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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365 나에게 접속

1일1주저리. 조급함 달래기

by 점점이녕 2024. 8. 12.

불안. 지금 불안한 것 같다. 오늘은 거의 하루 종일 기분이 처졌다. 좋지 않았다-까지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좋지 않았다. 살짝 눈물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오후에는 잠깐 회사 건물을 나가서 한 바퀴 돌고왔다. 그래도 여전히 업무에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주변에서 사적인 이야기로 크게 떠드는 소리들이 너무 거슬리고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원래부터 소음에 민감하긴 하지만, 소음 때문에 기분이 더 안 좋아졌는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소음이 더 부정적으로 들리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 FOMO에 빠져 있는가.

 

사실 빨리 해야할 일들이 잘 풀리지 않는다. 해야할 것들이 이것저것 병렬로 진행되어 있어서 집중도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일을 빨리 하지 못하는 것만이 문제일까. 어쩌면 프로젝트 진척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실력과 역량에의 문제 의식을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있다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의 판단에는 벗어나서 스스로 기준을 가지고 나아가자고 했지만, 그래도 협업이 기반으로 되어있는 조직 생활에서는 그 마음가짐이 쉽게 먹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그동안 생각해왔고,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은 없지만 그래도 막상 그런 기분에 사로 잡힐 때에는 힘들긴 한 것 같다. 육체가 힘든 것은 아니지만 그냥 계속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하는 것들이 뭔가 회피하려는 욕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질텐데 말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느린 것은 아니다. 간단한 작업도 더 오래 걸리는 사람들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0에서 시작하는 것이기에 고려해야 할 정책들과 나름의 설계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해도 문제다.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많은 고민 없이 기획한 것들에서 크리티컬한 UX 구멍이 발견되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경우가 나오면 어떡할까-하는 걱정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오래 고민하면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산출물이 나오지 않아서 그 자체도 문제 의식을 가지게 된다. 가장 베스트는 빠르게, 퀄리티를 높여서 작업하는 것이지만 그게 쉬운가.

 

기획은 항상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매뉴얼만 따르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 정말 기계가 될 것 같아서. 지금은 성장통이라고 생각해야겠다. 과거를 돌아보면 스트레스 받는 상황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들도 많으니까. 아직 고객에게 서비스되지 않은 기획들에 지레 걱정을 하는 것은, 원래부터 걱정을 사서 하는 태생의 문제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수준으로도 고객은 충분히 유익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애자일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기능을 빠르게 제공하여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기에 나중에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을 하면 된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이제 고민은 끝내고 지금 정리한 수준에서 정리를 마무리하자. 더 확장하지 말고. 확장은 나중에! 그리고 미리 전달을 해 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잠을 줄이면서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하지는 말자. 잘 살고자 하는 일인데 고작 이런 것들로 망가지면 안되니까. 그리고 이 고민과 스트레스도 분명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생각도 나질 않을 시간을 굳이 부정적으로 보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참고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uqsjFhIb_zSSv8RantIiOGvqFFg-4Rs

 

지금 느끼는 조급함의 정체

생각할거리 #154

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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