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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확장하기/독서

컨셉 언어 수업

점점이녕 2025. 10. 17. 21:44

 

 

회사에서 월 1회 진행하는 독서모임을 하는 날이었다. 이번 책은 컨셉 언어 수업이다. 원래 4명이 모이기로 했지만 한 분이 일이 많은 관계로 3명만 참여하게 되었다. 발제문 만들기에 당첨되신 분이 5개 정도의 질문을 만들어오셔서 이번에도 유익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업무로만 소통할 때는 몰랐던 한 사람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접할 때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그러다가 또 업무 환경으로 돌아가면 다시 새로운 사람을 보는 것 같지만 ^^;

 

첫 번째 질문은 이 책을 선택할 때 가졌던 기대와 부합 정도였다. 모두의 생각이 일치했다. 모호한 생각을 명확하게 바꾸고 싶다, 일상적으로 대화를 잘 하고 싶다는 니즈를 가지고 읽었지만 내용은 비전을 설정하는 내용이 주라서 살짝 기대에 일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모든 책상과 가정에 컴퓨터를', '제3의 장소' 등 사람들을 이끄는 문장들. 오히려 많은 의미를 담아야 해서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결과론적인 문장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상에는 분명 좋은 문장들이 많았겠지만 성공한 기업이나 인문들의 말이 유명해지는 것처럼. 기대에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언어어 단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이해했다는 것에서는 서로 공감했다.

 

두 번째 질문 '많은 예시들 중 가장 인상 깊은 비저너리 워드'. 나는 세상의 온도를 높인다 어쩌고를 말했었다. 사실 비저너리 워드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 워드에 담긴 철학이 좋았기 때문이다. 비싼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소한 상품에서 가치를 찾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여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의 운영 철학. 별볼일 없는 것을 볼일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다른 분은 명확한 언어가 좋다고 하셨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라디오' 등등. 확실히 선호하는 워드를 보면 그 사람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분은 HR팀으로서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누구나 납득 가능한 명확함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질문은 '말의 힘. 명명을 통해 모호함을 명확함으로 바꾼 예시'였다. 사실 질문만 보았을 때 딱 떠오르는 것은 없었는데, 한 분이 '중꺽마'라는 단어를 말씀하시면서 이 말로 인하여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내려는 태도의 중요성과 스스로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셨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소확행'이 생각났다. 그 이전에는 행복은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마시는 커피와 사소한 대화도 행복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독서 모임은 이러한 확장성이 좋다. 책만 읽었을 때는 별 생각 없었던 주제와 문장들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서 새롭게 다가오고 의식을 확장하는 것 같아서.

 

확장 질문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명명이 필요한 개념은 무엇'이었다. 너무 익숙한 것들을 문제로 인식하는 것도 많은 노력을 요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바뀌고 나서야 인식했던 경험이 많았던 것 같다. 한 분은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로 애완견, 애완묘를 조금 더 가치 있는 생명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 분은 유기견, 유기묘에 관심이 많으셨고 비전을 이야기하실 때 그러한 부분에서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나는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있었나 머쓱했다. 여하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출산율'과 '출생율'이 떠올랐다. 어떤 기사에서 출산율이 여성을 너무 아이를 낳는 기계처럼 느끼게 한다고,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처럼 느끼게 해서 '출생율'로 변경했다는 것을 보았다. 사실 그 전까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누군가가 문제를 의식하고 노력하여 바꾸고 있는 행태를 보고서야 문제를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바뀐 것 말고 바뀌지 않은 것 중에서도 떠올려보려고 했지만 잘 생각나지 않았다. 음...어휘력을 역시 늘려야겠다.

 

아무래도 회사 동호회다보니 이 질문에서는 조직에 관한 경험도 많이 나왔다. 회사에서 '인테그리티 하다'는 것을 굉장히 주요한 인재 역량으로 여긴다. 생각과 말이 일치하는 상태.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모르는 이 단어는 성과나 역량 리뷰를 할 때 항상 등장한다. 그런데 상위 리더분들 단에서도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생각하여 맞춰가는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했다. 가령 나쁜 마음을 가지고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이 인테그리티한 것인가. 이건 나도 물어본 적이 있는데 인테그리티에 따르면 그렇다고 한다. 물론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뒤에서 사람들을 속이며 조직 문화를 검에 물들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니, 핏이 적절하지 않음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관계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맞는 말이라고 생각은 했다. 또 다른 사례는 '-님'이라는 호칭이다.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씨', '-선배'라고 불렀다는 라떼 이야기를 했다. 호칭이 낯간지러워서 말을 잘 걸지 못했다는 내용도 덧붙이면서. 그 때 CTO님이 새로 입사하여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는데, 초반에는 역시나 어색했지만 지금은 수평적인 호칭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단어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그 언어와 말이 주는 힘이 정말 잘 느껴지는 사례가 아닐까. 

 

네 번째 질문. '백캐스팅을 통한 실현 가능한 컨셉 언어 만들기'. 이건 실습 문제였는데 시간상 진행하지 못했고 그냥 이야기를 나누며 과제로 해보자고 나누었다. 나는 얼마 전에 자립을 위한 백캐스팅을 해본 것 같아서 그 액션들을 살짝 돌아보는 시간으로 가졌다.

 

다섯번째 질문. '컨셉 언어를 통한 나의 성장'. 각자의 비저너리 워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앞서서 같은 주제로 소통을 했었다. 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늘 생각하던 비전을 말했다. 한 분이 목표가 아니라 과정같다고 하셔서, 딱 그것을 위해서 만든 비전이라고 말씀드렸다. 늘 그랬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비전으로 설정해버리면 그것을 달성한 후에 공허함과 또다른 목표를 찾아서 헤매는 막막함이 따라오는 것 같아서 애초에 달성할 수 없는 비전을 설정하고자 했다. 달성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질문을 해주셔서 나도 다시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의 목적은 위에서 적었 듯 유기견과 유기묘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여를 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빠르게 은퇴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등.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백캐스팅을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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