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예전부터 궁금했던 평촌 임장을 다녀왔다. 자금을 고려하니 서울은 절대 불가능할 것 같고 계속 변두리로 밀려났다. 그렇게 안양, 평촌, 구리를 가볍게 생각하게 됐다. 그 중에서는 평촌은 1기 신도시이며 학군도 좋고, 지금보다 회사가 조금 더 가까워져서 생활 환경이 궁금했다. 일단 결론은 역시 30년 넘은 구축 아파트들이여서 많이 낡았다는 것. 주차가 너무 힘들겠다 싶었다. 그러나 역시 비쌌다. 이 많은 건물 중에 내 집 하나 없다는 것이 또 씁쓸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늘 그렇듯 운동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서 좋기는 하다.
오전에 카페에 모여서 1시간 정도 평촌에 대해서 학습을 했다. 주변 인프라와 호재, 교통, 학군 등 다양하게 학습을 했던 것 같은데 이 놈의 머리는 늘 새로워진다. 하지만 계속 주입받가 보면 언젠가 아는 것들이 생기겠지. 평촌은 크게 평북과 평남으로 나뉜다. 말로만 들은 것과 발로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커다란 건물과 수백개의 학원 간판들, 거리에 노니는 아이들. 평남은 너무 활발하고 복잡함, 생생함이 있었다. 평북은 확실히 길거리에 사람도 없었고 고요했다. 내 스타일은 평북이었지만, 매도를 생각하면 평남이 메리트가 있다고 한다. 내 기준에 살기 좋은 곳인가, 아니면 남들에게 살기 좋아서 팔기도 좋은 곳인가.
아마 평남? 사진을 보니 생각났다. 이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다. 우산도 들고 갔다. 가는 길에 비도 왔다. 그런데 임장을 시작할 때 쯤 비가 그쳤고, 끝날 때까지 비가 오지 않았다. 럭키비키! 여튼 위 이미지는 무서운 지하주차장이다. 주차장이 있음에도 이중 주차가 되어 있는 것, 주말임에도 주차 자리가 없는 것을 보니 차가 없음에도 걱정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돌아다닐 때는 나름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는데, 막상 사진만 모아보니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여튼 아파트다.
아닐수도 있지만 내 기준에서 평북은 이렇게 넓고 고요한 느낌이었다. 물론 구석구석 다니면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런 평온함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여기는 아마 인덕원.
모란이 생각나서 꺼려졌다. 지금은 사람이 없지만 밤이 되면 얼마나 번잡할지... 주변에 음식점이 많은 것은 좋지만 너무 과하면 좋지 않다.
그래도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비둘기들이 배를 깔고 앉아서 쉬고 있었다. 뭔가 햄스터가 눌린 것 같은 느낌. 찰떡?
엄청 큰 코기도 봤다. 정말 컸다. 크면 귀엽다. 성남과 달리 평지라서 좋았다. 언덕이 거의 없어서 반려동물과 산책하기 좋다고 느꼈던 것 같다.
여튼 새로운 장소를 또 탐방할 수 있었다. 장소와 환경적인 부분에서는 긍정적이었지만 약간 반성하는 부분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였다. 이전에 너무 이야기를 하면서 돌아다니니 막상 임장지가 기억에 남지 않아서 이번에는 대화를 안 하고 장소를 탐방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대화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처음에 교류를 하지 않으니 중간에 갑자기 말을 걸기도 애매해서 조금은 단절된 채 환경만 둘러본 것 같다. 중간중간 소소하게 말을 나누기는 했지만 다소 형식에 그쳤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임장지도 좋지만 대화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었을텐데 첫 단추를 잘못 꾄 것 같아서 다음에는 사람과의 관계도 신경쓰자고 다짐했다.
# 안양
오전 임장을 끝내고 궁금했던 안양은 혼자 가보았다. 회사와 조금 더 가까운 거리라서 기대했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일단 1호선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고, 안양역은 너무 커서 사람도 많았고, 공사를 하느라 복잡했고, 광장은 또 모란역이 생각났고, 번잡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지상철이라 소음도 신경쓰였다. 아침 8시에 나가서 저녁 7-8시에 돌아온 것 같다. 나름 튼튼한 다리를 칭찬하면서 돌아왔다.
# 성남 좋아
성남 토박이라 그런지 성남이 더 좋아지는 시간이었다. 비록 언덕이 심하고, 물론 안양과 평촌보다 낙후된 곳도 분명 있지만 부모님이 사는 곳, 그리고 어릴 때 추억이 있던 곳, 이런 심리적인 안정감이 너무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 아는 사람도 없고 낯선 환경에 사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막연하고 걱정되는 느낌이었다. 캥거루가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부모님이 나가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꼭 나가야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영원히 부모님의 품 안에서 살 수는 없으니 보금자리를 구해야할 것 같기는 하고. 여전히 어디에 정착할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구성남이나 분당, 아니면 월세라도 송파나 위례쪽을 둘러봐야겠다. 그래도 조금은 친근한 곳으로 가고 싶기는 하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정착을 잘 하는 걸까. 소소한 새로운 경험이 좋기는 하지만 이건 내가 돌아갈 곳과 뿌리가 있다는 안정감이 기반이 있어야지만 생기는 감정같다. 낯선 사람, 낯선 장소.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은 여전히 두려운 것 같기도... 나는 미래에 어디에 정착하게 되려나~~ 다들 부모님과 어떻게 잘 독립을 한 것일까. 내가 너무 의존적인 것일까. 하지만 난 부모님이 좋다. 물리적 거리도 가까운 곳에 살고 싶다. 회사는 멀어도 괜찮다. 많은 동료들이 너무 오래 걸리니 회사 근처에 자취를 하라고 하지만, 사실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다. 많이 힘든 것도 아니고. 평일에는 집이 비록 잠을 자는 공간이 되지만, 그래도 퇴근하고 부모님과 소소하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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