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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누구나 불완전한 인간이다

by 점점이녕 2022. 4. 6.

내가 홀로서기를 다짐한 것도 이연님인 것 같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관한 영상을 본 이후로 이연님을 구독했고(습관도 만들었다), 이연님이 왜 대기업 퇴사를 하게 되었는지 영상을 보면서 가장 영향을 끼쳤던 책도 같이 읽어보았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는 것은(정확히 목적 의식 없이 다니는 것) 내 시간을 헐값에 파는 것이며 불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전까지 맹목적으로 회사 일을 열심히 해왔었다. 그냥 그게 이상적인 삶인 줄 알았다. 열심히 일해서 연봉을 높이는 것.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회사가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부러워하는 것도 회사에서 승진을 하며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만의 삶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 내 모든 시간을 회사에 헌신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완벽주의 성향과 인정의 욕구가 남아 있기도 하고 피해 끼치는 것을 싫어해서 그래도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의도적으로 개인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매일 같이 습관을 기록하는 것도 그 이유다. 하루 중 적어도 내 인생을 위한 시간을 쓰기 위해서. 그리고 이 과정은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티스토리에 기록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은 쓰기 위해서 경험하는 것이 목표였다. 1일1포스팅을 시작했고 거의 200일이 넘게 지속하고 있다. 이 글쓰기 습관은 자기 발견 챌린지의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자기 발견은 브런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삶의 목적과 가치관을 1차적으로 설정하고 to-be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서 해야할 것들을 리스트업 하기도 했다. 그 과정을 지금 한 발자국씩 걷고 있는 중이다.

 

오늘 스터디언에서 본 이연님의 생각은 역시 멋졌다. 자신은 단단해지고 싶지 않다고, 자기는 말랑한 사람이라며 이 모습이 내 모습이라고 했다. 또한 종종 창피한 일로 이불킥을 하게 될 때가 있은데 생각해보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넘어간다고 했다. 남들에게 지적 받는 부분이 자신이 다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뾰족한 부분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내 디자인이 단순하다고 까인다면 자기는 단순함의 예술을 할 것이라도.

 

멋있었다. 부족한 모습이 있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족하다고 쿨하게 넘어가는 것과 영감을 받는 글과 사람으로 자신의 생각을 효율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무엇보다도 그 자기 확신이 멋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연님은 스스로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 충분히 단단한 사람인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다른 사람을 시기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치부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담담히 얘기하는 것이 그만큼 내면이 성숙하다는 증거 같기도 했다.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일 수록 자신이 부족해 보이는 것을 숨기고 가리며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하니까.

이연님의 철학을 들으며 이런저런 자기 반성을 했다. 나는 항상 나의 부족한 면만 부각하며 살아왔다. 내가 해온 것 보다 하지 못한 것에 집중하여 나를 낮추었다. 개발을 못해, 디자인 기초 지식이 없어, 데이터 지식이 부족해 등. 그러나 내 본업, UXUI는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었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 그럴 수 있다. 그리고 성실하기도 하고 내향적이지만 새로운 것을 꾸준하게 도전하기도 한다. 현실 안주 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불편한 환경에 나를 놓아보기도 하고 내가 중심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 지속적인 놀겨을 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 나는 완벽하거나 이상적인 사람은 아니다.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주기적으로 다시 무기력함에 짓눌린다. 또는 나는 못 할 거라며 현실 안주하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한다. 기분이 나쁘면 티를 내기도 하고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조금 감정적인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나도 역시 인간이다.

 

꼭 뛰어나야만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뛰어나다는 것은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다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 꼭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단점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누군가 나의 단점을 지적한다고 또 그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원치 않는 노력을 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지는 말자. 이것이야 말로 중력 문제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도 모든 것을 잘 하려고 하는 것. 절대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장점이 꼭 상위 1%에 들어야만 장점이 아니다. 그저 평균 이상이어도 충분히 장점이다. 그리고 장점A와 장점B를 결합하면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한 나만의 무기를 가지게 될 수 있다. 꾸준함, 성실, 내향, 새로운 도전, UXUI, 프로덕트 디자인, 디자인, 윤리, 3D. 내향적인 사람은 많지만 현실 안주 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자기를 내모는 내향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면서 디자인 프로세스를 인간의 삶에 접목시켜 의미 있는 삶을 모델링 하는 꾸준히 성장하는 내향인도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나는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1oTIf0AtJ4 

https://www.youtube.com/watch?v=peRrCXg0qWA&t=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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