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한다, 고로 존재한다
주말 돌아보기. 빠른 걸음, 느린 걸음 본문
# 성장 모임
최소 10회는 꾸준히 참여를 해보기로 했는데, 지난 주말에는 오전에 임장이 있어서 참여를 못했다. 오늘은 4회차로 다시 참여 시작! 너무 나만 나가는 것 같아서 모임장님이 지겨우실까 살짝 생각하는 한편, 그랬다면 잠시 휴식을 가지지 않을까 싶어서 목표로 하던 대로 실행을 하기로 했다. 비슷한 삶의 결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것과 목적 의식을 부여할 수 있는 자극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나아가는 데에도 중요하기에!
요즘은 신기하게도 토요일만 되면 비가 오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운이 좋게도 본격적으로 걸을 일이 있으면 그치곤 했다. 비록 우산이 어깨를 무겁게 했지만 대비하지 않고 갑자기 쏟아져서 물에 빠진 생쥐가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모임장님이 전시회를 다녀와서 책갈피를 선물로 주셨다. 예전에 평이 좋아서 가보고 싶었던 요시고 사진전이어서 반가웠다. 표만 결제해두고 아직 방문하지 않았는데, 조만간 시간이 나면 한번 갔다와도 좋을 것 같다. 아직 작가님의 철학과 예술 비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바다와 사람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바다와 물이 굉장히 좋은 메타포가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접했던 랭그리터와 앨리스 달튼도 바다를 중요한 소재로 삼고 있었다. 아니, 호수였던가. 여하튼 그렇다면 물. 물, 불, 흙, 공기는 만물을 이루는 4대 원소인데 그 중에서도 유독 물이 사람들의 인식과 경험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하다. 카뮈도 <결혼, 여름>에서 바다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했고. 나도 하늘을 좋아하는데, 따지고 보면 하늘도 떠 있는 바다가 아닐까 싶다. 여하튼 각설하고 소소한 선물을 나눠주셔서 감사했다.
# 성장 키워드 : 대화, 휴식, 공감
이번에는 책 이야기보다 대화를 나누면서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책 내용에서부터 디벨롭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앞으로 더 기르고 싶었던 키워드를 발굴할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대화, 공감, 휴식. 대화 스킬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시작점이 남들보다 현저하게 낮아서 나아진 결과가 객관적으로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어렵고 막막하고. 뭐 그렇다고 싫은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을 대면하고 대화를 나누고 어려움과 부족을 느끼고, 채워야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못한다고 피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로도 많은 발전을 한 것이기에.
그리고 내 대화법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리뷰를 해주고 개선할 점을 말해주어서 감사하기도 했다. 사실 결핍을 듣는다는 것은 불편한 감정이 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나아진 나를 원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만 받아들여서는 안될 일이다. 받아들이는 것도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캐치하고 말한다는 것도 굉장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에. 시간을 내서 생각하고 언어화해 준 피드백에 대해서는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로 하자. 얼마 전에 <비폭력 대화>에서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을 분리해서 생각해보자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쉽게 판단을 내리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발견되었다고 해야할까. 심지어는 그게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닐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약간 긍정라이팅을 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어떠한 경험에 대해서 부정으로 흐를 때, 뭔가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싶은 강박이 있는 듯 하다. 고통에서도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고, 어차피 이미 경험한 것이라면 좋게좋게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가치관이 있었는데 이것을 너무 타인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나 반성했다. 회사에서 면담을 할 때도 각자의 고충은 있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지 않았느냐고, 지금 환경은 그래도 다른 곳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이 아니냐고 내 가치관에 근거해서 생각과 판단을 유도했던 것 같다. 상대를 올곧게 인식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대화를 위한 대화, 리액션을 위한 리액션, 면담을 위한 면담. 좋은 방식으로 해결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그렇게 작동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냥 좋은 사람처럼 여겨지고 싶었던 것일까. 아직 판단의 근거를 확정을 지을 수는 없고, 내면의 욕구는 천천히 들여다 봐야할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스스로를 문제로 삼고 싶지는 않다. 결핍이 아니라 그냥 더 나아지고 싶은 부분으로 일단은 남겨두고 싶다.
# 삶의 확장, 다른 세상
삶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나눠볼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일반적인 길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지만 그것을 직면하게 하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주고 싶다는 것. 나도 당연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고, 결이 맞지 않는 존재에게 굳이 다가가서 바꾸고 싶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피하면 피했지. 타인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줄 알아서 굳이 스스로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짧은 대화로 그 고민의 깊이를 파악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확실하게 언어화 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그냥 상상만 해볼 뿐이다.
삶의 철학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분들을 만나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배우고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것 같다. 나도 그런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종종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계속 부족한 것만 적게되는 것 같아서 칭찬좀 해줘야지.
# 책 탐방
모임장님이 고민 키워드에 대해서 교보 탐방을 제안해 주셔서 점심을 먹고 교보로 책을 구매하러 갔다. 이번의 키워드는 ‘대화’다.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책들. 모든 책들을 다 만나볼 수는 없어서 제목을 보고 1차적으로 선택했고, 내용을 훑어보면서 2차로 선별했다. 중요한 것은 검색해서 후기와 평점을 보지 않는 것. 다른 사람들의 평이 곧 내 선택이 되는 것 같아서 경험이 멸종하고 있는 것 같다는 위기 의식도 조금 느꼈다. 어디서 본 구절인데, 평이 좋지 않았던 책은 내 인생책이 되었고, 맛이 없었다고 했던 음식점은 너무나 맛있었다고. 개개인 마다 감각이 다른데 너무 일반적인 평가를 기준으로 선택하느라 내 색상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또 구구절절 되었는데 결론은 오로지 내 기준으로만 골랐다는 의미였다. 3가지 책을 구매했다.
- 가슴에 바로 전달되는 아들러식 대화법
- 사람을 끌어당기는 우아한 말센스
- 말 그릇(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수백권이 꽂혀 있었지만 1차적으로 선별한 것은 제목의 키워드였던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한 대화법, 성공하기 위한 대화법 등등 뭔가 ‘비즈니스’, ‘돈’, ‘성공’, ‘지지 않는’, ‘이기는’ 이런 키워드를 끌리지 않았다. 너무 목적이 뚜렷했고,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한 대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조금은 정성적이고, 인간미가 있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제목을 선정했던 것 같다. 그렇게 책을 펼쳐서 훑어보다가 공감도 되고 와닿는 문장이 있는 책을 선정했다. 어깨는 무거웠지만 마음은 가벼워진 것 같다. 뭐라도 얻어갈 것이 있지 않을까. 타인의 생각과 삶의 정수에서 나는 어떤 가치관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을 ‘지루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하는 순간, 누구와 대화를 하더라도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결국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여유 있게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우아한 말센스> 중
# 윌리엄 커피
예전부터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카페에 방문했다. 강동구청에 있는 북카페인데, 사장님의 운영 철학이 너무 매력적이고 인상 깊어서 방문해보고 싶었다. 우연하게 발견한 윌리엄 커피는 직원들이 1년차가 되면 사장님이 직원의 부모님에게 손편지와 선물을 작성해주는 문화가 있었다. 아들, 딸을 잘 키워주시고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단순히 업장과 직원의 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존재로서 대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신기했던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본다면 당연히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법이 아닐까.
사장님은 안 계셨는데 확실히 친절함을 느꼈다. 손님이 꽤 있었고 주문이 밀려서 오래 걸릴 수 있다고 구체적인 20분을 이야기하여 양해를 구하는 태도와 목소리. 자리에 가져다 주신 행동. 커피에 꽂혀 있는 하트 빨대. 곰돌이 인형, 벽 가득 작성되어 있는 추억과 경험, 감사 인사까지. 가시적으로 세련되고 광활한 공간의 카페는 아니었지만, 다정함과 따뜻함으로 가득한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이렇게 소소하게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경제적으로 생각해보면 절대 소소하지는 않겠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 쉬었다 가는 곳, 좋은 인연. 아직은 생각으로만 하고 있고 막상 어떤 존재를 마주하면 여전히 기계 같은 반응이 나와서 많이 노력해야겠지만.
대학교 동아리에서 다양한 북카페를 탐방하면서 발간한 책이 카운더 앞에 놓여 있었다. 읽어도 되는 책이냐고 물어보았고, 편하게 읽으셔도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안에 윌리엄 커피도 소개되어 있었다. 모두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지금 앉아 있고 느끼고 있는 윌리엄 카페에 대해서만 읽어보았다. 알고 있던 정보기는 했는데,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공간을 인수한 장소라고 했다. 이런 결단력도 대단한 것 같다. 나도 아르바이트를 오래 했지만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소중하고 가치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실행력을 올려주었을까.
3가지 키워드로 소개된 운영 철학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도 요즘 면접 때 3가지 키워드로 지원자와 소통을 해보고 있었는데, 물론 방법론만 같을 뿐이지만 그 표현이 반가웠다. 사실 말과 글로서 비전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과 그것을 행동으로 꾸준하게 실행하고 이야기를 듣지 않더라도 그런 향기가 느껴지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정말 인테그리티한 공간이 아닐까. 사람들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감사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 사장님을 직접적으로 마주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어떤 사람인지 느껴져서 지금 미흡한 단어로 감각을 기록하고 있는 이 순간도 슬쩍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다.
# 청모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났다. 여기저기 퍼져서 살다보니 항상 중간 지점인 서울대입구에서 보는 것 같다. 한 친구가 곧 결혼이 예정되어 있어서 청접장 모임 개념으로 만나게 되었다.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살짝 불편한 관계에 있던 오빠도 초청이 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뭔가 형식상으로도 대화를 나누기에는 다소 애매함이 있어서 최대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로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시절 인연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그냥 하나의 추억과 경험으로 잘 남겨두어야지. 너무 의식하지 않도록 하자. 역시나 감정이라는 것은 상황과 시기에 따라 강해질 수도 약해질 수도, 그러다가 사라질 수도 있는 법이다. 누군가는 잊어버린 그 감각을 굳이 잡고 있지는 말자. 시간은 흘렸고 결과는 달라질 것이 없으니까. 그래도 그러한 경험과 마음을 느끼게 해 준 대상에게 감사해야지. 잘 지내시기를!
서로 알지 못했던 두 존재가 만나서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신기하기도하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나에게 그런 인연이 다시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너무 겁먹거나 숨지 말고 조금은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 그게 잘못된 선택이라도 거기서도 배울 무언가는 있을테니까. 회피에서 배운 경험이 있으니, 대면에서도 배움을 남겨봐야 하지 않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인간사지만 그래서 가치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 느리게 살기
토요일 저녁에 일요일 계획을 세운 것 같은데 일주일간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일어나니 10시였나, 11시였나. 뭔가 여기저기 가보자고 다짐도 했던 것 같은데 시간을 보니 그냥 오늘은 푹 쉬기로 했다. 그러다가 오후가 되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구름, 햇빛이 예뻐서 집에만 있으면 어두워진 풍경을 보고 후회할 것 같아서 어차피 책을 반납해야 하니 도서관이라도 가기로 했다. 사실 1일 연체되었다. 부랴부랴 씻고 화장은 그냥 하지 않고 수정도서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고양이 두 마리를 보았다. 왠지 피하지 않는 것이 만져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갑자기 달려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그냥 눈으로만 보았다. 길냥이였을 수도 있는데 그냥 슬쩍 다가가볼 걸 그랬다. 아니면 가방에 츄르라도 넣어다녀볼걸.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캔 1개놔 츄르 2개 정도를 들고 다녀봐야겠다.
책을 반납하고 토요일에 구매한 책을 조금 읽고 왔다.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옆에서 다리를 떠나는 사람이 나타나서 자리를 피했다. 도대체 다리는 왜 그렇게 떠는 것일까.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앞을 바라봐도 옆이 보며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렇게 집중력을 깬 누군가가 나타나서 자리를 피해서 읽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가는 길에 마망에 들러서 커피를 한 잔 샀다. 예전에는 빵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갈 때마다 빵이 별로 없다. 나오는 요일이 따로 있는 것일까. 좋은 취지에서 운영하는 공간이지만 점점 운영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도 커피는 고소했다. 덕분에 잠을 못 잤지만 ^^….왔다. 가는 길에 마망에 들러서 커피를 한 잔 샀다. 노인 복지 회관에
집에 돌아와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일요일은 그냥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기록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평일에 아쉬워서 기억을 살려살려 이렇게 작성하고 있지만 ^^…
'하루하루 성장하기 > 2025 밀도 루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925과의 대화. 다정함 한 스푼 (0) | 2025.09.25 |
---|---|
250924과의 대화. 추적추적 (0) | 2025.09.24 |
250923과의 대화. 일출인가, 일몰인가. (0) | 2025.09.23 |
250922과의 대화. 조금 더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자 (1) | 2025.09.22 |
250919과의 대화. 인피니트 라이프, 인피니트 커리어 (2) | 2025.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