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로 살고 있는가?
바로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성격과 내면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항상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성실하고 친절하게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보다 게으른 사람이고 다혈질이며 짜증도 많이 내는 성격이다. 물론 겉으로 잘 티를 내지 않는다. 아마 인정욕구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어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과연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속으로 생각하는 그대로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론 이런 일차원적인 문제가 아닐 것이다. 솔직함이 강점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은 삶의 방식은 아닐테니까.
# 태도를 바꾸다
성과에 목매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데이터 기반으로 성과를 체크하는 회사 분위기 속에서 내가 진행한 업무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일을 했었다. 뿌리깊게 자리잡은 인정욕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일에 빠져 살았다. 물론 행복하지는 않았다. 그저 일을 못하면 쓸모없는 인간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이 때의 나는 다른 동료들을 돕는 것이 시간낭비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시간에 내 업무를 하면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나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고 나의 쓸모는 성과 달성에 있었다.
최근에 얼떨결에 리더가 되면서 목표를 바꿔보았다.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동료가 되자고. 팀원의 역량도 높이고 나의 역량도 높이고 리더십도 키워보자고 다짐했다. 퇴근하고 시간을 짜내 스터디 계획울 세웠고 주말에도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같이 논의하면 좋을 이슈를 정리했다. 그리고 먼저 동료들에게 스터디를 제안하고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저번 주에 스터디의 목표에 관하여 공유를 하는 킥오프 미팅을 진행했고, 오늘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 날이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란?' 오늘의 주제였다. 디자인 방법론이 아니라 일을 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하여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었다.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이 자기발견 프로그램의 첫 시작이었던 '당신은 누구인가요?'와 비슷한 목적으로 진행했던 것 같다. 다행히 모두들 스터디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과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에 대하서 정리를 해왔고 열띤(?) 이야기를 나누면서 총 4시간 동안 스터디를 진행하게 되었다. 덕분에 오늘 글쓰기를 작성할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우리가 왜 디자인을 하는지에 대하여 서로 공감을 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강조하는 8가지의 핵심 가치가 있다. 분기마다 이 핵심 가치를 기준으로 자신과 동료를 평가한다. 1-7번까지는 일과 개인적인 태도에 관한 질문이어서 내 스스로 나를 평가할 때 평균 이상의 점수를 주곤 했다. 실제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했으니까. 그러나 8번 핵심 가치는 '함께하는 이들을 잘 살게 하자.'였다. 이 단 하나의 가치에는 타인이 들어가 있었다. 매번 이 8번의 핵심 가치에 나는 최하점을 부여했다. 도저히 함께하는 이들을 잘 살게 한 액션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이 도움을 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분기는 다를 것 같다. 일을 잘 했다고 평가를 받았던 기존과는 또다른 만족감이 느껴진다.
# 상상하지 못했던 삶
나는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람이 불편하고 혼자있는 것을 선호했다. 얼마나 심했냐 하면 초등학생 때 별명은 벙어리였다. 정말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날이 많았다. 중학생이 되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말수가 적고 조용한 학생이었다. 늘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내가 과연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왜 이렇게 소심하게 태어났는지. 사는 것이 막막했다. 도저히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서비스 기획을 하면서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하는 내가 있다. 또 동료들에게 스터디를 제안하고 리드하고 있는 내가 있다. 물론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눈치도 많이 보고 스트레스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꽤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때때로 의미없는 일을 할 때도 있어서 신세한탄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순간적인 감정이 아니라 길게 놓고 보자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 맞다. 과거에는 감히 내가 할 수 있다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 삶의 의미, 나의 의미
행복과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약간이나마 위안을 준 영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t9Loy2FPUI) 삶은 원래 의미가 없는 것이고 의미를 부여하면 의미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 의미가 없는 것에 의미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불행해진다는 것. 삶은 곧 내가 아닐까? 나답게 산다는 것도 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나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원하는 나를 새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지. 발견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숨겨져 있던 것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그러나 없는 것을 찾을 수는 없다. 찾을 수 없다면 만들어내면 되지 않을까. 내가 누구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막막해하지않고 자기발견의 시간을 자기발명의 시간으로 만들어보기.
나는 나로 살고 있는가?
-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 왠지 나로 살고 있다면 행복해야하지만 지금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불행하다는 말이 아니다.
- 과거를 돌이켜보면 다녀야 하니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왠지 대학을 가야할 것 같아서 대학을 갔다. 대학을 가면 취업을 해야할 것 같아서 취업을 했다.
- 일탈 한번 저지르지 않고 사회가 규정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 왠지 모르게 시간, 규칙 강박이 있어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뭔가 정해진 것을 깨는 것에 불안을 안고 살았다. 대학생때 지각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지하철이 연착되어 지각할 것 같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왜 그랬을까?
- 그냥 잘 모르겠다. 나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고 행동으로 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인가?
- 상대방을 불쾌할 수 있는 생각을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말하는 것이 나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솔직하다는 핑계를 대고 예의를 밥말아 먹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 의식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느껴지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의 의식을 잘 안하는 사람이라고 인지되고 싶은 의식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 내가 한 행동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신경 많이 쓰는 편이다. 무시하고 싶어도 잘 안되는 듯...
- 이진선님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질문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이진선님은 어떤 답을 내렸을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 나로 살고 있다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싶다. -> 조금 찾아보자.
내가 부러운 사람들
- 어릴 때 부터 하고 싶을 것을 찾아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 멋있고 부럽다. 특히 아이돌 연습 프로그램을 볼 때 그런 마음이 강했다. 중고등 학생들이 나와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울면서 노력하는 것이 멋있기도 했고 나는 그 나이때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나에게 저런 열정이 있는지 생각을 하면서 아쉬웠던 것 같다. 도대체 무슨 노력을 해야 좋아하는 것을 찾고 저렇게 용기를 낼 수 있을지.
- 최근에는 스우파를 보면서 춤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내가 나를 아는 것
- 내향적이다
- 사람을 매우 불편하게 여긴다.
- 친한 사람이 별로 없다.
- 친한 사람도 1:1로 만나면 조금 불편하다.
- 나름 부지런하다
- 기분이 매우 높다
- 감정 기복이 심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1-10의 기본이 있다면 2-6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 티를 잘 안냄
-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다
-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음
-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안 함.
- 사실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삶에 큰 관심이 없다. -> 무슨 대화를 해야할지 모르겠음
내가 나를 모르는 것 / 나에게 이런 면이?
- 학생 때는 사회 생활을 절대 못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하고 있다.
- 사람이 너무 불편해서 사회 생활 경험을 늘리려고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심지어 꽤 오래 3년이나 했다.
- 감정 기복이 심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주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성장하고 싶으니까 억지로 읽을 뿐...
- 떄로는 자신감이 폭발하고 때로는 의기소침해진다. -> 진짜 왜이럴까?
- 자기의 4종류. 드러난 나, 가려진 나, 숨겨진 나, 미지의 나.
- 내가 아는 나는 드러난 나와 숨겨진 나다. 이 둘은 분명 다르다. 회사에서는 착한 척을 하고 있으니까. 꼭 이러니까 나쁜 것 같은데... 나쁜 것은 아니지만 착하지도 않다. 그저 친절하면 살기 쉬우니까 되도록 친절하게 느껴지도록 하려고 하기는 한다.
자기 발견을 하려는 이유는?
- 당연히 내가 나를 잘 모르는 것 같기 때문에
-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어떻게 살고 싶은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 정말 부지런히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을 반복해야겠다.
- 아직도 잘 모르겠다. 我
-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지만 나는 나를 모른다.
- 나를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그 기분은 어떨까? 이것이 메타인지일까?
- 애초에 나를 알 수가 있을까? 물론 나를 알고 싶지는 하지만 이룰 수 없는 것을 쫓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 삶의 의미를 찾는 것도 비슷하지 않나? 유시민 작가님이 말한 것 처럼 삶에 의미는 없고 의미를 부여하는 나만 있다고 했다. 없는 의미를 찾으려니 삶이 팍팍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기 발견도 없는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지금 잘 모르겠고 앞으로도 잘 모를 것 같으니 그냥 내가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30일 후에 어떤 변화를 경험하길 기대하고 있을까?
- 나는 누구인지 아는 것? X -> 나는 이렇게 살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는 것.
- EX.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니까 최대한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일을 해야지 (X)
- EX. 나는 내향적이지만 충분히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 (O)
- 나를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모습을 그리는 것.
- 자기 발견은 결국 '드러난 나'와 '숨겨진 나'를 규정하고 '가려진 나'를 찾고 '미지의 나'의 가능성을 시도하는 것이 아닐까?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과정. 또는 만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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