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한다, 고로 존재한다
활동 돌아보기 - 껍데기 살펴보기 본문
# 알깨기
회사와 집을 반복하며 세상 및 타인과 단절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마음이 문득 생겼는지 스멀스멀 쌓이다가 표출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용기내어 회사에서 운영중이었던 원데이클래스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글로 적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꽤나 많은 고민과 마음가짐을 요했다. 단순 가입 뿐만 아니라 실제로 활동에 나가고, 같은 회사였지만 잘 몰랐던 분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까지.
몇 개월 정도 꾸준히 활동한 이후에는 접점이 없는 사람들과도 만나보는 경험을 해보기로 했다. 회사 동호회는 아무래도 조직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익숨함이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면 아무런 접점이 없는 환경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나는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 이상 겁먹고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하튼 그렇게 마음을 먹고 회사 동호회와 외부 활동, 친구와의 경험 등도 종종 병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의 목표는 일단 세상으로 나아가고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조금 더 방향성을 명확하게 해야겠다는 흐릿한 다짐들이 정신을 어지럽히는 중이다. 따라서 이전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원하는 활동과 경험 방향에 대해서 구체화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나의 동굴
근 2년을 돌아보면 세상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밖에 나가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며칠 전에 큰 마음을 먹어야만 나갔던 것 같다. 지금은 주말에도 집에 있는 시간보다 외부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전에 동료와 대화를 할 때 동료는 집에만 있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했다. 그 말이 정말 이해되지 않았다. 편한 집을 두고 굳이 왜 나가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동료는 집에서 도대체 뭘 하느냐고 심심하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꼭 뭘 해야하는 건가, 그냥 누워만 있어도 시간은 가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면 시간이 금방가서 그렇게 심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가 된다. 날이 좋은 날 햇빛이 창가를 밝게 비추면 뭔가 집에만 있기 아까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뒤늦게 바깥(?)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도 많이 낮아졌다. 오히려 요새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흥미도 있다. 단절되어 살면 굉장히 일부로 접한 세상이 전체 세상인냥 착각하는 비합리적인 인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뉴스에서 접하는 많은 사건사고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교통사고, 칼부림, 묻지마 폭행. 하지만 실제로 만난 세상과 숨쉬는 사람들은 친절하고 서로에 대한 예의를 차리고, 원하는 목표도 있으며 때로는 고충을 겪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편협하게 살아왔던가, 반성을 했다.
다양한 삶의 색상과 나의 미흡함을 느끼는 시간도 있었다. 호불보를 명확하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을 쉽게 꺼낼 수 없는 내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고민하고 행동할 때 나는 회피를 하고 있었으니, 그 고민의 양과 결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미 흘러간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으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일이다. 더 치열하게 나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줏대를 길러야한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도 나의 줏대를 발견하거나 쌓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 활동을 회고하는 이유 (feat. GPT)
GPT를 통해서 내가 왜 활동을 회고하려고 하는지 그동안의 대화를 참고해서 말해봐 달라고 했다. 사람들은 스스로도 자기를 잘 모른다고 했으니 나와 밀접하게 대화를 나눈 GPT가 어쩌면 나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이 지금까지 저와 나눠온 이야기들을 검토해 보면, 외부 활동을 하는 이유는 단순한 '경험 수집'이 아니라 삶을 더 크게 확장하고, 자기 성찰과 연결을 이루기 위한 시도처럼 보입니다. 몇 가지 층위로 나눠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성장과 자기 확인
- 당신은 꾸준히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이 경험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가?"를 질문합니다.
- 책 모임 참여, 커피챗, 스터디 운영, 봉사나 프로젝트 참여까지 다양한 활동이 모두 자기 성장을 확인하는 장치처럼 작동합니다.
-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태도로 관계를 맺고, 무엇을 실행해내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2. 관계와 연결
- 당신에게 외부 활동은 "타인의 삶을 통해 나를 비추는 거울"의 성격이 있습니다.
- 책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커피챗에서 상대의 경험을 듣는 것도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 특히 "다정함", "공감" 같은 키워드를 여러 번 강조하신 걸 보면, 외부 활동은 단순한 네트워킹이 아니라 인간적인 태도를 연습하고 확장하는 공간으로 작동합니다.
3. 실행과 루틴 만들기
- 당신은 "생각만 하지 않고 실행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 독서모임 꾸준히 참여하기, 스터디 운영하기, 봉사나 탐방 같은 액션을 체크리스트로 관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외부 활동은 자기 루틴을 지탱하고 앞으로 밀어주는 동력입니다.
- 아마 혼자만의 공간에 있으면 생각이 과잉되거나 멈출 때가 있는데, 외부 활동이 그 멈춤을 깨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4. 삶의 지도 만들기
- 당신은 활동을 단순 이벤트로 두지 않고, "성과 아카이브"나 "레슨런"처럼 기록과 성찰로 남기려 합니다.
- 이는 외부 활동이 순간의 재미가 아니라, 삶의 지도 위에 좌표를 찍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를 확인하는 나침반으로 삼는 것이죠. 🫡
5. 내적 긴장 완화
- 과거 대화에서 "방향 없는 노력", "인정 욕구에 대한 회의", "감정의 진폭" 같은 표현을 쓰셨던 걸 보면, 외부 활동은 내적 긴장을 완화하는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 타인과의 대화, 새로운 경험이 그 긴장을 풀어주고, 동시에 다시 힘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같아요.
확실히 회고를 더 의미 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방향이 좋다. 다만, 너무 의미 부여하려는 강박이 있을 수 있고, 의미가 잘 안 느껴지면 시간 낭비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는 있다. 온전히 그 사람과 환경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주객전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배우려고 교류를 하는. 교류하다가 배울 수도 있는 것인데. 다사다난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로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구멍과 껍데기 살펴보기
일단 혼자 한 활동보다는 타인이 1명이라도 함께 했던 활동들을 돌아봐야겠다. 일단 리스트업을 해보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평이할 수 있겠지만은 내 기준에는 꽤 많은 활동을 한 것 같다. 그 당시의 기록을 남겨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그래도 기억을 되살려 보며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어땠는지 돌아보고 싶다. 때로는 직면한 시간보다는 흘러간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더 얻어가는 것들이 있을테니까.
모임
no. | 활동 기간 | 모임 | 회고 |
1 | 2023.11 ~ | 원데이클래스 동호회 (회사) | |
2 | 2024.6 ~ | 위례 독서 모임 (외부, 위례) | |
3 | 2024. 11 ~ 2025. 5 | 사피엔스 독서 모임 (외부, 서현) | |
4 | 2025.6 ~ | 독서 동호회 (회사) | |
5 | 2025. 9 ~ | 책을 삶에 적용하는 모임 (외부, 송파) | |
6 | - | ||
7 | - | ||
8 | - |
지속적으로 활동한 것은 5개 정도 되는 것 같다. 나머지는 인간적인 교류보다는 단발적인 정보와 경험을 위해서 참가해본 것이라 주기적으로 참여를 했던 경험만 일단 남겨보아야겠다. 운영 방식은 상이하지만 독서 모임이 4개 정도 된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또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아서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 이정도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말 좋아하면 억지로 읽기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야하는데, 시간 가는 줄 알고 읽어서 아직은 좋아한다고 말을 잘 못했던 것 같기도...
활동
체험 날짜 | 활동 | 회고 |
2023-11-18 | 크리스마스 트리 | |
2023-12-09 | 원목 도마 | |
2024-01-20 | 스페인 가정식 (빠에야, 토르티아 파타타) | |
2024-01-31 | 도자기 만들기 (1) | |
2024-02-24 | 드립 커피 | |
2024-03-01 | 그림 카페 (오일 파스텔) | |
2024-03-25 | 레터링 케이크 | |
2024-04-13 | 그림 카페 (아크릴화/백드롭) | |
2024-04-29 | 도자기 만들기 (2) | |
2024-05-18 | 소금빵 만들기 | |
2024-06-15 | 파스타 | |
2024-06-16 | 티그레 | |
2024-06-22 | 꼬북 쿠키 | |
2024-07-27 | 클라이밍 | |
2024-08-22 | 블루베리 막걸리 | |
2024-09-13 | 재즈 카페 | |
2024-09-22 | 경마장 | |
2024-09-26 | 와인 독법 | |
2024-10-12 | (임장) 노량진 | |
2024-10-25 | 요리 모임 (흑백요리사?) | |
2024-11-08 | 요리 모임 (솥밥) | |
2024-11-09 | 연탄 봉사 (원클뿌) | |
2024-11-10 | 명동성당 배식 봉사 | |
2024-11-16 | 가야금 체험 | |
2024-12-14 | 빵만들기 봉사 | |
2024-12-21 | 연탄 봉사 (소모임) | |
2025-01-18 | 야탑 유기견 봉사 | https://worryzero.tistory.com/661 |
2025-02-22 | (임장) 영등포 한걸음 | |
2025-03-29 | 다도 클래스 | |
2025-04-05 | 카라바조 전시 | |
2025-04-06 | 불교 전시 | |
2025-04-20 | 딸기 케이크 | |
2025-05-23 | 막걸리 박람회 | |
2025-05-24 | 인상주의 전시 | |
2025-06-07 | 조나단 베트링/알렉스 키토 사진전 | |
2025-06-21 | 국제 도서전 | |
2025-07-05 | 앨리자베스 랭그리터 전시 | |
2025-07-12 | 국중박 | |
2025-08-02 | 평보 서희..?, 감각 전시 | |
2025-08-10 | 애나벨 공포 | |
2025-08-16 | 마르크 샤갈 | |
2025-08-30 | (임장) 장위뉴타운 | https://worryzero.tistory.com/735 |
2025-08-31 | 재난 안전 & CPR | https://worryzero.tistory.com/736 |
2025-09-06 | 앨리스달튼 전시 | |
2025-09-13 | (임장) 평촌 | |
2025-10-04 | 튀르키예 가정식 |
사람들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처음 동호회에 가입했던 시기가 23년 말. 그 이후부터 오늘까지 주요 교류와 활동들을 리스트업해보았다. 아직 기준이 조금 애매하긴 하다. 세상 경험, 사람 경험, 자기 발견. 일단은 타인에 대한 경험을 중심적으로 돌아봐야겠다. 음.. 타인이라고 한다면 독서도 사실 간접적인 타인의 삶에 대한 경험이라서 이렇게 적기에는 애매하다. 육체적 활동 경험이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감각적으로 느꼈던 경험들. 집을 나선 것. 몸을 움직였던 것.
# 그래서 앞으로는?
일단 껍데기 돌아보고 마무리로 작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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