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서관을 탐방하다가 <거인의 노트>를 빌렸다. 안 그대로 다시 기록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기록을 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구체화하고 싶었다. 기록하는 것 자체는 이제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제대로 활용을 하고 있는가-질문해 본다면 확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제텔카스텐이니 제 2의 뇌니 여러가지 방법론을 대강 파악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의미 있게 실행하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오늘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조금 더 집중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다.
기록의 중요성
김익한 교수님은 학문을 통해 세상이 나아갈 방향을 열심히 공부했지만, 아무리 공부해도 막상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서 초조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치열한 고민 끝에 찾은 답이 '기록'이라고 하셨다. 이론과 실천 사이에서 방황하는 스스로를 잡아주었다고. 생각해보면 나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을 했겠지만 조금 더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된 계기가 글쓰기인 것 같다. 기록과 글쓰기를 아직은 명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할 수는 없는데, 여하튼 쓰기 위해 생각하고, 생각하기 위해 쓰면서, 그 과정에서 행동을 하면서 나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의식적 연습
*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미친 지속성'이다.
* 계획이란 시간표를 빈틈없이 채우는 일이 아니다.
* 의식적 연습. 의미 없이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 하나하나를 의식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해 가는 것이다.
계획을 위한 계획을 세웠던 적이 많은 것 같다. 하루, 일주일, 한 달, 한 분기, 상반기, 하반기, 1년, n년. 큰 목표를 세우고 작은 목표로 쪼개고.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그렇게 계획에 잡아먹여서 오히려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목적 자체는 내재화되어 있어서 중간중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작게나마 무언가 실행해보려고 노력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벼운 기록도 좋지만 행동을 위한 행동을 하지 말고 성장 일지를 작성하자.
✅ 액션 -> 성장 일지 작성하기
- 큰 삶의 목표 중 어디에 속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등.
- 템플릿 새로 만들지. 노션? 시트?
- 이전에 작성했던 8각형 다시 돌아보기. 현재 수준에서 수정할 부분 있는지. 없다면 시기에 따라 집중할 부분이 있는지. 수정하기 전에 상반기 돌아보기.
* 우리는 이렇게 하루하루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풍부한 지식을 섭취하고 싶다면 무작정 먹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잘 소화해야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돌이켜보면 최근의 독서들도 독서를 위한 독서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검은 것은 글자요, 흰 것은 종이다. 이해도 되지 않고 집중도 되지 않는데 꾸역꾸역 읽은 것들도 많다. 오늘 <거인의 노트>는 술술 읽어나갔다. 아무래도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성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관심사 기반으로만 독서를 하면 편협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무작정 읽기 보다는 특정 책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목적을 조금이나마 마음에 새기고 집어 들어야겠다.
재활용할 수 있는 메모
악영향을 미치는 잘못된 메모 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억하지 않기 위해 하는 메모
둘째, 생각하지 않는 메모
셋째, 재활용하지 않는 메모
첫째와 둘째는 괜찮은 것 같고,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부분은 셋째 '재활용하지 않는 메모'다.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와 색으로 정리하여 피와 살로 삼자.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시도해봐야 할 문제. 옵시디언을 쓰면 자동으로 카테고리화 해준다고 하는데 한번 써볼지 고민. 이전에 재활용했다고 생각되는 방식은 생각 씨앗 테이블을 구성한 것이다. 주제별로 인상 깊었던 콘텐츠나 책 구절을 정리해두어서 해당 주제로 글을 쓸 때 잘 인용할 수 있었다. 반대로 잘 재활용되지 못했던 이유는 느낌과 생각을 남겨두었는데 찾기도 어렵고 그룹짓기가 어렵다. 아래서 이야기하겠지만 통합 메모와 의식 메모를 나누어야 할 것 같고, 2차로 살펴보는 과정을 즐길 필요가 있다.
✅ 액션 -> 재활용할 수 있는 기록 방식 시도하기
내적 자산 활용하기
* 흔히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소화하기 위한 기록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만이 기록이라고 착각하지만 내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록도 반드시 필요하다.
* 우리가 성장한다고 말할 때 이것은 지적 자산을 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적인 사람 혹은 지성을 갖춘 사람은 지식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지식을 잘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거나 통찰력을 발휘하는 등의 더 큰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 내적 자산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이해력 : 지식이나 경험을 받아들여 해석하고 내 안에서 체계화시키는 능력이다.
2) 사고력 : 생각을 다양한 방향으로 깊고 넓게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이다.
3) 문제해결력 : 나에게 닥친 어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다.
4) 추진력 :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다.
5) 대인력 :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위에서 말한 내적 자산은 스스로의 삶에서든 일에서든 주요한 역량인 것 같다. 내적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멈추면 안될 것이고, 표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고, 가시화 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한다면 결국 적극적로 생각하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카뮈가 말했던 삶에서의 반항이 글이든 예술이든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일 것. 나는 어떤 식으로 반항하며 살까. 사실 이 글도 나름의 반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반항을 시도하고 유지하며 살면 좋을 것 같다.
✅ 액션 -> 무언가 창조하기. 생산자되기.
생각 이음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분류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주제를 크게 나누고, 그 각각에 대해 다시 구체적으로 생각을 이어 가는 방식이다. 둘째, 행위의 순서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뭘 하고, 두 번째는 뭘 하고, 세 번째는 뭘 하겠다'는 식으로 구성해 보는 것이다.
큰 삶의 방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해두었다. 물론 시간이 꽤 흘러서 다시 점검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남은 상반기에는 조금 더 작은 액션 리스트를 추려서 행동해보자. 일단 막 생간난 것은 부동산 공부, 독립(물리적? 정신적? 회사? 부모님?), 두려움 줄이기 (여행, 운전 등), ...
그래도 해야할 것들을 생각해보면 뜬금없게 나온 것은 아니고 이전에 작성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알게 모르게 의식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어딘가에 기록해두었단 만다라트 다시 발견. 못한 것들도 꽤 많지만 자연스럽게 태도로 갖추고 있는 것들도 꽤 느껴지는 것 같다. 신기! 조금 더 디벨롭하고,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 진행해보자.
✅ 액션 ->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 시도하기. (주간 or 스프린트 리뷰?)
✅ 액션 -> 8각형 & 만다라트 재검토. + 시기별로 집중할 수 있는 것 구분해보기.
* 나는 성찰이라는 말이 조금 거창하게 느껴져서 '자기와의 대화'라고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한다.
*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 보는 것이 곧 자기와의 대화다. 삶이 무의미한 것 같고 자기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불안하고 억울하고 무기력하다면 기록을 통해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해 보자. 자유는 자기를 만나야 시작된다.
이 문장을 보고 상반기 루틴은 '나와의 대화'로 정했다. 당연히 논리적으로 대화하면 좋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두서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너무 정리 강박을 느끼지 말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로 대화를 시작해보자. 오늘 발견한 나는 한동안 생각 없이 휩쓸리듯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방향성을 생각하면서 작게 행동하고 있었음을 느꼈다. 나에게 너무 박하게 대하지 말자.
정말 하고 싶은 것
* 일하기 싫은 진짜 이유를 찾아라
나도 일을 나름 좋아하는 편이고, 일에서 보람과 성취를 느끼는 편이다. 다만, 일로만 나를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한 조직에서의 일과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회사를 벗어나고 싶었던 적도 있고 지금도 종종 튀어나오지만,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얻은 것이 너무 많고 앞으로도 많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에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지만.
만약, 돈이 많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예전에도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놀고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역시 일은 중요하다. 모든 일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 있는 일. 아직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내 가능성을 실험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그 과정이 일이 아닐까 싶기도. 그렇다면 지금 어려워하는 리더십도 잘하면 좋은 일이 될 수도. 답답하더라도 그냥 회피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 결과를 받아들이자. 지금까지 그랬듯이 어려움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가능성
* 열심히 노력해서 못했던 걸 잘하게 된 경험은 있는가?
* 이처럼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일은 인생에서 자유의 영토를 넓히는 과정이다.
* '나는 그거 못 해'라고 스스로 정해 놓는 사람이 되지 말자. (...) 우리는 벽 앞에서 비겁해지기 쉽다. 그냥 살던 대로 살자고 안주하게 된다. 심지어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회피하고 싶어진다.
* 자유의 영토를 넓혀 가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부지런하게 움직이자.
* 한계를 뛰어넘는 기록의 힘. 내가 못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적어 보라. (...) 이 중에서 이건 정말 잘하고 싶다는 욕망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완성된 단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아가는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 그 과정에서 불안과 낙담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지라도 인간으로서 당연한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것. 부정을 회피하지 않는 것. 그럼에도 긍정을 잘 유지할 것. 무언가 흐릿하게 잡힐 것 같은 생각이 아쉽게 흐트러질 때, 다시 잡을 수 있는 명확한 표현이 반가운 것 같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장기적인 목표를 갖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방향성은 갖추고 그 길을 위하여 성실하게 나아가되, 만약 성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원하지 않는 위치에 놓인다고 하더라도 침잠하지 말자는 의미다.
내향적이라서, 겁이 많아서 등등 회피적인 말을 방패삼아 잘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도전해보자. 이전에 낯선 사람들에 대해서 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대감이 생겼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분명히 바뀌었다.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나의 한 단면이다.
1. 여행 가보기. 비행기를 무서워하니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여행지 가보기. 제주도. 예전과 달라졌을 수도. 새로운 나 발견하기.
2. 운전하기. --> 가장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것. 연수받기.
3. 창작하기. --> what? how?
기타 > 피아노, 외국어(영어, 중국어), 깊은 관계, 리더십, ....
✅ 액션 -> 두려운 것 시도하기. 여행가기. 연수받기.
✅ 액션 -> 내가 의미 있게 보았던 콘텐츠 분석하기. 왜 가치를 느꼈나. 훔친 책, 할미아트 등.
나누기
* 기록은 나눌수록 확장된다
* 기록학자로 25년을 살아온 나에게 기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첫째, 자신의 욕망을 찾는 것.
둘째, 나의 욕망을 타인과 나누는 것.
* 단순히 글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욕망을 찾는 것은 잘 이해했다. 앞으로 강화시켜야 할 부분은 타인과 나누는 것. 이 부분에서 게을리 했던 것 같다. 이전에 요즘 IT에서도 기고 제안을 받았지만 결국 제때 기고하지 않아서 흐지부지 되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 이것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핑계. 핑계가 아닐 수도 있지만... 여하튼 나만 생각하지 말고 타인을 위하여 기록하는 것도 의식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무엇이든 단계가 있는 법이니 너무 자책하지는 말고, 지금까지 나의 욕망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면 앞으로의 묙포는 타인과 나누는 것으로 삼는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타인과 나눌 때는 나와의 대화처럼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가독성과 목적성을 잘 갖추어야 한다는 것.
요약하기
*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록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기억하려고 하거나, 기록한 것으로 실적을 남기거나 혹은 역사에 자신의 기록을 남기겠다는 목적을 가진다.
* 요약은 기억을 압축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제 길을 가다가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고 해 보자. 그 순간 나는 '나뭇잎이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 경험을 기록한다면 뭐라고 적을까?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고 마치 나뭇잎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라고 적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학자인 나라면 '나뭇잎의 말'이라고 기록해 놓을 것이다.
이 짧은 한마디에는 내가 나뭇잎을 본 순간의 느낌과 감정 증 공감각적 이미지가 모두 들어 있다. 그 경험을 최대한 짧은 말로 압축해 새롭게 창조한 것이다.
* 메모를 다시 정리하라고 하면 베껴서 옮겨 쓰는 일로 착각하지만 메모를 옮겨 적는 과정에는 반드시 '생각'이 필요하다. 만능 노트에 경험한 것을 툭툭 적어 놓았다면 정리 노트에는 그 소재들을 종합해서 정리한다.
'나뭇잎의 말' 인상 깊은 구절이다. 사실 이 글도 슬프게도... 소유적적 실존 양식이 발휘되고 있는 듯 하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요약, 함축, 키워드.
✅ 액션 -> 정리 노트. 키워드로 함축하는 연습하기.
요약 노트
- 실행과 측정. 성장일지 작성. 큰 목표와 작은 실행.
- 재활용할 수 있는 메모, 내적 자산 활용하기, 내재화, 생각
- 인생에서 자유의 영토 확장, 두려움 극복하기, 새로운 나 발견, 가능성 탐색
- 타인과 나누기, 생산하기, 적극적 반항 (카뮈의 표현 차용)
- 요약하기, 만능 노트와 정리 노트, 정리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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