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늦어서 그냥 나는 왜 짜증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오늘도 회의 때 짜증을 냈다. 그냥 요새 팀장님과 회의를 하면 계속 이런 상태인 것 같다. 사실 비합리적이라는 것도 알고 다음부터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하지만 매번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잘 모르는 무슨 이유가 있을까. 뭔가 거슬리기는 하는데 이렇게 말과 글로 설명은 못하겠다. 아직 메타인지가 낮은가보다.
불만스러운 것
- 일을 알아서 해가면 본인의 입맛대로 고치라고 한다.
- 고치라고 하는 방향이 정말 UX는 고려했나 싶을 정도로 이상하다.
- 이전에 공유한 문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
- '알아서'하라는 것이 고객 관점이 아니라 팀장님의 관점을 맞추라는 이야기 같다.
- 내가 도구 같이 느껴진다.
- 의미를 알 수 없는 일을 해야한다. = 시간이 아깝다.
- 배울 것이 있는지 계속 의심스럽다.
- 싹다 바꿔지는 것이 이전에 했던 노력들이 무시당하는 기분이다.
- 계속 이렇게 도구같이 쓰여질 것 같다.
- 내 손으로 서비스를 망치는 것이 싫다. 누가봐도 불편한 것을 해야하는.
사실 피드백이 중요하긴 하다. 여러 사람의 피드백을 들어보아야 개인적인 사고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 나는 피드백이 싫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피드백'이 싫은 것일까. 피드백 자체가 싫다면 그냥 내멋대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자신감이 없어서 정말 고객에게 좋은 방향인지 항상 의심이 들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해소시켜 주는 것을 좋아한다. 레퍼런스든 다수결이든. 그렇다면 특정한 피드백이 싫다는 것인데...
그냥 그런 것 같다. 지금 팀장님은 자신이 주는 것은 항상 의견이고 피드백이라고 했지만 나는 아니라고 반발했다. 근거로는 내가 A를 주장할 때 팀장님은 B를 주장하고, A가 계속 좋다고 이야기하면 끝날 때 까지 B에 대해서 이야기하신다. 정말 하나의 의견이라면 그냥 던지고 선택권은 나에게 맡겼어야 했다. 똑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의견1을 준 것이 아니라 계속 본인의 생각으로 유도해나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
또 본인의 의견을 주장할 때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단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B로 바꾸면 어떻겠냐' 이게 다였다. 왜 A로 기획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회의 때 마다 짜증을 부리는 나도 잘못한 것이 많다. 지금 이런 과정이 내가 짜증을 낸 사실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합리화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한다. '내 잘못이 아니야, 상대방 잘못이야. 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 팀장님의 입장에서도 팀원의 성과과 본인의 성과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은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안 맞는 것같다. 사과를 좋아하는 환경에서 딸기를 들이미는 것 같은. 사과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과 나라에 있어야하고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딸기 나라에 있어야하는 것이 맞겠다. 그냥 모든 것이 의미없는 메아리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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