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째 무협소설만 보고 있다. 15권 정도 되는 소설을 오늘 다 보았다. 책을 보는 기간 동안 루틴을 소홀이 했다. 루틴에 집중하는 날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날이 있다고 합리화 하면서 지금 보고 있는 책을 다 보면 루틴에 집중하겠다고 일기에 자주 적었다. 그러나 오늘 한 소설을 완독 한 이후에 다른 소설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현실회피를 하고 싶은 거였구나.
회사를 다니면서 점점 성격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스트레스인지 번아웃인지 답답한 마음이 컸고 종종 감정이 태도가 되었다. 이런 내 모습이 나도 싫었다. 감정 컨트롤을 잘하는 것이 성숙한 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내 모습을 보니 왜 이렇게 어리숙해보이는지. 내가 팀장이어도 나와 같은 팀원과 일하는 것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분위기로 망치는 것 같고 빨리 떠나는 것이 답이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한편, 지금 이렇게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삶을 계속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막막했다. 퇴사를 고민하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리고 퇴사를 못하는 이유에도 많은 이유가 있다.
사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당장 퇴사를 한다고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다. 그냥 퇴사를 하고 싶은 것은 회사에서 하는 일에 의미를 가질 수 없고 재미도 없고 집중도 안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냥 1, 2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고 나를 알아가고 싶다. 하지만 책만 읽는다고 나를 알 수 있을까? 또 그렇지만은 않다. 그리고 정말 절박했으면 퇴근하고 남은 시간이나 주말에 열심히 독서를 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별로 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한심하게 남탓을 하지 말자. 지금의 환경은 내가 선택한 결과다. 회사의 복지, 팀장의 역량, 동료 등.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더 좋아지고 싶다면 나의 선택으로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답이다.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회피하려할까. 이제 현실을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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