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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책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by 점점이녕 2022. 3. 21.

어제까지 <서비스디자인 이노베이션>을 읽다가 영 집중이 되지 않아서 <린치핀>을 읽기 시작했다. 두 책 모두 롤모델로 하는 분들이 추천해주신 책이다. 전자는 이진선님이, 후자는 드로우앤드류님이 추천해주신 책이었다.

 

책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저자는 한 주제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으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핵심만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을까. 그러나 이렇게 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해도 책 속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새 글에 너무 집중이 되지 않아서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해본다.

 

 

1) 눈이 아프다

요새 눈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평소에는 안경을 쓰고 다니지만 그래도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는 보는 그 자리에서는 모니터가 나름 잘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짧은 간격에서도 글자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화면이 너무 밝은 것인지 눈이 시리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종이책도 종종 흰 종이가 눈이 부신 것 같기도 하다. 종이도 이렇게 눈이 피곤한데 이북은 말할 것도 없다.

 

 

2) 내용을 외우려고 해서?

글을 쓰는 것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글을 잘 쓰는 것은 아직 멀었다. 참 웃기게도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일단 논술로 대학을 들어가기도 했고 비평문이나 보고서를 쓰는 과제에서도 평가를 잘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료를 수집하고 그저 정리하는 것과 나만의 철학과 생각이 담긴 글을 잘 쓰는 것은 천지차이인 것 같다. 음... 그런데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보니 비평문도 자기 생각이 중요하다. 그리고 독후감도 종종 쓰기도 했고. 글의 종류?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너무 잘 쓰려고 하는 강박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내용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글을 어떻게 썼는지 어휘력을 보고 배우려고 해서 정작 그 이면의 뜻을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껍데기에 집중한 나머지 알맹이를 보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이런 것들이 반복되니 글을 읽어도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 생각은 다시 책에 집중하지 않게 만들고. 이것도 총체적난국이다.

 

 

3)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라서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책들을 읽고 있다. 다수가 좋다고 하니까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이렇게 읽기 시작한 것중에 정말 꾸역꾸역 읽는 것이 있었다. 특히 <서비스디자인 이노베이션>이 그랬다. 누군가가 인생책이라고 했는데 나는 도저히 집중되지 않았다. 책이 재미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여하튼 계속 억지로 읽고 있었다.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읽지 않는 것보다는 어떤 정보라도 얻을 수 있으니 좋지 않겠냐고 생각하면서.

 

사람마다 관심이 있는 주제는 다르다. 나의 롤모델이고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해서 정말 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다르고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방향성이 완전히 같지도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억지로 읽지 말고 그냥 쿨하게 포기하고 나의 이목을 끄는 책과 글을 다시 찾아보자. 사람의 시간과 자산은 한정적이니까 나에게 정말 필요한 곳에 시간을 사용하자.

 

 

4)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려고 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강박이 또 독서에 작용한 것 같다. 뭔가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완벽하게 읽어야 독서를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간에 30페이지 정도만 읽었다고 해서 ‘이 책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왠지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앞뒤로 읽지 않은 정보에 더 좋은 정보들이 있을 것 같아서 왠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갈까봐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독서는 항상 첫 장에서 시작했다. 완독을 하지 않고 중간에 멈춘 후에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독서를 시작할 때면 왠지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할 것 같았다. 앞서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뭔가 독서를 위한 독서를 한 것 같아서 반성해야겠다.

 

 

독서의 목표를 다시 생각해볼 것

나의 목표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내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삶에 무언가 접목시키는 것이다. 그저 글자를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도섀퍼는 <돈>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바르게 말하면, 아는 것은 실제로 적용될 때만 힘이 된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강력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라.

 

정보 습득? 생각? 모두 좋다. 하지만 정보를 얻고 생각을 하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일이고 이런 과정은 결국 더 나은 나를 만듦으로써 가치가 있다.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좋으니까 독서를 하고, 뭔가 남겨야 아니까 별것도 아닌 생각을 적는 등 보여주기식 독서를 지양하자. 한 문장으로도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 가치있는 한 문장을 찾는 연습을 하다.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덜어내고 가장 본질적인 것을 찾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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