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글. 바빴다고 한다면 핑계일 것이다.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보낸 시간들도 많았고, 출퇴근 시간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무엇을 읽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글을 뒤적거리기도 했으니까. 시간을 내서 생각을 기록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시간이 있었다. 글을 쓰지 않기로, 생각을 적어두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내 판단이었다. 후회는 하지만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으니 일주일 만에 다시 자음과 모음을 나열하여 지금 이 시간에 나를 남겨보기로 한다.
최근 다시 주언규 PD님의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봤던 콘텐츠였지만 지금 이 시기의 나에게 딱 맞는 일침이 다시금 새겨졌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껏 쌓아온 노력들을 깨부수는 휴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꾸준히하다가 폭식을 하는 것, 돈을 모으는 것이 목표인데 돈을 펑펑 쓰는 것,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도 술을 마시며 머리를 비우는 것 등. 휴식이라는 것도 목적성이 있어야 에너지를 충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위와 같은 휴식은 오히려 목표에 역행하는 휴식이라고 했다.
사람은 항상 달릴 수 없다. 영원히 뛰다가는 금세 죽을 수 있다. 당연히 걸어가거나 너무 힘들면 앉아서 쉬어갈 때도 있어야 한다. 휴식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어쩌면 더 몰입할 수 있었음에도 몰입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이 나름의 휴식이 아니었을까. 잠깐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 물론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기록을 멈췄었다. 귀찮기도 했고, 정말 피곤해서 더 오래 자고 싶기도 했다.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날아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내 정신과 육체에게는 나름의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내가 쌓아온 것을 무너뜨린 것은 아닐지 돌아보게 된다. 요새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 책도 예전보다 더 읽었고, 매일 꾸준히는 아니지만 과거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글을 써 온 시간이 훨씬 많음에도 왜 더 기록하는 것이 어려워졌을까. 또 너무 잘 쓰려는 강박이 생겨서 역행한 것일까. 아니면 너무 뛰어난 사람들의 글을 보자니 내 글이 너무 형편없음을 느꼈기 때문일까.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잘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생각한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정해져있다. 좋은 것들을 배우고,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일. 행동은 오로지 하나다. 부러워만하거나 내 실력만 탓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없다. 휴식은 물론 좋다. 그러나 쉬어가는 것은 더 나아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옆을 바라보거나 뒤를 바라보거나, 혹시 이상한 곳으로 걸어가지 않도록 내 마음과 정신을 바로 잡아야겠다. 혹시나 내가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는 휴식을 하지 않는지 계속 돌아봐야겠다.
문제되는 상황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일침을 해주는 능력도 너무나 부럽다. 나도 문제를 명확히 분석하고 좋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자. 그 피드백은 스스로에게 제공하는 것이 먼저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나아진다면 다른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그냥 갑자기 생각났는데, 어쩌면 GPT에게 피드백을 계속 요청했던 것이 습관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조금 더 좋은 글을 작성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피드백을 받았지만 당연히 짧은 시간 동안 작성한 글이 논리적이고 기승전결이 완벽한 글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게 목표도 아니었고. 매번 사례가 너무 적다, 글이 논리적이지가 않다, 다양한 내용이 혼재되어 있다는 등의 피드백을 받아서 낙담을 했고, 그 결과 회피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논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일단 1일1주저리를 하는 이유에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해보자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렇게 깨달았으니 한동안은 목적이 있는 글이 아니라면 굳이 피드백을 받지는 말자. 엉터리처럼 보여도 그 엉터리가 내 자신이라면 끌어내보자.
참고
https://youtu.be/YPP8nIElNiU?si=Q0RZR_16z3enIBH4&t=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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