처음 자르는 것만 서서 잘랐다. 미용을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시도해서 대응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여 조금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는 머리는 매우 마음에 안 들었다. 증명사진을 찍어야하는데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냥 이전 머리로 찍을 것을. 기장도 너무 짧게 해서 다듬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소심이라서 미용실은 웃으면서 나왔다. 다음에는 안 가야지. 증명사진 촬영을 예약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서는 저녁시간이 되어서 엄마와 중국음식을 시켜먹었다. 나는 크림 짬뽕, 엄마는 간짜장, 탕수육. 카페에서 라떼와 크로플 먹은 것을 빼면 첫 식사였다. 나름 맛있게 먹고 조금 뒹굴거리다가 독서 리뷰 정리를 했다. 아마 새벽 2시까지... 독서를 너무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은 되지만 그래서 생각과 정보를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좋은 경험이 쌓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나에 대한 투자고. 마음과 정신에 대한.

 

 

25 (일)

독서 모임

늦게 자서 혹시 늦게 일어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이 제 시간에 일어났다. 아마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다. 하루가 지나서 돌아보니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촉박하게 시간에 쫒겨 다니기 싫어서 여유있게 집에서 나왔다. 20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노션 정리를 했다. 두 분이 도착하셔서 세 명에서 첫 지정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사실 전날에 새벽까지 독서 리뷰를 정리다하가 막상 다음 날에 인원수가 적어서 취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었지만 다행히 진행은 되었다.

지정독서라서 책 소개는 굳이 필요 없었다. 서로 느낀 것에 대해 공유하고 질문하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책 설명이 필요 없어서 이야기거리가 없으면 그냥 겉핥기 식으로 진행될까봐 질문을 많이 적어갔다. 그래도 막상 이야기를 하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화를 하나보니 시간이 꽤 길어져서 모든 질문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연히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기계처럼 정해진 질문을 하는 것보다는 상황과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원수도 적었고 두 분 다 적극적이어서 다른 삶을 많이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한 분은 폴댄스를 취미로 즐기시고 고양이를 기르고 계셨다.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면 집에 폴댄스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고양이들에게 비싼 사료를 주고, 여행도 다니면서 고민하지 않고 좋은 호텔에 묵고 싶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외모 관리에 너무 신경써서 바깥에도 제대로 나가지 못하셨다고 했다. 나는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많이 공감이 갔다. 한 분은 풋살을 취미로 하시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발표를 할 때는 많이 신경쓴다고 하셨다. 백수일 때 많이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백수 자체보다는 돈을 벌기 못한 힘듬이었고,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면 헬스에 가고 독서를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다고 하셨다. 돈이 많으면 헬스장에 가지 말고 한 방을 헬스장으로 꾸미면 어떻겠냐는 스몰톡도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부자가 되면 어떻게 살고 싶은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는데, 이런 질문들과 생각들이 재미있는 것 같기는 하다.

책에서 비정상에 관한 주제가 나와서 나도 나의 비정상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너무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것, 재미와 행복을 잘 못 느끼는 것. 물론 지금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과거에 그랬던 것이지만. 대화를 하다보니 거의 3시간 30분 동안 모임을 가졌다. 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오후에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아쉽게 모임만 하고 헤어졌다. 두 분은 식사를 하고 하셨으면 좋겠다.

독서 모임이지만 책은 매개체고 사실은 눈 앞에 있는 사람의 실제 삶에 대하여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책에서는 사실 많은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해하고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그 과정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마음과 정신이 충만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게 만들고 싶고. 늦잠을 자면 몸은 편하지만 다들 일찍 일어나서 책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러 나오는 시간이 삶에서 좋은 시간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맥주 공방

맥주를 만들러 송파에 갔다. 친구들과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굉장히 오래 되어보이는 칼국수 집이었는데, 들깨칼국수와 콩국수, 조개칼국수를 시켰다. 맛있었다. 들깨는 실패하는 법이 없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시간이 남아서 카페에서 식혜를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가 일이 재미 없어서 이직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 한 친구는 댄스 동호회를 한다는 이야기. 나도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되어서 공방에 들어갔는데 일요일 저녁이 무색하게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 3명만 있을 줄 알았는데 거의 30명은 되어보였다. 호스트님이 굉장히 술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분 같았다. 딕션도 좋고 목소리도 좋아서 맥주에 관하여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며칠 동안 잠을 잘 못 자서 매우 피곤했던 관계로 조금 졸았지만… 저절로 눈이 감기는 것을 나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맥주 순수령이란 물, 맥아, 홉, 효모 4가지가 들어가는 것으로 독일에서 제정했다고 한다. 과일향이 나면 독일 맥주가 아니라고. 여기서 홉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

아마 맥아를 발효하면 맥주고 증류하면 위스키, 포도를 발효하면 와인이고 증류하면 브랜디 이런 식으로 술의 종류를 배웠고 효모를 단 것을 좋아해서 엿기름 같은 것을 넣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다양한 맥주를 시음해보면서 바이젠이 내 입맛에 맞는 것 같다는 경험도 했다. 과자도 맛있었고. 일주일 뒤에 다시 가야하는 것은 귀찮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거의 3시간 30분을 맥주 공방에서 보내고 집으로 왔다. 친구들이 저녁을 먹자고 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해야할 것도 있어서 저녁은 패스했다.

추가로 우리 팀에는 4분이 더 있었는데 여자친구 두 분, 커플 한 분이 있었다. 조금 어색했지만 도수 높은 맥주를 마시면서 그냥 별 것 아닌 대화를 나눴던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지만 그래도 맥주를 마시니 조금 풀렸던 것 같기도 하다.

 

내일 업무를 조금 정리할까 고민했지만 너무 졸려서 조금 졸다가 그냥 자버렸다.

 

 

26 (월)

밀린 경험

토요일도 그렇게 루틴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일요일마서 기록하지 못했다. 좋은 경험을 한 것은 한 것인데, 이게 기록되지 않는다면 분명히 기억나지 않는 하루가 될 것 같아서 늦었지만 월요일에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틀 동안 새로운 경험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경험했다. 나가는 김에 이것저것 약속을 잡은 이유도 있지만. 스쳐지나 가는 사람들도 있고, 앞으로 조금 더 볼 수 있는 인연도 있지만 너무 기간에 연연하지 말고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소통을 하자.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주고,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을 수 있도록 그 시간에 몰입하고 싶다. 동상이몽을 하지 않도록. 너무 진지한 것도 별로지만 너무 가벼운 것도 당연히 별로다. 너무 기대해서 실망하지는 말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에 최선…까지는 아니어도 집중을 잘 할 수 있도록 해보자.

 

당연히 업무 정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주말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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