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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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성장하기/2025 밀도 루틴

251007과의 대화. 양이 좀 적은 진득한 방황

점점이녕 2025. 10. 7. 23:03

🌞 아침 일기

  1. 오늘 아침 내가 가장 감사하게 느끼는 순간이나 대상은 무엇인가?
    1. 날이 흐리지만 오전에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오늘은 정말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씻고 준비한 나 자신
  2. 지금 이 순간 나를 미소 짓게 하거나 기분 좋게 만드는 작은 것은 무엇인가?
    1. 윌리엄 커피에 다시 방문했다. 원래 목적지는 아니었는데 그 난관은 이따 저녁 회고에서 작성하기로 하고... 조용한 분위기, 감성적인 노래, 그럭저럭 먹을 만한 파니니, 깔끔한 아메리카노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3. 오늘 하루를 어떤 태도나 마음가짐으로 보내고 싶은가?
    1. 오전에 방황을 좀 했지만 너무 성과와 결과만 추구하지 않고 풀리지 않는 고민을 유영하는 시간을 갖겠다.
  4. 오늘 반드시 이루고 싶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목표는 무엇인가?
    1. 시대예보. 현재 본 부분까지 가볍게 생각 나열, To do 막 적어보기, 버킷리스트도 좋고.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도 좋고.

🌛 저녁 일기

  1. 오늘 내가 이루어낸 성취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1. 목표로 했던 <핵개인의 시대>를 읽었다. 느낀 것은 많은데 논리정연하게 다 작성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아직 2권이 더 남았기 때문에 시대예보를 다 본 후에 가장 깊은 고민 거리들만 자세하게 적어보기로 하자. 좋은 성장통이 될 수 있으면 한다.
  2. 오늘 겪은 어려움이나 실수에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 이 경험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1.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침에 침대에서 꾸물거린 것. 게으름일까 휴식일까. 휴식이라면 굳이 다짐을 하지 말자. 쉬는 것도 아니고 배우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 만들지 않기.
  3. 오늘 하루 동안 나에게 특별한 기쁨이나 위로를 준 순간은 무엇이었나?
    1. 사실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씨에 교감하듯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송길영 작가님의 콘텐츠를 보고 조금 위로가 된 것 같다. 데이터로 시대를 파악하려는 시도, 도반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말에서 배우려는 태도, 나이와 업을 초월한 교류. 경량화된 핵개인들의 소통을 보는 듯하다.
  4. 오늘 내가 다른 사람과 나눈 긍정적인 상호작용은 무엇이었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
    1. 음... 아빠에게 라면을 끓여드린 것. 내가 물어본 것은 아니고 엄마가 물어봐서 하나를 얹은 것이지만. 
    2. 엄마하고 원데이클래스를 하려고 찾아보고 있는데 시간이 애매했다. 금요일에 괜찮은 클래스가 있어서 금요일 일정을 물어보니 조카 케어하는 날이라서 안될 것 같다. 그렇다면 내일이다!
  5. 내일 하루를 더 나답게 보내기 위해 내가 세우고 싶은 작은 목표는 무엇인가?
    1. 너무 늦게 자지 않기.

📸 하루 감각

# 윌리엄 커피 전세

첫 고객이었다. 왜냐하면 오픈하는 시간까지 기다렸기 때문이지 ㅜㅜ 아무튼 아무도 없어서 구석탱이에 앉아서 목표로 했던 핵개인의 시대를 읽었다. 2권 읽는 것이 목표였는데 역시 읽는 속도가 느려서 그런지 호명사회 앞장까지만 깔짝 거리다가 나왔다. 오늘은 왠지 사장님이 계셨던 것 같다. 역시 웃음을 장착하시고 친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 자리에 맴돌던 모기는 친절하지 않았지만... 사람이 없어서 인테리어를 조금 둘러보았다. 이 정도 평수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까 궁금해졌다. 추석이라 그런지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으실까?

 

 

💬 하루 주저리

# 집나가면 개고생, 하지만 뜻하지 않은 새로운 감각

어디서 독서를 할까 고민하면서 카페를 찾아보았다. 디저트가 메인이면 왠지 독서 하는 것이 눈치가 보이고, 너무 소규모면 오래 있는 것이 눈치보이고, 스타벅스에 가자니 시끄러워서 집중을 못할 것 같고. 그러다가 석촌에 있는 놀숲을 발견하게 되었다. 점식도 안 먹었으니까 방 하나를 차지하고 책도 읽고 음식도 주문하면 딱일 것 같았다. 추석 연휴에 휴무인 곳도 있어서 잘 살펴보았는데 분명히 운영중이라고 되어 있어서 찾아갔더니 아무리 찾아도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가게가 망한 것 같다. 다른 가게로 바뀐 것 같은데 지도에는 떡하니 운영중이라고 되어있었다. 낚였다. 제대로 업데이트 좀 해두지 괜히 시간 낭비를 했다. 몇 십분 고민하다가 스타벅스라도 갈 겸 걸어가다가 윌리엄 카페가 생각나서 검색을 해보았다. 운영중이다. 고.

 

그렇게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강동구청에서 내려서 윌리엄 카페를 갔더니 문이 닫혀 있다... 지도를 다시 보니 갑자기 오픈하지 않았다는 문구가 뜬다. 몇 시간을 오가는데 소요해서 낙담했다. 도대체 왜이렇게 운영 상태를 제대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함을 토로하고 조금 주변을 걸어다녔다. 카페 검색...  커피에 대한 애정으로 로스팅을 하시는 분이 운영하는 카페가 근처에 있었다. 커피 맛을 잘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 처한 것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라는 계기겠거니 하고 들어갔다.

양이 좀 적은 진득한 라떼

 

'양이 좀 적은 진득한 라떼'다. 커피 이름이 신기한데 왠지 주문할 때 구구절절인 것 같아서 살짝 절었다. 실제로 양은 적었는데 고소해서 좋았다. 가게가 소규모라서 오래 있지는 못할 것 같아서 마시면서 독서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보았다. 윌리엄 커피가 2시에 오픈한다고 하여 여기서 3-40분 정도 있다가 가기로 했다. 요즘은 습관적으로 이 정도의 규모를 운영하려면 얼마나 드는지 생각하게 된다.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는 없으니 속으로만 생각했다. 나중에 정말정말 진지해진다면 이야기를 해보지 않을까. 1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추석이기도 하고, 비도 왔는데 생각보다 손님들이 오가면서 회전율이 빠른 것 같다고 느껴졌다. 목표로 한 시간에 나가서 다시 윌리엄 커피로 향했다.

오늘은 하트 빨대가 아니다

 

점심을 안 먹어서 파니니를 하나 시켜서 목표로 했던 독서 시작! 핵개인의 기대는 다 읽었고, 읽으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긁어부스럼일 수도 있고, 지금을 즐기는 것이 빨간약일 수도 있고, 깨는 것이 빨간약일 수도 있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할 것 같다. 그래도 그 후회가 만족스럽기 위해서는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고 선택해야 할 것 같다. 뭐,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당장 몇년 뒤에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인데. 그렇다고 생각없이 행동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 핵개인의 시대

인생의 모든 것이 표의 행과 열 속에서 비교 가능한 숫자로 환원될 수 있다는 시각이 문제입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내 삶의 모든 것이 전부 금전적 대가를 위한 자원으로 소진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 급여는 대기업과 비교하고, 근무 요건은 공무원과 비교하며, 수많은 기준으로 나의 우위와 열위를 확인하면 불행감은 더욱 극대화됩니다.

정성 잊지 않기. 정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만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 순간의 감각과 다정함과 같은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자.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멋진 사람이 나이가 든 것'입니다.
(...)
최선을 다해 현실을 삽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의 허세를 팔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살아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전공을 버리고 새로운 디자인을 준비했던 경험. 이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내 업무와 프로세스에 완전한 변화를. 핵개인, 호명, 경량.

 

앞으로는 선배라는 말조차 사라질지 모릅니다. 선배라는 한자에 포함되어 있는 '앞서 경험한 사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우리는 모두는 변화 앞에서 동등한 '신인'이 될 터입니다. 탁월한 사람은 그렇게 매일 자신을 선배의 자리, 권위자의 자리가 아니라 '신인의 자리'에 세우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늘 새롭게 배우려는 자세. 내가 뭐라고 팀원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자신의 업을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부하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닌데. 조종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따르게 할 것. 만약 그런 의지가 없고 결이 다르다면 잘 헤어질 것.

 

산의 정상에 오른 뒤에야 산의 높이를 나타내는 숫자가 목표가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인정의 정점에는 나 자신으로부터의 인정이 있습니다.
(...)
'내가 행하는 것이 결국 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계속 방황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 인간이라서. 그 방황도 결국 소중한 내 경험인 것. 갑자기 노잼시기와 공허가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머무를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패와 성공을 쌓는 내 삶의 자취가 될 것. 오늘 독서 카페 찾아 삼만리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카페도 방문하고 처음보는 라떼도 먹게 되었고, 첫 손님이 될 수 있었지 않나. 결국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것임.

 

비전 없다고 여기는 직장에 계속 머물거나 서로를 갉아먹는 인간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스스로 정한 반환점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보고 그에 도달하면 그만두는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쉽게 포기하지는 말기.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후련하게 다른 선택 해보기. 어쩌면 그대로 가는 결과가 나올 수도, 다른 길로 트는 결과가 나올 수도.

 

 

https://www.youtube.com/watch?v=mFUxejlooKk

호명사회보고 빨리 경량 문화 보고 싶다. 나도 좋은 도반을 만나고, 좋은 도반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 하루 필사

# 아름다운 나라

저 산자락에 긴 노을 지면
걸음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시네
밤 달빛에도 참 어여뻐라
골목골목 선 담장은
달빛을 반기네

겨울 눈꽃이 오롯이 앉으면
그 포근한 흰 빛이
센 바람도 재우니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큰 바다 있고 푸른 하늘 가진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강 물빛 소리 산 낙엽소리
천지 사방이 고우니
즐겁지 않은가
바람꽃 소리 들풀 젖는 소리
아픈 청춘도 고우니
맘 즐겁지 않은가

큰 추위로 견뎌낸 나무의 뿌리가
봄 그리운 맘으로 푸르다
푸르게 더 푸르게
수 만 잎을 피워내 한 줄기로 하늘까지 뻗어라

 

카페에서 필사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렸다. 비 때문인지 우중충한 하늘 때문인지, 날이 져서 그런 것인지. 뭔가 뚫린 구멍을 예쁜 말로 막아 보기 위하여 덕지덕지 붙여보고 있었지만 잘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언젠가는 공감했던 노래였는데 지금은 동떨어져 있었고 그 위선으로 필사하는 손이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닌가, 당이 떨어져서 그런가. 아니면 옆자리에 갑자기 시끄러운 사람들이 앉아서 불쾌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어서 그런가.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허기가 져서 라면도 끓여 먹고, 밥도 말아 먹고, 스위트콘도 먹었다. 기분이 나아진 것 같다. 그러면 안되지만 먹자마자 조금 누웠는데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송길영 작가님의 대화를 봐서 그런가. 아니면 정말 당이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여튼 당충전 완료!

 

조울증인가. 기분이 정말 괜찮아졌다. 불안과 초조함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빨간약을 먹었다. 사실 고민을 좀 할 것 같긴 한데 이미 빨간약이 먹여진(?) 이상 즐겨야지.

 

 

🕐 하루 기록

  1. 푹 잤다.
  2. 뒹굴거리다가 나갈 준비
  3. 석촌역 놀숲 갔다가 헛걸음하고 강동구청 윌리엄 카페로 향했다.
  4. 윌리엄 카페로 헛걸음하고 근처 다른 카페에 갔다. 새로운 커피 굿
  5. 다시 윌리엄 카페에 가서 독서 진행
  6. 저녁까지 보다가 근처에 시끄러운 손님들이 갑자기 들이 닥쳐서 조금 핑계를 대고 나왔다.
  7. 잠실 교보에 들러서 경량 문화도 구매하고 건강책도 두 권 샀다. 읽고나서 엄마 줘야지
  8. 집에 돌아와서 라면 끓여 먹음. 2개 끓여서 아빠도 한 그릇 드렸다.
  9. 정신적 허기가 배고 옮겨간 것인지 라면도 먹고, 밥도 말아먹었다. 스위트콘도 먹음. 
  10. 먹으면서 매트릭스를 보았다. 줄거리로만 알고 있던 내용인데, 왠지 오늘은 빨간약과 파란약을 정말 알고 싶어서 시청하게 되었다. 

 

 

🤚 8시 이후 금식

옥수수콘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