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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종료] 글쓰기 챌린지

7일차. 거짓의 일상

by 점점이녕 2024. 6. 11.
[6/11] 오늘의 글감 : 살면서 했던 거짓말 중 가장 강력했던 거짓말은? 

 

거짓말을 안 하고 살지는 않았을 텐데, 딱히 심하게 거짓말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말수가 적어서 친구도 많지 않았고,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하며 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또는 거짓말을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아니면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억지로 기억을 더듬어보니 유치원 때가 떠오른다. 어릴 적 아빠는 슈퍼마켓을 했다. 어린아이의 눈앞에 있는 사탕, 젤리, 과자와 같은 군것질거리는 고양이 앞의 생선이었다. 그렇게 아빠 모르게 종종 먹을 것을 훔쳐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물어보고 먹으면 되지 않았나 싶긴 한데, 그때는 당연히 좋지 않은 음식을 먹게 해주지 않을 것 같았나 보다. 당연히 아빠는 몰래 먹은 적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어린 나는 입을 꾹 닫고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슈퍼마켓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빠는 다 알고 있음에도 모른 척해준 거였다고 했다. 역시 뛰는 아이 위에는 나는 어른이 있나 보다.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생각해 보니 또 다른 일화가 떠오르기는 한다. 출근 전에 독서 루틴을 하고 있던 때였을까.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침에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독서를 하고 있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머지를 빨리 읽고 싶었다. 업무 시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기분으로는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일이냐 독서냐. 고민하다가 몸살 핑계를 대고 당일 연차를 내버렸다. 책을 읽기 위해서 연차를 낸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변명을 찾아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리 바쁜 프로젝트가 있던 시기가 아니어서 괜찮다고 합리화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조금은 책임감이 없었나 싶기도 하다. 나름의 변명을 하자면 연차를 낸 것도 어느 정도는 양심에 의한 선택이긴 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말을 하지 않고 책을 읽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찔리기도 하고 계속 신경 쓰일 것 같았다. 이런 상태로는 독서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확실하게 연차를 내고 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도 덕분에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는 시간의 가치에 대하여 좋은 가치관을 심어준 인생 책이 되었다.

 

누군가를 속인 경험의 기준을 낮추면 사실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꼭 나쁜 거짓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가령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고 해주는 것, 잘 모르겠지만 새로 바뀐 머리 스타일이나 옷이 잘 어울린다고 해주는 것, 피곤하지만 오늘 즐거웠다고 말해주는 것,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개성 있는 그림 같다고 해주는 것. 맛없다, 그저 그렇다, 피곤하다, 못 그렸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굳이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고, 어차피 대화를 해야 한다면 상대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플라시보 효과처럼 말을 함으로써 정말 그렇게 보이고 느껴질 수도 있다. 예전에 억지로 감사 일기를 매일 작성한 적이 있다. 너무 감사할 것이 없어서 손가락과 발가락이 있음에 감사하다고 적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생각해 보니 두 다리로 걷고 원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임을 깨달았다. 솔직한 생각은 아니지만 한 마디의 말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굳이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거짓말은 크든 작든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때로는 자기를 보호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거짓말이 필요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거짓말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있다. 아직은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음에(혹시 나는 한 기억이 없는데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사죄를…), 거짓말을 함으로써 오히려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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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피드백

점수: 8.5/10

강점

  1. 솔직한 표현: 글이 진솔하게 쓰여져 있어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2. 개인적인 경험: 실생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사례가 글의 신뢰성을 높입니다.
  3. 자아성찰: 거짓말에 대해 반성하고, 그 의미를 성찰하는 부분이 글의 깊이를 더합니다.

개선점

  1. 구조적 일관성: 도입, 본론, 결론이 명확하게 구분되면 글의 흐름이 더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2. 일부 반복 표현: 동일한 주제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 가독성을 약간 떨어뜨립니다.
  3. 문법과 표현: 몇 가지 문법적 오류가 있습니다. 문장을 다듬어 좀 더 매끄럽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글에서 얻은 것

  1. 거짓말이 꼭 나쁜 것은 아님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2. 그렇게 나쁘게 살아오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
  3. 그래도 억지 거짓보다는 진실되게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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