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많은 것들을 이루고 달성하는 것이 성공하는 삶이며,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은 또 다른 목표가 필요하다는 말이며, 그렇게 항상 무언가 이루지 못해 조급하게 사는 삶을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반대로 목표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것으로, 하지만 조금씩 이루어나갈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만족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내 삶에 더 적합함을 알게 되었다. 휴튼에서도 이야기한다. 나를 알아가는 것은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그 이유로는 그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며, ‘나’라는 사람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그 반대도 맞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분명히 다르다. 삶에 대한 기준이나 도전 정신, 우울을 벗어나는 방법,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시간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감각이 매우 달라졌다. 여전히 새로운 도전은 걱정되기는 하지만 걱정에 지지 않고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로 인하여 또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그래도 끈기 있는 도전으로 꽤나 괜찮은 성취감도 느끼고 있다. 분명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한 계속 성장할 것임을 안다. 물론 생각하기 못했던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의 노력들이 쌓여서 슬픔과 고통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도 분명 배우게 될 것이다.
아마 아흔 살이 된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덜 후회하기’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세상 모든 것을 경험하며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분명 걸어가지 못한 길에 대해서는 후회를 할 수밖에 없지만, 그대로 그 시간에 하나의 길을 선택한 것이 나의 최선이었음을 이해하며, 무엇이라도 실행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삶을 걸어본 분들에게서 많이 배워야 할 것이며, 내가 부럽다고 생각되는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의 발자취도 많이 따라가봐야 할 것 같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수가 많이 때문에 동굴을 등지지 않고 또렷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배우도록 노력하자. 이진선님에게 사수는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찾는 것임을 배웠고, 이연님에게서는 불안에서 벗어나서 조금씩 노력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도 배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분들이 세상에 내놓아준 예술 작품 덕분에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행동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이제 다른 사람에게 그런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에게서는 늘 배울 것이 있다. 주변에 있는 동료들에게서는 수학적 사고와 사람들을 챙기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고, 독서 모임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게 되었으며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독서와 토론을 하는 의지를 배울 수 있었다. 부모님에게서는 성실함과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언니에게서는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친구들에게서는 다양한 사고 방식을. 인간 관계에서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분명 느끼고 배운 것들도 많았다. 꼭 주변 사람들 뿐만일까. 책, 영화, 드라마, 만화 등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고 그들만의 삶이 존재한다. 어쩌면 살면서 만나는 물질적인 인간보다는 비물질적인 인물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그들을 단순히 글자나 선과 색으로 바라보고 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 자체로도 생명력이 넘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지난 달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여 작성했던 글로 만들어진 책을 받았다. 참여율이 아주 좋아서 총 18분이 참여를 해주셨다. 조만간 17분의 삶도 접해보아야겠다. 같은 지구, 한국, 시간대에서 각자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을까. 내 길이 또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갑자기 대학생 때 교수님께 받은 비평문 피드백이 생각난다. 교수님은 내 글이 너무 직선으로 올 곧다고 했다. 길을 꺾어보아도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다.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길 자체를 즐기며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뛰고, 걷고, 잠시 멈춰서 가부좌도 틀고, 우연히 만난 사람과 수다도 떨고, 그러고 다시 일어나서 걷고, 뛰고.
참고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4htKNJ3_dv3wMSlLqUWtSKrZ9Ebwbg4
'나야나 > 365 나에게 접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일1주저리. 비교와 불안 활용하기 (0) | 2024.07.25 |
---|---|
1일1주저리. 최고의 복지는 동료 (2) | 2024.07.24 |
1일1주저리. 미모이드 (0) | 2024.07.22 |
1일1주저리. 성장하는 독서 (0) | 2024.07.21 |
1일1주저리. 정의로운 세상 (0) | 2024.07.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