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새로운 경험은 독서 모임이다. 지난달 글쓰기 챌린지를 완료하고 나서 새로 가입한 모임이다. 최대한 가까운 곳을 찾다가 위례에 있는 독서 모임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참가해 보았다. 독서 모임이지만 오늘의 주제는 글쓰기 모임이었다. 요즘 너무 바빠서 책을 잘 못 읽고 있던 터라 독서 모임이었다면 참여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 같은데, 글쓰기는 책을 읽지 않아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빠른 모임으로 신청을 했다.
모임에 참여한 이유는 다양하다. 너무 내 세계에만 갇혀있지 않고 더 많은 세계를 접하면서 내 세상을 확장하고 싶기도 했고, 혼자 습관 만들기를 하면서 계속 실패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같이하면 더 꾸준히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멘토링 프로그램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통 능력을 키우고 싶기도 했다.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도 있었다. 다행히 집 근처의 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모임을 발견하게 되어서 신청했다.
오늘의 주제는 '행복은 선택'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꽤 많은 고민을 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주제였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1시간 15분 동안 글쓰기를 시작했다.
행복 짓기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마 세상에 있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정의가 나올 것 같다. 행복의 의미야 무궁무진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행복하지 않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지만, 지금의 삶이 행복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할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행복은 좋지만 가지기 어렵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몇 년 전에 심하게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일을 하고 돈도 벌고 육체적으로 딱히 힘든 것은 없었던 것 같은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었고 인생이란 무엇인지, 왜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렇게 행복하지 않을까 계속 땅을 팠다. 그러다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일기는 감정 쓰레기통과 같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 자기 비하 등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적었던 것 같다.
꽤 오랫동안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다가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는 생각에 책도 읽으며 습관 만들기를 시작했다. 그때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준 콘텐츠를 발견했다. 유시민 님은 삶에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의미가 없는데 의미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불행해진다고 했다. 아, 내가 없는 것을 찾으면서 쓸데없이 우울했구나. 그냥 몇 줄의 말이었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구원의 말이었다. 사실 이것 외에도 많은 것들이 맞물려 깨달음을 얻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 뒤로 의미와 행복에 대하여 생각을 바꾸었다. 찾을 수 없다면 만들기로.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된다고 했던가. 그전까지는 매일 삶이 똑같아서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사고를 바꾸고 난 후에는 일상 속에서도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알게 된 감사 일기도 쓰고 있었는데, 억지로라도 매일 감사일기를 작성하니 손가락과 발가락도 달려있고 맛을 느낄 수 있는 혀가 있음에도 감사하기 시작했다. 사실 너무 적을 것이 없어서 적었지만 적고 보니까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그리고 자기 발견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하면서 나름의 삶의 비전도 정해볼 수 있었다. 그전까지 얼마나 편협하게 살고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충분히 행복한 환경에 살고 있었는데, 시야가 너무 좁아서 그림자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성장을 위하여 루틴과 글쓰기 습관 만들기는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물론 장기간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태도도 어느 순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에 더 신경을 쓰고 우울했지만, 지금은 작아도 이룬 것이 있고 무언가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에 더 감사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예전에는 실패가 너무 두려웠지만, 지금은 도전도 하지 않아서 실패조차 없는 삶이 더 안타깝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너무 내 인생만 생각하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 주변 동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건 아직 많이 부족해서 더 노력을 해야 하지만.
태도가 바뀌니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사람인 이상 항상 기분이 좋을 수는 없고 주기적으로 우울한 시기가 찾아오지만, 확실히 금방 빠져나올 수 있게 된 것 같다. 너무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도 행복한 삶이라고 느낄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변화다. 지금은 항상 행복해야 행복한 삶이라는, 이룰 수 없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때로는 실패, 슬픔, 화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도 포함한 희로애락을 느끼는 삶 자체도 충분히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더불어 기록하는 글도 부정적인 감정에서 미래에 대한 노력과 기대로 바뀌었다. 윈스턴 처칠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긍정주의자인데, 다른 주의자가 돼 봤자 별 쓸모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려고 한다. 오늘도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에 대하여 어렵지만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지금 마시는 라떼도 고소해서 소확행.
무엇을 적을까 생각이 잘 나질 않아서 원래라면 GPT도 주제를 고도화 시키고, 관련 콘텐츠도 보면서 살을 붙여갔겠지만 시간의 한계가 있어서 그냥 지금 쓸 수 있는 수준의 글로 마무리를 했다. 목차도 없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그래도 적고보니까 또 지금 꽤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글의 내용 또한 수준급이었다. 글을 적고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돌아가면서 의견을 내었는데, 같은 글을 보았지만 깨달음이 남달랐다. 역시 나는 '좋았다' 수준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표현력이 안타까워 했다. 그래도 모임을 지속적으로 나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우고, 계속 말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부족하면 배우면 되니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죽음을 소재로 행복을 이야기했던 글인 것 같다. 죽음은 보통 부정적이고 피하고 싶어하는 주제다. 죽는다는 것은 고통이고, 두려움이니까. 하지만 역설적이게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하면 더 가치있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공감했다. 나도 종종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고민이 될 때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평생 했을 때,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지를 생각해봤던 것 같다. 그리고 후회한다고 생각하면 하거나 하지 않거나-로 결정을 했었고 지금도 그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빠르게 고민하고 행동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후회도 하지만 이미 흘러간 시간은 잡을 수 없으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제 안다. 또한 살면서 후회가 없을 수 없다는 것도. 지금까지 밝은 미래만 목표로 잡았지만,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행복이라는 같은 주제로 글을 시작했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이 신기했고, 약 1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쓰여진 글이라니 신기했다. 나는 상상력과 표현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감이 생생히 느껴지는 굉장히 디테일한 묘사와 세계관까지 설계한 글을 보고 놀랐던 것 같다. 너무 '나'만 반복하는 내 글을 보니 조금 창피한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임에 나와서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자체로 충분히 오늘을 발전적으로 보냈던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지금 이 글도 오늘의 성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기록해 둔다.
새롭고 좋은 경험을 했고, 남겼다. 시간을 흘려보내기 않기 위해서 다시 부지런히 기록을 시작하자. 한동안 또 일이 바빠져서 개인 생활을 놓치고 있었지만 더 적극적으로 내 삶을 만들어가자. 마무리는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바꿔준 좋은 콘텐츠로!
https://www.youtube.com/watch?v=it9Loy2FP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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