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한다, 고로 존재한다
에디토리얼 씽킹 본문
에디토리얼 씽킹, 창조, why, 질문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
책에서 이렇게 에디토리얼 씽킹을 정의한다.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핵심적인 메시지가 결국 나만의 관점을 가져야 좋은 재료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에디토리얼 씽킹은 골든 서클인 것 같다.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 이론은 사람들이나 조직이 영감을 주는 방식을 설명하는 프레임워크이며, 업무를 하든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선택과 행동을 하든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지침이 되고 있다. 골든 서클은 세 개의 동심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안에서 밖으로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 Why (왜) : 목적, 신념, 존재 이유 →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How (어떻게) : 차별화된 방법, 과정→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잘 하는가?
- What (무엇) : 제품, 서비스, 결과물 →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실행한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왜 하는지 명확한 이해에서 출발하면 의미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것 같다. Why에 대한 기반이 잡혀있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황하게 될 수 있다.
철학자 에릭 호퍼는 『길 위의 철학자』에서 이렇게 썼다. “언어는 질문하기 위해 창안되었다. 대답은 투덜대거나 제스처로 할 수 있지만 질문은 반드시 말로 해야 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첫 질문을 던졌을 떄부터였다. 사회적 정체는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질문을 할 충동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 나는 이 아름다운 문장을 내 식으로 변형해 마음에 품고 있다. “에디터가 에디터다운 것은 질문을 던졌을 때부터다. 에디터의 커리어적 정체는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질문할 충동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
가장 의미있는 구절을 뽑자면 이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질문은 결국 Why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궁금증이 있어야 그에 따라 나만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으니까. 목적, Why, 질문하기 등 다양한 책에서 다양한 언어로 자기만의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지만, 언어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동일하다. 결국은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그러나 나답게 산다는 것이 남들이 살지 않은 방법이 아니라 누군가 걷던 길을 따라가더라도 나만의 발자국은 다르게 찍는 정도로도 나답게 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창조’, ‘창의력’과 같은 단어를 생각하면 전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야 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꼭 발명이 아니라 나만의 발견 속에서도 의미와 가치는 창출될 수 있다. 그동안 개인 브랜딩에 대해서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콘텐츠를 본다면 그것들 역시도 재료는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출발했음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조나단 베르텡의 인상주의 사진전에 다녀왔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사진을 해석하고 피사체를 감각적으로 담아낸 것이 꽤나 인상 깊었다. 누군가의 ‘색’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조나단 베르텡이 ‘인상주의’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술 사조다. 대표 화가로는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전까지 그림은 종교화, 신에 대한 이야기, 완벽한 인체 구조와 구도가 중심이었지만 인상주의에서는 그러한 그림의 정의에서 탈피하여 빛과 색의 변화를 포착하고 일상을 감각하는, 즉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버렸다.
이전까지 피사체가 흔들리게 찍혀 알아볼 수 없는 사진은 망한 사진이라고 생각했지만, 조나단 베트렝의 사진에서 놀라웠던 것은 이런 ‘제대로된’ 사진에 대한 내 정의를 깨부쉈다는 데 있다. 너무 흔들려서 얼굴이 날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고, 의도적으로 얼굴이 잘린 구도의 사진도 있었다. 사실 피사체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는 것들도 많았지만, 꼭 모든 것을 알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냥 직관적으로 예쁘다고 느꼈기 때문에. 자기만의 삶의 철학을 가진 사람들의 산출물은 새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전에 없던 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색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막막했던 질문에 대하여 조금은 기대감 생기는 것 같다.
생략의 중요성
책에서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하여 12가지 범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목차 그대로.
- 재료 수집 : 가능성을 품은 재료 찾고 모으기
- 연상 :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 범주화 : 유사성과 연관성 찾기
- 관계와 간격 : 목적에 맞게, 적정 거리 조정하기
- 레퍼런스 : 새로움을 만드는 재배치, 재맥락화
- 컨셉 : 인식과 포지셔닝을 위한 뾰족한 차별점
- 요점 : 핵심을 알아보는 눈
- 프레임 : 입장과 관점 정하고 드러내기
- 객관성과 주관성 : 주관적인 것의 힘
- 생략 : 군더더기를 알아보고 배제하는 판단력
- 질문 : 좋은 질문을 만드는 법
- 시각 재료 : 메시지와 비주얼 사이의 거리 감각
나는 어떤 부분에서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질문과 재료 수집, 연상 등 목적성을 갖추는 부분에서는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Why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어떻게 보면 직업병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기획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그 방향성과 중요도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하며, 같이 협업하는 사람들을 설명하기 위하여 논리적으로 생각을 구조화해야 한다. 그러나 약점은 ‘생략’이었다.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보에 대한 소유욕 때문일지 버리는 것을 잘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작은 의문이라도 사전에 방지하지 위하여 논리를 계속 쌓아가는 과정에서 살이 많이 붙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알고 있다. 많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핵심을 알아보고 불필요한 것을 더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것을.
생략은 첨가보다 용감하고 힘 있다.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은 극악무도할 정도로 어렵다. … 명확한 아이덴티티, 일관된 맥락과 서사, 날렵한 각을 가진 이들은 ‘무엇을 하지 말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졌고, 자기만의 대답을 가지고 있었다. 일에서도, 삶에서도 그랬다. 생략은 때떄로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주장, 초대장이자 질문이 되기도 한다.
앞서 목적과 왜에 대한 이해가 강점이라고 했고, 그에 따른 실행도 많이 해보았지만 무언가 계속 흐릿하다고 생각된 이유는 생략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면서도 그 다양함의 범위는 구성이 되어 있어야 했지만, 조금은 난잡하지 않았을까. 결국 살짝씩 발만 담그는 정도로 실행하게 되었고, 해야할 것들은 많지만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해서 낙담하게 되었던 것 같다. How, What에서 방황했던 경험이 찔렸던 문장들.
생각보다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기분이 속는 사람이 많다.
미술 관련 지식을 줄줄 쓰면 열심히 공부한 성실성을 자랑할 수 있겠지만, 이는 원래의 목적과 거리가 멀다.
조금 더 단단한 판단력과 실행을 갖추기 위하여 앞으로 생략하는 연습도 꾸준히 해야할 것 같다. 사실 흘러가는 생각들이 휘발되는 것이 아쉬워서 구구절절 든 생각을 모두 기록해둘까도 했지만, 생략을 잘 하자면서 두서없이 글자만 나열하는 것이 목적에 맞는 행동은 아닌 것 같아서 여기서 줄여야겠다.
생각 거리
1) 나는 무엇을 ‘수집’하고, 어떻게 ‘편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매일같이 무언가를 마주하고, 선택하고, 흘려보낸다. 수많은 정보와 감정, 사람과 장면, 그 모든 것은 나의 시선을 통해 수집되고 배열된다. 중요한 건 얼마나 모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내는가이다. 나는 지금, 나의 하루와 삶을 스스로 편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 질문
- 나는 어떤 종류의 ‘재료’를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수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정보, 이미지, 대화, 습관, 감정 등)
- 나는 내 시간, 감정, 언어, 관계를 의식적으로 편집하고 있는가?
- 지금 내 삶과 일상은 내가 ‘편집한 결과물’인가, 흐름에 떠밀려 구성된 우연인가?
- 책 내용
- “만약 당신이 동일한 성질이나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러 사물을 수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수집하겠는가? 그 수집 행위 혹은 결과물이 어떤 주장을 담아야 한다고 상상해보자. 어떻게 수집하겠는가?” [p45]
- “의미로 거듭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재료를 알아보는 힘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 ‘사소한 재료에 숨어 있던 메시지를 어떻게 발견했을까? 어떤 맥락으로 의미를 빚어냈을까?’라고 질문하는 편이 에디터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에 보탬이 된다.” [p54]
- “사물, 뉴스, 정보, 데이터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어떤 관점의 이야기는 여전히 드물고, 여전히 귀하다. 그런 이야기를 품은 재료를 발견하는 눈을 갖고 싶다면 훈련해야 한다.” [p54]
- 생각 방향
- 우리는 흔히 수집을 ‘외부에서 무언가를 모으는 행위’로 생각하지만, 그 수집의 기준은 내 안의 감각과 취향, 세계를 보는 시선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수집하는 재료들은 나의 인식 구조를 반영한다.
- 나다움은 선택의 누적이 아니라 편집의 흔적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맺고 있는 관계, 머무는 장소, 사용하는 언어들은 결국 모두 편집의 결과물이다.
- 과잉된 정보 속에서 의미 있는 재료를 수집하는 능력은 결국 ‘무엇을 수집하지 않을 것인가’와도 연결된다. 지금 나는 어떤 재료를 선택적으로 거르고, 어떤 것을 의미 있게 붙잡고 있는가?
- 지금 내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사람, 정보, 습관, 언어—이 모두는 내가 의식적으로 편집한 결과인가? 아니면 주어진 흐름의 조합일 뿐인가?
2) 에디토리얼씽킹을 잘 한다고 느꼈던 콘텐츠가 있다면?
우리는 때때로 어떤 콘텐츠를 보며 “이건 정말 잘 만들었다”는 감탄을 하곤 한다. 단순히 정보를 담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정보가 어떻게 배치되고 해석되었는지, 의미가 어떤 방식으로 촘촘히 설계되었는지가 느껴질 때다. 그 감각은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의 힘이다.
- 질문
- 내가 ‘에디토리얼 씽킹이 인상 깊었다’고 느낀 콘텐츠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가?
- 그 콘텐츠는 어떤 편집과 구성, 메시지 전달 방식이 특히 강하게 기억에 남았는가?
- 나는 왜 그것을 ‘잘 편집된 콘텐츠’라고 느꼈을까? 감각인가? 명료성인가? 여운인가?
- 책 내용
- “에디토리얼 씽킹의 인간화 사례 ‘The Kiffness’” [p32]
-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 사이의 거리와 간격이 자신의 기획 의도에 맞는지 감각할 줄 아는 가늠자가 있는가 없는가가 훨씬 중요하다.”[p211]
- 생각 방향
- 잘 편집된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서술 방식이다.
- 음악, 영상, 뉴스레터, 전시, 브랜드 스토리… 그 중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콘텐츠는 어떤 리듬으로 나를 사로잡았는가? 정보의 배열, 이미지와 문장의 간격, 여백의 크기, 혹은 감정의 연결 방식에서 어떤 설계가 있었는가?
- 에디토리얼 씽킹은 단순한 정리나 미적 구성보다 더 깊은 ‘의도된 연결의 예술’이다. 정보와 감정, 의미가 어떻게 배치되었기에 그 콘텐츠가 나에게 영향을 미쳤을까?
- 내가 감동받았던 콘텐츠는 결국 내가 지향하는 편집자의 모습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그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훈련하고 있는가?
3) 주어진 환경은 나를 어디까지 결정하는가?
인간은 ‘주어진 것’과 ‘선택한 것’ 사이를 오가며 자기 삶을 만들어간다. 국적, 가족, 성별, 계층처럼 바꿀 수 없는 조건은 나의 일부가 되지만, 그 위에 어떤 의미를 새기고 어떻게 편집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나는 내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는가, 다르게 배치하는가, 완전히 다른 식으로 재구성하는가?
- 질문
- 나는 어떤 환경(가정, 문화, 교육, 시대 등) 속에서 자라났고, 그것은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 그 영향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는 어떤 관점, 어떤 선택, 어떤 행동을 해왔는가?
- 지금의 삶은 내가 선택해 만든 배치인가, 주어진 틀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결과인가?
- 책 내용
- “둘째에게 첫째는 주어진 환경이다. 국적, 성, 인종, 피부색, 체형처럼 생후 1일주터 그냥 주어지는 삶의 조건이자 자아의 거푸집 같은 것. 둘째는 첫째와 상호작용하며 취향, 관심사, 인격의 밑그림을 그린다. 만약 언니가 말수가 적고 차분한 어린이였다면 나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쓰는 사람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p12]
-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배치 … 주체성이 원래 내재된 것이 아니라 배치의 결과로 드러나는 것이라니! 배치를 바꾸면 존재가 바뀌다니!” [p34]
- 생각 방향
- 주어진 조건은 나의 출발선이지, 운명의 결정체가 아니다. 환경이 만들어준 방향이 있다면, 내가 거기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려 한 흔적은 무엇이었는가?
- ‘존재는 배치의 결과’라는 말처럼, 같은 재료라도 다르게 배치하면 다른 정체성이 된다. 나는 지금 내 주변의 환경(직장, 관계, 역할)을 어떻게 배치하고 있는가?
- 이 책을 읽고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는, 내 삶의 문장을 다시 쓰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아닐까?
- 나를 규정짓는 과거의 환경에서 벗어나려는가, 화해하려는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가 — 지금 나는 어디쯤에 있는가?
4) 창조성이란 결국, ‘편집력’인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창조성을 갉아먹는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말한다. 창조란 처음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르게 보고, 엮고, 배치하는 능력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내 안의 재료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편집하고 있는가?
- 질문
- 나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려 하기보다, 이미 가진 것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가?
- 내가 가진 일상의 재료들(단어, 이미지, 생각, 감정, 경험 등) 어떻게 다시 엮어내고 있는가?
-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편집력’이라는 감각으로 다시 정의한다면, 나는 얼마나 창조적인 편집자인가?
- 책 내용
- “이제 예술적 질문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우리가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다.” [p15]
- “조리의 기본기와 실전 경험을 갖춘 사람이라면 식재료가 발에 차이게 많은 과잉 공급 환경에 놓여도 차분하게 비전을 그릴 것이다. 재료의 산만함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계획과 속도대로 식탁을 차려낼 것이다.” [p16]
- 생각 방향
- ‘창조성’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나의 손을 묶고 있는 건 아닐까? 정말 중요한 건 ‘처음’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감각이다.
- 창조란 무엇인가? 완벽한 시작보다 의미 있는 배열을 해내는 힘. 나는 지금, 내 삶의 재료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있는가?
-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무시하고 있진 않은가?
- 최근 감탄했던 콘텐츠나 브랜드는 무엇이 특별했나?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편집을 통해 의미를 전환시킨 방식에 주목해보자. 그 안에 나도 적용할 수 있는 ‘창조적 편집력’의 단서가 있다.
5)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고 있는가?
질문은 삶의 편집 방향을 결정짓는다. 질문이 없는 사람은 남의 기준에 끌려다니고, 질문을 가진 사람은 자신만의 사고 리듬을 만든다. 질문은 삶의 초점을 정하고, 시야의 틀을 구성하고, 선택의 힘을 부여한다. 지금 나는 어떤 질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그 질문은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 질문
- 나는 요즘 어떤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지고 있는가? 그 질문은 나의 무엇에서 비롯되었는가?
-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질 때 가장 나다워지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어떤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가?
- 책 내용
- “질문은 특정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기억 창고에서 관련된 정보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p65]
- “의미를 가시화하고 언어로 붙잡아두려면 일단 질문부터 해야 한다.” [p65]
-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첫 질문을 던졌을 때부터였다. 사회적 정체는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질문을 할 충동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 (에릭 호퍼 인용) [p67]
- 생각 방향
- 나는 질문을 통해 어떤 영역에서 나의 시야를 넓히고 있는가 — 삶? 일? 관계? 정체성?
- 내가 요즘 자주 떠올리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어떤 불만, 호기심, 결핍, 열망에서 출발했는가?
- 질문이 없을 때, 나는 어떤 자극에 휩쓸리고 있었는가? 빠르게 소비되는 정보? 타인의 속도? 막연한 불안?
-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던지게 된 새로운 질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6) 나만의 언어로 ‘일’을 정의할 수 있는가?
우리는 종종 ‘나는 디자이너다’, ‘나는 기획자다’처럼 직무명으로 스스로를 정의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내가 어떤 철학과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수 없다. 일이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나의 태도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나만의 언어로, 나의 관점으로 정의하고 있는가?
- 질문
-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단지 직무명으로 정의하고 있는가, 아니면 철학과 의미로 설명할 수 있는가?
-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을 내 언어로 다시 써본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 책 내용
- “과거에는 노동 산출물로 업의 정체성을 규정했다. … 하지만 정보와 지식 기반 산업이 커지면서 물리적 제품보다 연구, 분석, 문제 해결, 서비스 개선, 경험 기획 등 작업 프로세스 자체가 직업 정체성의 중심이 되는 일이 많아졌다.” [p35]
- “나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이렇게 정의한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 [p26]
- “그건 누구의 것과도 같지 않은 당신만의 것이니까. 바로 그곳이 당신의 창작이 시작되는 시원始原이니까.” [p163]
- 생각 방향
-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고 있는가? 그 일은 단순한 생계인가, 아니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가?
- 나는 내 직업을 어떤 철학과 태도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설명은 나 스스로 정의한 언어인가, 아니면 타인의 기준을 빌려온 말인가?
-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책 한 권’으로 엮는다면, 그 목차는 어떤 구조일까? 그 흐름 속에서 무엇이 중심 주제이고, 어떤 문장이 책의 첫 문장이 될 수 있을까?
- 최근 내가 했던 일 중에서 단순히 ‘실행’에 그치지 않고, 나의 관점과 해석이 담긴 순간은 언제였는가?
7) 창조는 곧 생략이다
창조는 무엇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덜어내고 남길 것인가에 대한 결단에서 시작된다. 정보도 감정도 과잉된 시대, 진짜 창조성은 모든 것을 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는 데서 발현된다. 생략은 때때로 침묵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나는 지금 어떤 생략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있는가?
- 질문
- 나는 내 삶과 일에서 어떤 순간, 사람, 감정을 붙잡아두려 하고, 무엇을 생략하고 있는가?
- 나는 나를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어떤 것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본 적이 있는가?
- 책 내용
- “생략은 첨가보다 용감하다. 무엇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생략은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주장이다.” [p182]
- “명확한 아이덴티티, 일관된 맥락과 서사, 날렵한 각을 가진 이들은 ‘무엇을 하지 말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졌고, 자기만의 대답을 가지고 있었다.” [p182]
- 생각 방향
- 지금 내가 지나치게 붙잡고 있는 감정, 관계, 습관 중 과감히 덜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무심코 채우기만 해온 것들, 그 안에서 오히려 비워야 했던 것은 없었는가?
- ‘더 많이 하자’는 태도보다 ‘무엇을 안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가?
- 지금의 삶에서, 비워야 더 선명해지는 것은 무엇인가?
8)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프레임’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배치’에 따라 달라 보인다. 같은 정보, 같은 장면, 같은 경험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의미는 전혀 다르게 구성된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세상은 나의 관점, 즉 프레임이 만든 것이다. 그 프레임은 정말 내가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일까, 아니면 무심코 길들여진 시선에 불과한 걸까?
- 질문
- 나는 사물, 사람,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 그 프레임은 나의 어떤 가치관, 경험, 환경의 산물인가?
-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익숙하게 길들여진 시선을 반복하고 있는가?
- 책 내용
- “’아장스망’ 프랑스어로 ‘배치, 배열, 조합’이라는 뜻으로, 철학자 질 들뢰즈가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배치’라는 의미로 정립한 철학 용어이기도 하다.” [p34]
- “결국 설득의 문제다. 주관은 열등하고 객관은 우등한 것이 아니라 모든 건 주관의 산물인데, 어떤 주관은 여러 이유에서 설득력을 가져 보편의 차원에 자리 잡는다.” [p174]
- 생각 방향
- 내가 자주 사용하는 프레임은 어떤 유형인가? (문제 중심 vs 가능성 중심, 기능 중심 vs 감정 중심 등) 그 틀은 나를 자유롭게 만들고 있는가, 제한하고 있는가?
- 콘텐츠나 정보를 볼 때,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있는가? 나만의 관점을 갖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가?
- 관점의 전환이 일어났던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면, 그 전환은 내 삶의 어떤 구조를 바꿨는가?
- 내가 최근에 깊이 빠져든 콘텐츠는 무엇이었나? 그 안에서 나는 어떤 관점을 읽어냈는가?
- 타인의 시선이 나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있다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9) 나는 지금, 나만의 ‘밀도’를 쌓아가고 있는가?
‘많이 한다고 밀도 있는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삶의 밀도는 ‘얼마나 바쁘게 사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선택하는가’에서 비롯된다. 어떤 습관과 관점이 내 삶을 깊게 만들고 있는가? 나는 지금, 의미가 응축된 하루를 살고 있는가, 아니면 얇게 펼쳐진 시간 속을 흘러가고 있는가?
- 질문
- 지금 나의 삶, 일, 콘텐츠에는 어떤 ‘의미의 밀도’가 깃들어 있는가?
- 나에게 밀도를 만들어주는 경험, 활동, 습관은 무엇인가?
- 반대로, 나의 시간을 얇게 만드는 것들은 무엇인가?
- 첵 내용
-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에디팅이라면,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에디터다. 쏟아지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며 나만의 관점을 갖고 싶다면,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나만의 언어로 정의하고 싶다면,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막연한 불안으로부터 단단해지고 싶다면...” (p.추천사)
- 이야기 방향
- 밀도는 단지 많은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나만의 기준, 나만의 정의, 나만의 질문이 있을 때 우리는 삶을 얇게 소비하지 않고 깊게 살게 된다.
- 나는 지금 어떤 습관으로 내 시간을 밀도 있게 만들고 있는가? 무엇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고, 무엇에 시간을 쓰기로 결정했는가? 지금의 나의 편집 기준은 무엇인가?
- 삶을 의미 있게 사는 것은 결국 내가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가의 문제다. 지금 나는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고 있는가?
- 나의 하루는 의미가 밀도 있게 응축된 시간인가, 아니면 단지 흘러간 기억되지 않는 장면의 나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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